인간의 탐욕으로 남방 큰 돌고래 수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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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탐욕으로 남방 큰 돌고래 수난
  • 김태홍 기자
  • 승인 2012.02.02 13: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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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남방 큰 돌고래 지키는 모임 '핫핑크돌핀스' 법원 청원서 제출

 
한 공연업체가 이들 돌고래를 불법포획해 수족관에 가둬 사육하며 '돌고래 쇼'를 해온 사실이 드러나면서 수산업법 위반혐의로 기소돼 오는 8일 첫 공판이 이뤄진다.

기소된 대상자는 서귀포시 모 공연업체 대표인 H씨, 관리본부장인 K씨 2명이다.

해경조사 결과 이들과 함께 적발된 어업인 2명은 1990년부터 2010년 8월까지 제주도 앞바다에 정치망을 이용해 어업활동을 하다 그물에 큰 돌고래가 걸려들 때마다 놓아주지 않고 26마리를 마리당 700만원에서 1000만원 상당을 받고 수도권 및 제주 공연업체 관계자에게 넘겨준 혐의를 받고 있다.

이번에 기소된 이들 공연업체 관계자는 이 불법포획된 돌고래를 넘겨받아 사육하며 공연해온 혐의를 받고 있다.

제주 공연업체는 이런 방법으로 구입한 돌고래를 훈련시켜 공연을 하는 한편, 수도권 등 다른지역의 동물원에 마리당 공연용으로 훈련된 바다사자 2-3마리와 교환하거나 6000만 원 가량에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해경은 불법포획된 돌고래는 지금까지 30여마리에 달하고, 이 가운데 수도권 동물원에 3마리, 제주도 동물원에 새끼 2마리를 포함해 총 11마리가 사육중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 문제에 대해 제주 남방큰돌고래를 지키는 모임인 '핫핑크돌핀스'는 이번 첫 공판을 앞두고는 재판부에 돌고래쇼의 중단 및 돌고래 방생을 촉구하는 청원서를 제출했다.

이 단체는 "더 이상 인간들의 탐욕에 의해 소중한 생명들이 희생되지 않도록, 불법포획되어 좁은 쇼장에 갇힌 남방큰돌고래들이 다시 드넓은 바다로 돌아갈 수 있도록 현명한 판결을 내려달라"고 청원했다.

불법 포획된 멸종위기종 돌고래쇼 중단 및 방생 촉구 청원서(전문)

존경하는 재판장님,

아름다운 평화의 섬 제주해안에는 국내에선 유일하게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식물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CITES)’이 정한 멸종위기종 남방큰돌고래가 살고 있습니다.

국립수산과학원이 제주 해역에서 114마리의 서식 사실을 확인하였고 이는 전 세계적으로 알려져 있는 남방큰돌고래 무리 중 가장 작은 규모이며 지금 추세로는 2050년 20마리 이하로 줄어 멸종될 위기에 처해있다고 합니다.

2011년 7월, 제주도 서귀포시 중문단지내 000공연장과 경기도 과천시 000공원 돌고래 쇼에 출연중인 돌고래들이 어부들에게 불법 포획되어 거래된 ‘멸종위기에 처한 국제보호종 남방큰돌고래’로 드러났습니다.

해경에 의하면 000공연장은 1990년부터 지난해 8월까지 20여 년간 제주도 앞바다에서 어민들에 의해 불법 포획된 멸종위기종인 남방큰돌고래를 마리당 700~1000공연장만원을 주고 사들여 훈련시킨 뒤 00랜드 등에 밀매, 돌고래쇼에 출현시켜 큰 이익을 챙겨왔다고 합니다.

수산업법은 혼획된 돌고래를 바로 풀어주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000공연장과 000공원 등에 있는 돌고래는 야생으로 방사되어야합니다.

더군다나 돌고래쇼는 야생동물을 잡아 가두어 강제로 훈련시킨다는 측면에서 동물학대로 인정되어 세계적으로 반대운동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국제환경단체인 ‘고래와 돌고래 보존협회(WDCS)’가 지난 6월에 낸 <2011 유럽연합 돌고래 수족관 보고서>를 보면, 공연·전시용 돌고래는 체중감소, 폭력적 행동, 위장병 등이 늘어나면서 치사율이 야생 돌고래의 갑절 가까이나 된다고 합니다.

20일 동안 1,076km를 헤엄쳐 다니는 돌고래가 좁은 풀장에 갇히면서 받는 스트레스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영국에선 이미 1993년에 돌고래 수족관이 자취를 감추는 등 유럽연합27개 회원국 가운데 선진국 13개국에 수족관이 없습니다.

불법 포획된 국제보호종 남방큰돌고래 사건과 관련해 해양경찰청 관계자는 “법적으로는 방사하는게 맞지만 비현실적이어서 과징금을 물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했습니다.

이는 돌고래의 야생본능을 모르는 무지한 결정이거나 고의적 방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000공연장과 000공원 측 또한 자신들의 잘못을 반성하기는커녕 “방생사례가 없다”, “방생하면 죽을 것이다”, “돌고래쇼는 국민 정서 함량에 도움이 된다”는 등의 변명만 하며 계속 돌고래 쇼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수족관 돌고래의 야생방사는 정말 불가능한 걸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성공한 사례도 적지 않습니다. 1988년 7월 미국 플로리다주 탬파베이 앞바다에서 연구용으로 포획됐다가 2년 뒤 야생방사에 성공한 큰돌고래 ‘미샤’와 ‘에코’가 대표적입니다.

새러소타시의 모트 해양연구소 랜들 웰스 박사 등이 쓴 ‘큰돌고래 두 마리의 실험 야생방사’ 논문을 보면, 큰돌고래들이 야생적응 훈련만 충실히 수행하면 야생 돌고래 무리에 섞여 적응하는 데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김현우 한국고래연구소 연구원은 “포획된 지 2년이 안 된 개체는 야생적응 훈련을 거치면 야생 무리에 되돌리는 것도 가능함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습니다.

2009~10년에 제주 앞바다에서 불법 혼획돼 수족관에 아직 살아있는 포획 뒤 2년 미만의 개체는 모두 7마리입니다. 이를 즉시 방생하여야 합니다.

존경하는 재판장님,

더 이상 인간들의 탐욕에 의해 소중한 생명들이 희생되지 않도록, 불법포획되어 좁은 쇼장에 갇힌 남방큰돌고래들이 다시 드넓은 바다로 돌아갈 수 있도록 현명한 판결을 내려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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