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지사는 제주사름, 4.3진상규명 역사 돌아보는 행사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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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지사는 제주사름, 4.3진상규명 역사 돌아보는 행사 개최
  • 김태홍 기자
  • 승인 2015.04.05 20: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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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지사는 제주사름들은 지난 4일 오후 4시 30분 서울 시청 시민청 이벤트 홀에서는 ‘구진 보말, 촘보말, 소도리보말’이라는 제목으로 4.3 진상규명의 역사를 돌아보는 행사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 시작전부터 참가자들에게는 제주4.3 희생자유족회에서 발간한 소식지와, 제주 4.3 평화재단에서 발간한 책자를 나눠주었다.

이어 육지사는 제주사름이 주최한 ‘제주4.3 이야기 마당, 구진보말, 촘보말, 소도리보말’은 4시 30분에 “육지사는 제주사름”이 제작한 영상이 상영됐다.

4.3 진상규명을 위한 범국민위원회에서부터 4.3 행사 현장에서 진행을 총 감독했던 문원섭 무대감독의 진행으로, 양성자, 조미영, 현옥실 씨가 무대로 나와 자리를 잡았다.

양성자씨는 문무병 김창후 강은숙 씨 등과 4.3 증언 채록 작업을 하다가 제주4.3연구소의 초대 사무국장을 맡아 살림을 꾸리면서 조천읍 지역 증언 채록, 현장 발굴 등으로 4.3 진상규명의 토대를 마련했다.

조미영씨는 50주년 무렵부터 60주년에 이르기까지 4.3연구소 간사로서 4.3특별법 제정에 기여하고 제주공항 학살현장 유해발굴 기획팀장을 맡아, 정드르 공항 현장 발굴 등 특별법에 의해 만들어진 정부 4.3위원회의 진상규명 과정을 현장에서 뒷받침했다.

현옥실씨는 4.3 50주년을 맞아 97년 서울에서 조직된 4.3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을 위한 범국민위원회 실무자로 강요배 화백의 ‘동백꽃 지다’ 역사화전을 주요 도시에서 개최, 4.3을 전국적으로 알리고 이슈화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이들은 가지고 온 사진을 보면서 진상규명 과정에서 벌어졌던 뒷얘기들을 풀어 나갔다.

사회를 본 문원섭씨는 참가자들이 준비한 사진들을 벽에 비추면서 꼭 소개하고 싶은 사진의 사연이 펼쳐졌는데, 북촌 마을, 선흘 마을 취재, 이덕구 산전, 새별 오름 등 잘 알려지지 않은 초기 진상규명 운동의 얘기들과, 4.3 50주년에 치른 마로니에 공원, 범 국민위원회 등반, 청평 엠티, 마로니에 집회, 광주, 부산, 서울 강요배 화백 ‘동백꽃 지다.’ 전시회 얘기들을 설명했다.

이어 국제학술대회, 국회 공청회, 제주도 51주년 행사, 상여 60주년 행사에 이르는 긴 시간 동안 있었던 노력들이 두 시간여에 걸쳐서 빼곡하게 펼쳐졌다.

‘구진보말 촘보말 소도리보말’이란 부제를 단 것처럼, 우리가 알고 있는 진상규명 운동 과정에서 알려지지 않았지만, 소소한 얘기들이 때로는 숙연하게 때로는 가벼운 웃음이 피어나는 시간이었다.

4.3이라고 하면 3만에 이르는 희생자라는 숫자만 보더라도 가슴 한 가운데가 짓눌려 오는데, 시종 진지하면서도 자연스러운 얘기들이 오갔다.

행사가 무르익을 무렵 무대 전면에 흰 비석이 누워있는 화면이 펼쳐졌다. 백비 ! 백비는 이름을 짓지 못한 비석의 이름을 말한다.

4.3 특별법이 만들어지고 국가 추념일까지 정해진 현재에도 왜 이들은 백비라는 말에 관심을 가지고 있을까? 그것은 올해 있었던 평화 기념관에 전시된 전시물 폐지, 희생자 위패를 둘러싼 희생자 재심사, 대통령 참가 거부까지, 2003년에 이름짓지 못한 역사가 여전히 미완성이기 때문이다.

이날 행사는 ‘육지사는 제주사름’이 고민하는 게 무엇인지 잘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제주사름들은 앞으로 4.3을 어떻게 볼 것인지, 그리고 70주년을 어떻게 맞을 것인지에 대한 기본적인 입장을 세워서, 그것을 바탕으로 역사학계를 포함, 제주와 전국의 시민사회의 힘을 모아 70주년에는 제주4.3의 정명(定名)을 위한 진상규명의 새로운 국면을 열기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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