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봄을 맞이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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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봄을 맞이하라!
  • 오동근
  • 승인 2018.03.08 16: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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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근 제주시 기획예산과
오동근 제주시 기획예산과

꽃피는 3월에 되었다. 그리고 우리 집에는 바야흐로 슬픔이라는 꽃이 만개하였다. 올해 초등학교에 들어가는 큰 아이는 입학식 며칠 전부터 세상 모든 고뇌를 짊어지더니 등교 3일차에 드디어 앓아누웠고, 만 38개월 만에 처음 어린이집에 등원한 막내 녀석은 새벽마다 우렁찬 울음소리로 이웃들의 이른 기상을 재촉한다. 내 아이들이지만 어쩌면 이렇게 훌륭할 수가 있을까? 기특을 넘어 기록적인 녀석들이다.

우리 아이들처럼 사람은 누구나 저마다의 고민과 걱정을 짊어지고 살아간다. 그리고 타인의 눈에 사소하게 비춰지는 일들이 어떤 이들에게는 절체절명의 위기로 다가오기도 한다. 인생은 아마도 그러한 삶의 문턱 하나하나를 헤쳐 나가는 과정의 총합이 아닐까 한다.

고난과 걱정이라는 문턱 앞에서 누군가는 정면 돌파를 택하여 용기라는 보상을 얻고, 누군가는 뒷걸음질 치며 본인의 삶을 황폐하게 만들며, 불안이 많은 어떤 사람은 극단적인 선택을 하여 주변 사람들에게 아픔이라는 하나의 문턱이 되기도 한다. 개개인이 처한 상황을 정확히 알 수 없기에 안타까움과 조금 덜 안타까움이 있을 뿐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는 없다.

다만 약간의 판단기준을 제시할 수는 있을 것이다. 내가 생각하는 기준이라는 것은 바로 이것이다. “정성을 다하였는가? 그러지 못하였는가?” 명확한 표현을 위해 중용(中庸) 23장을 차용한다.

“작은 일도 무시하지 말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 작은 일에도 최선을 다하면 정성스럽게 된다. 정성스럽게 되면 겉으로 드러나고, 겉으로 드러나면 이내 밝아진다. 밝아지면 남을 감동시키고, 남을 감동시키면 변하게 되고, 변하면 생육된다. 그러니 오직 세상에서 지극히 정성을 다하는 사람만이 나와 세상을 변하게 할 수 있는 것이다.”

스스로의 변화를 이끄는 것도 그것을 지렛대 삼아 타인의 변화를 만드는 것도 결국은 정성이다. 아이들에게 말하고 싶다. “정성스럽게 고민하지 말고, 정성을 다해 학교에 좋은 점을 찾아봐!”, “정성스럽게 울지 말고, 어린이집에서 정성스럽고 신나게 놀아보는 건 어때?” 라고 말이다.

아이들이 지금과는 다른 종류의 정성을 다할 때 그리고 내가 정성을 다해 아이들을 이해하려 노력할 때 또한 모두가 정성을 다해 눈앞에 문제들을 해결해 나갈 때 아마 이른 봄이 올 것이다.

그리고, 다가오는 봄은 모든 일기가 좋을 것이다. 그렇지만 가장 화창한 날은 정성을 다해 나를 돌아“봄”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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