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생태숲』 인기 많은 아왜나무
모처럼 파란 하늘이 모습을 보였던 어제는 아왜나무의 시들어가는 꽃들마저도 더없이 고와 보이더군요.
반들거리는 녹색 잎 사이에서 하얀 꽃차례들이 왕성함을 과시하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반은 지고 있는 추세네요.
눈 깜짝할 사이 무엇인가를 놓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부랴부랴 아왜나무 꽃 앞으로 향하였습니다.
상록활엽수인 아왜나무는 정원수나 산울타리용 그리고 방화수 또는 해안방풍수종으로 이용되는 나무입니다.
식물체 수분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 불에 잘 타지 않는 특성을 지고 있지요.
꽃은 6-7월에 백색 또는 연한 홍색으로 피고, 가을이면 열매가 붉은색에서 검은색으로 익습니다.
지금은 꽃을 감상하기 좋은 때입니다.
그렇잖아도 원뿔모양꽃차례가 풍성해 보이는 나무를 향해 다가서는데 황갈색 나비들이 정신없이 날아다니더군요.
나비는 시들어 가는 꽃차례 중에서도 용케 성한 꽃을 찾아 긴 대롱모양 입을 뻗습니다.
‘은줄표범나비’들이 아왜나무 꽃을 아주 좋아하네요.
뒷날개 아랫면에 은색 띠가 가로지르는 모양이 특색인 나비입니다.
줄기 가장 높은 곳에 피어난 꽃에는 ‘큰멋쟁이나비’가 앉았더군요.
이 나비는 전체적으로 어두운 빛깔의 뒷날개 아랫면에 또렷이 새겨진 무늬가 인상적이네요.
앞에서 본 나비들 보다는 크기가 작은 나비들도 둘 셋씩 모였습니다.
날개에 주홍빛깔이 뚜렷한 ‘작은주홍부전나비’입니다.
그런가하면 그늘진 곳에서는 날개가 찢기고 구멍이나 안쓰럽게만 보이는 ‘부처사촌나비’도 보입니다.
‘푸른부전나비’도 팔랑팔랑 꽃차례로 날아들었지요.
사진의 나비는 날개를 접은 상태이지만 날개를 펼치면 윗면에 옅은 청람색이 감돌아 어여쁜 나비입니다.
나비 외에도 벌이나 꽃등에 같은 곤충들도 아왜나무 꽃에 매달려있습니다.
멀리서 보아 고요해 보였던 아왜나무였지만 막상 다가서보니 꽃을 찾아 날아든 곤충들의 북적거림으로 야단스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