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기쁜 여운이 있는 순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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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기쁜 여운이 있는 순찰
  • 김정협
  • 승인 2012.02.22 10: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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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협 자치경찰 서귀포지역경찰대 순경

김정협 서귀포자치찰대 순경
며칠 전 서귀포시내를 자치경찰 순찰차를 타고 순찰중이였다. 갑자기 큰 도로에서 차량들이 경적소리를 내며 서행하는 장면을 보게 되었다.

재빨리 순찰차에서 내려 주위를 살펴보니 도로 중앙 쪽에 어떤 할머니가 다리가 불편한 몸으로 무거운 짐을 들고 오도 가도 못하시고 위험하게 서 계셨다.

차량들이 멈추어 섰고 간간히 할머니 앞뒤로 차량들이 할머니를 피해 진행하는 차도 있었다.

자칫하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매우 위험한 상황이었다.

나는 먼저 지나가는 차를 모두 멈추도록 경적을 불며 정지 수신호를 큰 액션으로 보냈다.

그리고 모든 차가 완전히 정차한 것을 확인한 후 할머니를 부축하고 짐을 들고 인도까지 안전하게 모시고 나왔다.

그리고는 할머니의 표정을 바라봤다.

할머니도 뒤늦게나마 큰 위험을 감지하셨는지 놀란 표정이 역력했다. 나는 할머니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는 할머니를 집까지 모셔다 드릴 요량으로 집이 어디냐고 여쭈어봤다

할머니는 미안한 듯 집이 가까운 곳에 있다면 태워다 드린다는 나의 말을 괜찮다며 극구 사양하셨다.

내가 할머니 짐을 순찰차 뒷좌석에 싣고 나서야 못이긴 듯 차량에 오르셨다

할머니의 집은 그곳으로부터 약 500미터 떨어진 곳이었고 할머니는 순찰차에서 내려서는 연신 “고맙구먼! 우리 집에서 좀 놀다가 가요....하면서 이 은혜 어떻게 갚나” 말씀하셨다.

“자치경찰관으로서 당연히 할 일을 한거뿐이에요”라고 웃으면서 말하고 순찰을 계속한 바 있었다.

그 후 근무를 하면서 왠지 모를 뿌듯한 보람이 가슴에 가득했다. 이것이 기분 좋은 여운이라고 생각이 들기도 했다

하루 종일 근무하면서 몸은 피곤했지만 마음만은 행복했다.

근무 중 있었던 일을 소개했지만 우리 모두가 이 추운 겨울 날씨에 나 아닌 그 누군가에게 작은 기쁨을 줄 수 있다면 우리 모두가 그로 인해 스스로 행복해 지는 길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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