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생태숲』 그늘에서 묘한 매력에 빠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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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창한 숲에 드문드문 빛이 들이치면 키 큰 나무의 그늘에 가렸던 작은 식물들이 환호성을 지르며 활기를 띱니다. 그 중 군락을 이룬 큰꼭두서니가 연초록 잎 사이로 긴 꽃차례를 자랑하고 있더군요.
그런가하면 빛이 닿을 듯 말 듯한 응달에 나리난초가 흑자색 꽃을 피워놓았습니다.
나리난초는 산지의 응달에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입니다. 5-7월이면 포개진 잎들 사이에서 길쭉하게 자라난 꽃줄기에 검은 자갈색 꽃을 피워 총상꽃차례를 이루지요.
윤기 있는 넓은 잎 사이에서 피어난 꽃은 묘한 매력을 지녔습니다. 그늘에서 다소 어두운 빛깔로 피어났지만 그 자태가 너무 고와 한번 눈이 마주치면 쉽게 자리를 떠날 수 없을 정도입니다.
그렇게 나리난초 곁에 앉았다가 우연히 큰자루긴수염나방을 만날 수 있었지요. 큰자루긴수염나방은 낮에 활동을 해서 6-7월에 종종 관찰 할 수 있습니다. 몸길이는 32mm, 날개 편 길이는 40mm정도인데 더듬이가 몸에 비해서 아주 긴 편입니다. 암컷은 몸길이의 2배, 수컷의 경우는 4배에 이르거든요. 더듬이뿐 아니라 황금빛과 남색을 띠는 날개의 빛깔 또한 매력적입니다.
이렇듯 숲길을 걷다보면 그늘진 곳에서도 묘한 매력에 빠져들 수 있습니다. |
한라생태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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