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생태숲』 하얀 털옷을 입은 꽃 |
|||
땅바닥에 납작 붙어있는 꽃봉오리와 잎에 하얀 털이 뽀송뽀송합니다. 털옷을 입고 있는 저 식물의 이름은 무엇일까요?
근처에는 조금 길어진 꽃줄기 끝에서 땅바닥을 향해 살짝 벌어진 꽃이 보입니다.
꽃과 눈을 마주치려 땅바닥에 납작 엎드려보았더니 검붉은 꽃 안쪽에 노란 수술들이 가운데 솔처럼 모여 있는 검붉은 암술을 단단하게 감싸 안고 있더군요. ‘가는잎할미꽃’이 빨리도 피었습니다. 꽃 위쪽으로는 바람이 어수선하게 불고 있지만 봄기운 받은 땅은 온기를 품고 있으니 추위가 수시로 찾아드는 시기엔 저렇게 털로 무장을 하고 땅바닥에 닿을 듯 고개를 숙이고 있는 것도 좋은 방법인 듯합니다.
가는잎할미꽃은 제주도 산기슭의 양지바른 곳에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이지요. 보통 4-5월에 꽃을 피웁니다. 꽃이 피는 모양에서 알 수 있듯이 밑을 향해 꼬부라져 피고, 꽃이 진 후 열매 맺을 때 하얀 깃털로 덮인 모양이 할머니의 백발을 연상시킨다고 하여 이름에 ‘할미꽃’이라는 단어가 붙은 것입니다.
아직 일어서지 못하는 꽃줄기 곁으로 하얀 털로 둘러싸인 꽃봉오리와 가늘게 갈라지는 잎들이 슬며시 고개를 들려합니다. 주말이면 적자색 꽃 안쪽에 노란 수술들이 터져 꽃가루가 흩날리지 않을까요?
|
한라생태숲
저작권자 © 제주환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