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생태숲』 눈보라 휘몰아치는 날
상태바
『한라생태숲』 눈보라 휘몰아치는 날
  • 한라생태숲
  • 승인 2020.12.31 08: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라생태숲

 

 

 

『한라생태숲』 눈보라 휘몰아치는 날

       
       

 

밤사이 눈이 펑펑 쏟아져 숲이 온통 하얗습니다.

 

 

잠시 시야가 트이는 듯하여 밖으로 뛰쳐나갔는데 웬걸 강한 바람이 눈보라를 일으키더군요.

때문에 순식간에 둘레가 희뿌옇게 변해버렸지요.

 

 

다만 목련 밑에서 다발을 이룬 산수국이 하얗게 눈으로 덮인 모습이 도드라집니다.

갈색으로 변한 줄기와 마른 열매들 위로 눈이 소복하게 쌓인 모습이 곱습니다.

 

 

그 곁에는 가막살나무가 서 있는데 새빨갛게 익은 열매들 사이마다 눈이 달라붙어 무거워보입니다.

빨갛게 익은 가막살나무 열매는 겨우내 매달려있어 새들에게 인기가 좋습니다.

그렇지만 오늘처럼 눈보라 치는 날이면 새들이 열매를 향해 내려앉을 엄두를 내지 못하겠지요?

 

 

잎을 모두 떨어뜨린 목련은 가지만 앙상하여 애처로워 보입니다.

하지만 가지마다 겨울눈들이 돋아있으니 그도 잘못된 생각인 것 같네요.

목련 겨울눈은 복스러운 털로 덮여있어 도리어 야무져 보이기도 합니다.

 

 

어떤 구상나무 가지는 눈 무게가 무거웠던지 밑으로 낭창 늘어져 있더군요.

구상나무 잎과 열매 위로 눈이 차곡차곡 쌓여갑니다.

 

 

그 너머를 바라보니 빗살을 그으며 눈이 쏟아지는군요.

바람이 거셉니다.

 

 

정신없이 눈보라가 휘몰아치다가도 거짓말처럼 아주 잠시 멈추면 아무도 밟지 않은 눈밭이 펼쳐집니다.

회색빛 구름이 걷히면 숲이 어떤 모습으로 바뀔지 궁금해지네요.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