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생태숲
연못에 애기가래 꽃이 피었습니다.
어찌나 작은지 무릎을 땅에다 꿇고 코를 물 속에 박을 듯 자세를 낮춰야 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한참 꽃을 찍어보려고 애를 쓰고 있는데 벌 한 마리가 물가로 내려와 앉더군요.
목이 말랐던 것일까요?
궁금하던 찰나에 한 마리가 더 날아와 앉았습니다.
자세히 보니 꽃을 찾아 온 것이었더군요.
벌들은 발이 물에 젖는 줄도 모르고 한참동안 물가에 있었습니다.
그런데 말이지요.
바로 근처에 작은 개구리 한 마리가 이 벌들을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있는 듯 없는 듯 조용히 있다가 한순간 폴짝 뛰었는데 벌들은 이미 날아간 뒤였습니다.
그 광경이 우습더군요.
그런데 더 우스웠던 것은 제가 무릎을 꿇고 있던 바위에 방아벌레 한 마리가 숨죽이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바위와 색깔이 비슷해서 미처 모르고 있었습니다.
제가 오락가락할 때마다 이 곤충이 얼마나 긴장을 하고 있었을까요?
밟힐 수도 있었는데 천만다행입니다.
방아벌레는 오랫동안 바위에 달라붙은 상태로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연못가에서 만난 자그마한 생물들이 참 귀엽기도 합니다.
(자료제공=한라생태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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