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로를 따라 범부채 꽃이 피기 시작했습니다.
납작한 잎이 2줄로 부챗살모양으로 퍼져서 자랐습니다.
서로 잘 포개진 것이 뽑아서 부채로 써도 손색이 없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황적색 꽃잎에 짙은 색의 붉은 점들이 산포해 있는 것이
마치 호랑이 가죽 무늬를 닮았습니다.
이쯤 되면 왜 이 식물의 이름이 '범부채'인지 짐작이 가시지요?
꽃이 나비 모양을 닮았다고 하여 나비꽃 혹은 호접화 라고도 불립니다.
꽃을 찍다가 재미있는 나비 한 마리를 만났습니다.
'왕자팔랑나비'였는데,
이 나비는 꽃의 위쪽으로 앉지 않고 거의 뒤쪽으로만 날아가 앉더군요.
날개는 접지 않고 꽃잎 뒤에 붙어서 긴 대롱을 슬그머니 꽃 안으로 밀어 넣습니다.
뜨거운 햇살이 싫었던 것일까요?
반면 꽃등에는 부지런히 꽃 위를 날아다닙니다.
그리고 시원스럽게 뻗은 잎 가장자리에서는 녹색 애벌레가 꿈틀꿈틀 꽃을 향하고 있습니다.
날이 덥습니다.
범부채를 바라보며,
덥다고 에어컨이나 선풍기의 전원을 냉큼 누르는 것 보다는
부채를 손 가까이에 두고 사용하는 것이 건강에 좋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뜬금없는 소리였나요?
(자료제공=한라생태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