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이 엉겅퀴 꽃 안에서 헤어날 줄을 모릅니다.
예쁘게 피어난 꽃 옆으로 흰머리를 풀어헤친 듯한 열매가 날아다닙니다.
그리고 엉겅퀴 주변을 호장근이 둘러싸고 있습니다.
(호장근(虎杖根) : 어릴 때 줄기가 호피처럼 생겨서 붙여진 이름)
잎겨드랑이에서 꽃차례가 자라났습니다.
조만간 꽃이 피겠지요?
그런데 이상하게 탁! 탁! 하고 무엇인가 튀어 다니는 소리가 들립니다.
소리를 따라 고개를 돌려보니 곤충들이 호장근 사이에서 튀어 다닙니다.
두 마리가 함께 있군요.
모양이 마치 어미가 새끼를 업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요?
하지만 가까이서 보면 암컷과 수컷이 짝짓기 중입니다.
'팔공산밑들이메뚜기'입니다.
수컷이 암컷보다 몸 크기가 작은 편입니다.
겹눈 바로 뒤에서 앞가슴등판의 양쪽에 굵은 검정색 줄무늬가 있는 것 말고는
몸이 전체적으로 녹색입니다.
재미있는 것은 날개가 퇴화되어 적갈색의 조그마한 흔적으로 남아 있습니다.
앗! 셔터를 누르는 사이 다른 곳으로 튀었습니다.
그래도 집요하게 쫓아다녔지요.
그랬더니 이 곤충들이 저에게 눈치를 주는 것 같더군요.
두 마리가 성난 눈초리로 카메라를 노려봅니다.
그러니 슬그머니 고개를 돌릴 수밖에요.^^;
(자료제공=한라생태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