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설프게 사무실 벽면을 타고 오르던 담쟁이덩굴이 제법 무성해졌습니다.
가냘프던 덩굴줄기에 살이 오르고
그 굵어진 줄기는 수많은 잎들을 돋아냈습니다.
그리고 잎겨드랑이마다 꽃을 피웠습니다.
녹색 바탕에 노란색이 감도는 꽃잎 다섯 장 안에는
노란 꽃밥이 묻어있는 수술 다섯 개가 펼쳐져 있습니다.
잎과 비슷한 색이면서 크기가 작아 관심을 기울이지 않으면 찾아보기 어렵겠지요?
그럼 저기 포도송이처럼 달린 것들은 무엇일까요?
아직 피지 않은 꽃봉오리들입니다.
열매는 8~10월에 까맣게 익습니다.
열매가 익을 때 쯤 단풍도 예쁘게 들어서 볼만 하지요.
혹시 새로 나온 줄기에는 잎이 안 달리는 것일까요?
설마 그렇지는 않겠지요?
그럼 원인을 찾아봐야겠습니다.
그럼 그렇지요.
주변을 두리번거려보았더니 뒷노랑얼룩나방 애벌레들이 줄기에 매달려 어린잎을 갉아먹고 있더군요.
야금야금 쉴 새 없이 갉아먹습니다.
그리고 벽면에 야무지게 달라붙은 덩굴손 가까이 색이 오묘한 곤충도 보입니다.
덩굴손은 잎과 마주보며 자라는데 갈라져서 끝에 둥근 흡착근이 생깁니다.
저기 세상으로 갓 튀어나온 덩굴손이 허공을 더듬고 있네요.
담쟁이덩굴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식물이니 혹시나 꽃이 피었는지 살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자료제공=한라생태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