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 제주에만 자생하는 '하늘을 나는 말(?)' '한라천마', 올해 꽃 많이 피워 '풍성'..
상태바
(기획연재) 제주에만 자생하는 '하늘을 나는 말(?)' '한라천마', 올해 꽃 많이 피워 '풍성'..
  • 김평일 명예기자
  • 승인 2021.10.18 08: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작년까지도 땅에 떨어진 바늘 찾기처럼 만나기 쉽지 않았던 식물..불법채취 단속해야

 

 

“하늘을 나는 말”을 연상케 하는 “한라천마”가 자생지에 풍성하도록 보살피는 지혜가 필요하다.

천마라고 하면 고전문학(古典文學)이나 설화(說話) 등에 등장하는 “하늘을 나는 말”을 연상(聯想)하게 한다.

사전에 천마는 다음과 같이 구분하여 설명하고 있다.

1. 천마(天麻) (명사) 식물 : 난초과의 여러해살이풀.

2. 천마(天魔) (명사) 불교 : 사마(四魔)의 하나. 선인(善人)이나 수행자가 자신의 궁전과 권속을 없앨 것이라 하여 정법(正法)의 수행을 방해하는 마왕(魔王)을 이른다.

3. 천마(天馬) (명사) 옥황상제(玉皇上帝)가 하늘에서 타고 다닌다는 말.

4. 천마 (명사) 경상남도 방언으로 “처마”를 일컫는 말.

 

천마(天麻)는 “하늘을 나는 말”이 아닌 식물의 이름을 말한다.

제주에서 자생하는 천마(天麻)는 천마(天麻), 한라천마, 애기천마가 있다.

천마(天麻)라는 식물체는 크기가 50cm ~ 100cm 정도로 크고 덩이뿌리는 고구마나 감자, 마처럼 생겼는데 이를 한방(韓方)에서 약재로 쓰인다고 한다.

거기에 비해서 한라천마(漢拏天麻)나 애기천마는 크기가 5cm 정도로 천마(天麻)에 비해서 식물체의 크기가 아주 작은 식물이다.

한라천마(漢拏天麻)나 애기천마는 볕이 거의 들지 않지만 습기가 언제나 남아있는 낙엽수림 아래 썩은 식물체에 기생하며 자라는 부생식물(腐生植物)이다.

부생식물(腐生植物)은 엽록체(葉綠體)를 가지지 않은 식물이므로 광합성(光合成)이 필요치 않기 때문에 빛이 전혀 들어오지 않는 낙엽 속에서도 자라므로 사람들은 낙엽 위를 밟고 지나가면서 그 속에서 한라천마와 같은 부생식물(腐生植物)들이 꽃을 피우고 자라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가 없다.

 

식물(植物)의 색을 생각할 때 사람들은 대부분 녹색(綠色)을 연상(聯想)하게 된다.

녹색을 연상한다는 것은 식물들 대부분이 엽록소(葉綠素)를 가지고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식물(植物)들은 엽록소(葉綠素)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식물들 자신이 필요로 하는 양분들을 엽록체(葉綠體)를 통해서 만들어 내고 있다.

식물(植物)들이 엽록체(葉綠體)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식물체가 광합성(光合成)을 하면서 생명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영양소를 만들고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대다수 식물들은 엽록체(葉綠體)에서 빛에너지를 이용하여 이산화탄소와 물로부터 식물체의 성장에 필요한 유기물을 합성하는 광합성(光合成)을 한다.

 

식물들 모두가 광합성(光合成)으로 식물체에 필요한 양분을 만들어 식물체를 유지하고 있다고 생각하기 쉬우나 광합성(光合成)을 하지 않고도 식물체를 유지하는 식물들도 굉장히 많이 있다.

광합성(光合成)이 필요치 않은 식물들은 대부분 식물들이 가지고 있는 엽록소(葉綠素)를 가지지 않는다.

엽록체(葉綠體)가 없어서 광합성(光合成)을 하지 않는 식물들을 기생식물 (寄生植物), 부생식물(腐生植物)이라고 한다.

기생식물(寄生植物)과 부생식물(腐生植物)은 엽록체(葉綠體)가 없기 때문에 식물체 색이 녹색(綠色)이 아닌 흰색이나 노란색, 붉은색, 푸른색 등 다양한 색을 지니고 있다.

기생식물(寄生植物)들은 엽록소(葉綠素)가 없으므로 일반적인 식물의 광합성(光合成)과 다른 방법을 통해서 식물체가 필요로 하는 유기물(有機物)을 얻고 있는데 이들 식물체는 변형된 뿌리를 이용해서 숙주식물(宿主植物)의 관다발에서 양분을 흡수하고 있다.

이러한 기생식물(寄生植物)에는 초종용, 백양더부살이, 실새삼, 야고, 가지더부살이 등이 있다.

 

기생식물(寄生植物)들 중에는 광합성(光合成)을 하지 못해 숙주식물(宿主植物)에서 모든 양분을 빼내가는 식물이 있는가하면 숙주식물(宿主植物)에서 양분을 빼내면서도 부족한 일부 양분을 스스로 광합성(光合成)을 하면서 양분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숙주식물(宿主植物)에서 필요한 양분을 얻으면서도 부족한 일부 영양소를 자신의 지닌 엽록체(葉綠體)로 광합성(光合成)을 하는 식물들은 엽록소(葉綠素)를 가지고 있어서 식물체 색이 녹색이다,

이러한 식물들을 반기생식물(半寄生植物)이라 하는데 겨우살이 종류가 이에 속한다.

기생식물(寄生植物)외에 또 다른 형태로 살아가는 식물들이 있는데 이를 부생식물(腐生植物)이라고 한다.

부생식물(腐生植物)은 사물기생식물(死物寄生植物)이라고 한다.

이들 식물들은 동식물의 사체(死體)나 배설물(排泄物)에서 필요한 영양소를 식물체가 직접 분해하는 경우도 있고 이미 분해되어 있는 유기물에서 필요한 영양소를 흡수하여 양분을 얻는 식물들을 말한다.

부생식물(腐生植物)들은 생태계에서 분해자 역할을 하므로 자연계의 물질순환(物質循環)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을 담당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부생식물(腐生植物)로는 나도수정초, 구상난풀, 수정난풀, 한라천마, 무엽란, 천마, 버어먼초, 애기버어먼초, 영아리난초, 대흥란, 영주풀, 긴영주풀 등이 이에 속한다.

 

부생식물(腐生植物)중 하나인 한라천마는 한라산에서 발견된 천마라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한라(漢拏)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한라천마(漢拏天麻)는 제주에서만 자생하는 제주특산식물이다.

한라천마(漢拏天麻)는 낙엽수림 아래 썩은 식물체에 기생하는 부생식물(腐生植物)로 줄기는 붉은색이 도는 갈색이고 높이가 5㎝ 정도 자라는데 비늘 같은 잎이 여러 개 달리며 꽃은 8월 하순에서 9월 초순 사이에 꽃줄기에 꽃자루가 있는 여러 개의 꽃들이 1~7개 정도가 어긋나게 붙어서 밑에서부터 피기 시작하여 끝까지 피는데 대부분 꽃들은 밑을 향해서 핀다.

한라천마(漢拏天麻)에는 실 같은 기다란 모양의 뿌리가 있는데 이 뿌리 안에 균사(菌絲)가 들어 있으며 꽃에 비해서 씨방은 아주 크고 길며 특이하게 생겼다.

한라천마(漢拏天麻)는 크기가 작고 전체적으로 숲의 색깔과 비슷한 녹갈색이어서 발견하기가 쉽지 않은 난초과 여러해살이 풀이다.

 

야생화를 연구하거나 야생화를 사진으로 담는 사진작가들은 한라천마(漢拏天麻)가 필 무렵이 되면 관심이 가지는 야생식물이다.

요즘은 교통편이 편해져서 휴일을 이용하여 육지지역의 사진작가들이 당일치기로 제주를 다녀가는 경향들이 많아지고 있다.

제주도는 좁은 지역이라서 야생화들이 피어나면 제주의 들판은 야생화 천국이 되므로 여러 곳을 다니지 않고도 한곳에서 다양한 야생화를 담을 수 있는 천혜의 조건을 지니고 있는 곳이다.

육지지역에서는 야생화를 사진으로 담기 위해서 강원도에서 경기도로, 전라도에서 경상도로 먼 지역을 이동해야 하므로 이동하는 시간이 너무 길어 야생화를 담을 수 있는 숫자가 매우 적은데 제주에서는 한자리에서 많은 야생화를 닮을 수 있고 이동을 해도 이동하는 거리가 한 시간이내여서 육지부에서 이동하는 거리인 반나절에 비하면 야생화를 많이 담을 수 있어서 사진을 찍는 사람들에게는 메리트(merit)가 있으므로 육지지역 사람들이 야생화를 담으려고 제주로 몰려온다.

제주는 섬이라는 특수한 지역이라서 육지지역에서 볼 수 없는 야생화들이 있어서 많은 사람들을 제주로 몰려오게 하는 것 같다.

 

휴일 날 아침 비행기로 제주에 와서 야생화를 담고 저녁 비행기로 돌아가는 사람들이 수가 많아져 휴일 제주의 들판과 숲속에서 육지지역에서 온 카메라를 든 작가들을 쉽게 만날 수가 있다.

육지지역에는 없고 제주에서만 볼 수 있는 제주 특산식물이 만개를 했다는 소문이 들리면 제주로 사람들이 몰려온다.

너무 많이들 몰려오기 때문에 서식지가 훼손되는 일들이 자주 일어나고 있다.

사람들이 많이 몰려오게 되면 한라천마와 같이 아주 작은 식물체는 밟히게 되고 이로 인해 다음해에는 싹을 틀수가 없어서 자생지에서 볼 수 없는 경우도 볼 수가 있다.

그래서 사진을 찍으러 갈 때마다 혹시 낙엽 속에 아주 작은 식물체가 자라고 있지는 않는지 하는 마음으로 숲속을 걸으면서도 조심스러워 진다.

제주 특산식물 중에 사람들이 몰려 든 후 사라져간 식물들을 자주 목격하게 된다.

이럴 때마다 서운하고 속상해진다.

특히, 사람들이 계속적으로 몰려와 밟아버리는 문제도 있지만 그것보다 더한 문제는 식물체를 하나도 남기지 않고 뽑아가 버리는 경우가 그렇다.

식물체를 하나도 남기지 않고 뽑아가 버리면 자생지는 그대로 파괴되기 때문에 이러한 곳에 갈 때마다 옛날이 회상되어서 속상하기가 극에 달한다.

이러한 장소에 가게 되면 나도 모르게 저절로 육두문자(肉頭文字)가 나온다.

 

뽑아가서 잘 키우고나 있는지 키우다가 죽이지는 않았는지 궁금하기 짝이 없다.

식물의 생명체는 동물의 생명체보다 더 끈질긴 면이 있는 것 같다.

사람들이 몰려와서 땅을 다져 놓아 몇 년 동안 식물체를 볼 수 없었던 곳에서 사람들이 이젠 이곳에서 볼 수가 없겠구나 하고 관심을 가지지 않고 오랫동안 몰려오지 않은 곳에 사람들이 발길이 끊긴지 수년 혹은 수 십 년이 지난 다음 그 자리에 오래전 사라졌던 식물이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운 모습을 발견할 때가 있다.

이럴 때면 혼자 흥분되고 좋아서 심장이 쿵쿵거린다.

다시 살아줘서 고맙다고 그 식물에게 소곤소곤 이야기를 해 준다.

식물체는 종족을 보존하기 위해 조건이 맞지 않을 때는 땅에 떨어진 씨앗에서 바로 싹을 틔우지 않고 땅속에서 오랫동안 잠을 자는 것처럼 있다가 땅위 조건이 식물체가 자랄만한 환경이 되면 오랜 동면에서 벗어나 싹을 틔우고 자라는 경우가 있음을 종종 보기도 하고 뉴스 등을 통해서 듣기도 한다.

올해는 한라천마가 다른 해에 비해 꽃을 많이 피운 풍성한 해라고 할 수 있다.

 

작년까지만 해도 한라천마(漢拏天麻)를 찾는 것은 땅에 떨어진 바늘 찾기처럼 만나기가 쉽지 않았던 식물이다.

대낮인데도 볕이 잘 들지 않은 숲속 어두컴컴한 곳에 모기와 사투를 벌이면서 낙엽을 들춰 겨우 한 두 개체를 찾아내면 마치 귀한보물이라도 찾은 것처럼 기쁘고 마음이 뿌듯해진다.

한라천마(漢拏天麻)가 자생하는 장소로 알려진 곳은 제주도에 3~4곳 정도가 된다.

대부분 자생지에서 볼 수 있는 한라천마 개체수가 5개체 미만이므로 넓은 자생지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없는 식물체이다.

5~6년 전부터 자생지에서 한라천마(漢拏天麻) 개체수가 급격히 줄어들었다.

한라천마가 사람들에게 알려진 후 수많은 사람들이 한라천마를 담기 위해 몰려와 숲속을 헤집고 밝아 놓아 굳어진 땅에서 한라천마(漢拏天麻)가 싹을 틔우지 않으므로 찾기가 쉽지 않게 되었는데 최근 사람들이 발길이 뜸해져서인지 올해는 다른 해에 비해 한라천마(漢拏天麻)가 풍성하게 돋아났다.

“코로나19”로 집콕을 하는 시기에 한라천마(漢拏天麻)가 많이 올라 왔다는 소문은 순식간에 전국으로 알려져 수많은 사람들이 제주의 숲으로 유인되고 있다.

 

한라천마(漢拏天麻)는 다른 야생식물에 비해서 뛰어난 점이 하나도 없는 식물이다.

한라천마(漢拏天麻)는 꽃이 곱다거나 곡식으로 또는 채소로 식용을 하거나 약용으로 사용하는 식물이 아니다.

식물체의 크기는 너무 작고 낙엽을 들추어야 볼 수 있는 식물이지만 그런데도 사람들이 몰려와서 담으려는 것은 이 식물체를 담아 보지 않은 사람들은 느낄 수 없는 희열을 느끼기 때문이라는 생각을 해 본다.

대낮인데도 볕이 들지 않는 어두컴컴한 숲속 낙엽 속에 묻혀 지내는 식물체에 사람들이 호기심을 느끼는 이유는 무얼까? 하고 생각을 해 본다.

낚시를 하는 사람들이 월척을 낚거나 골프에서 홀인원을 하거나 사냥을 하는 사람이 사냥에 성공을 했을 때의 심정과 같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옛 사람들은 먹고 사는 자체가 쉽지 않은 일이므로 먹고 살기 위해서 부지런히 일을 해왔는데 현대를 사는 사람들에게는 먹고 사는 문제는 부차적(副次的)인 문제가 되고 노후까지 건강하고 행복한 생을 보내려면 어떻게 하는 것이 더 좋을까하는 생각에서 힐링(healing)이 사람들의 화두(話頭)가 된지 오래다.

남들이 쉽게 접하지 못하는 곳에서 나만의 희열(喜悅)을 느끼려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가고 있다.

땅바닥에 바싹 엎드려 아주 작은 꽃을 찍는 모습을 일반적인 시선에서 보면 한마디로 제 정신이 박힌 사람인가 하는 의심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사진을 찍는 사람들은 아주 작은 식물을 렌즈로 들여다보면서 남들이 느낄 수 없는 만족을 느끼며 옷이 더럽혀지는 것도 아랑곳하지 않고 오랜 시간을 땅위를 낮은 포복으로 엎드려 꽃과의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런 모습을 보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렇게 말한다.

그 걸 오래 쳐다보고 그걸 카메라에 담으면 그곳에서 돈이 나오고 밥이 나오느냐고...

그러나 사람에 따라서 돈과 밥보다 중요시 여기는 것들이 있는 것 같다.

돈과 밥은 사람들이 생(生)에서 꼭 필요한 필수 여건이긴 하나 돈과 밥이 생(生)이 전부는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돈과 밥이 나오지 않는 곳이지만 사람들이 집착을 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문명의 발달은 사람들이 생각을 다양하게 변화시키고 있고 이에 따라 사람들은 자신에 맞는 삶을 구상하고 그 삶에 집착하며 그곳에서 애착과 보람을 느끼면서 삶을 열어가고 있다.

어두컴컴한 숲속 땅바닥에 바짝 엎드려 렌즈를 통해 한라천마(漢拏天麻)를 대하는 행위도 마찬가지라고 생각을 한다.

그들은 렌즈를 통하여 새로운 세상을 펼치고 있다.

그들은 하찮아 보이는 생명체인 한라천마(漢拏天麻) 앞에 엎드려 온 우주(宇宙)를 섭렵(涉獵)하고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해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