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토문화] 품질 가장 뛰어난 '갑마' 따로 관리..가시리 갑마장(甲馬場)부그리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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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토문화] 품질 가장 뛰어난 '갑마' 따로 관리..가시리 갑마장(甲馬場)부그리통
  • 고영철(제주문화유산답사회장)
  • 승인 2021.11.19 15: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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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리마을은 예로부터 초지가 광활하게 발달해 양마의 최적지로 꼽혀 왔다.

가시리 갑마장(甲馬場)부그리통

 

위치 ; 가시리 3149-16번지. 정석항공관에서 가시리 방향으로 1.8km 지점. 조랑말 체험공원 내
시대 ; 조선∼대한민국
유형 ; 목축 유적(기생충구제시설)

 

가시리_갑마장부그리통

 

조선시대에 제주도에서는 국영목장을 운영하였다. 가시리마을은 예로부터 초지가 광활하게 발달해 양마의 최적지로 꼽혀 왔다.

제주도에 목장이 본격적으로 설치되기 시작한 조선시대 대표적인 게 중산간 지역을 10개 구역으로 나누어 설치한 국영목장인 '10소장(十所場)'이다.

여기에 더하여 동부 산간지역에 녹산장·침장·상장 등 '산마장(山馬場)'이 조성되었다. 산마장은 개인목장을 크게 운영했던 남원읍 의귀리 사람 김만일(金萬鎰·1550~1632)과 그 후손들이 국가에 말을 헌납한 것이 계기가 돼 효종9년(1658)에 만들어졌다.(제민일보 120801)


산마장에서 기르던 말이 얼마나 됐는지는 확인하기 어렵다. 다만 김만일이 1만여필을 사육했고 이후 산마장의 범위가 성판악에 이를 정도로 확대된 것으로 미루어 1만필 이상의 규모를 유지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겠다.

3개의 산마장 중에는 가시리에 자리잡은 녹산장이 가장 컸다. 탐라순력도 '산장구마'의 현장이기도 하다.

대록산, 소록산, 쳇망오름, 여문영아리, 벵곳오름, 번널오름, 따라비, 새끼오름 등으로 둘러싸인 평원이 바로 녹산장 지역이고 제주삼읍지(1792년)에 의하면 녹산장은 동서 75리·남북 30리에 달했다고 한다.


산마장에는 '갑마장'(甲馬場)을 두어 산마들 가운데서 골라낸 품질이 가장 뛰어난 '갑마'를 따로 관리했다. 가장 우수한 말인 갑마(甲馬)를 가두어 기르던 갑마장은 녹산장 중 동쪽인 번널오름과 벵곳오름, 따라비 부근이다.


일제강점기에는 이 지역이 가시리공동목장이 되었다. 가시리 공동목장조합에서는 윤환방목을 했는데 목장을 몇 구역으로 나누어 한 구역의 풀이 다 먹어 없어지면 다른 구역으로 마소를 이동시키는 것이다.

또한 숫소방목장, 암소방목장, 송아지방목장으로 나누기도 했다. 이른 봄이 되어 마른 풀이 드러나면 방애(放火)를 놓았다. 방애놓기의 주 목적은 부그리 퇴치와 좋은 풀이 돋아나도록 하는 것이다.


부그리통(부그리장)은 소나 말의 부그리를 제거하기 위한 공간이다. 부그리는 진드기의 제주어로서 봄에 알에서 깨어나면 풀잎을 따라 계속 위로 올라가 풀 끄트머리에 있다가 지나가는 마소나 사람에게 옮겨 붙는다. 다시 계속 올라가다가 다리 틈 같은 곳에 정착하여 피를 빨아먹는다.

제 때에 퇴치하지 않으면 마소의 정상적인 발육이 위협당한다. 따라서 목장에서 이런 시설은 필수적이었다.


마소를 이 좁은 공간에 모아 놓고 못 쓰는 톱을 둥글게 구부려 만든 부그리글갱이로 긁어서 떨어뜨렸다. 현대에는 약을 문질러서 구제하기도 했는데 1960년대에는 DDT라는 하얀 가루약을 주로 사용했다. 부그리장은 마소의 대퇴부에 낙인을 찍는 장소로도 이용되었다.


2012년 6월에 찍은 위 사진을 보면 부그리통 안에 잡목이 자라고 있었으나 2012년 9월 경에는 아래 사진과 같이 깨끗이 정리하였다.
《작성 121206, 보완 15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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