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토문화] 다람쥐궤는 박쥐굴이라는 뜻..중문동 본향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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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토문화] 다람쥐궤는 박쥐굴이라는 뜻..중문동 본향당
  • 고영철(제주문화유산답사회장)
  • 승인 2021.11.24 0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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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쥐는 매달려 있으므로 '매달아진쥐'의 뜻으로 제주어로는 '달아진쥐'(달=아래아)라고 한다

중문동 본향당

 

위치 ; 중문동 뱃굽내 동안(東岸)의 다람쥐궤 안

유형 ; 민속신앙
시대 ; 조선~

중문동_본향당다람쥐궤

 

중문동_본향당


중문동 본향당은 마을의 수호신을 모신 당으로 중문마을 서쪽의 뱃굽내라는 냇가에 있는 다람쥐궤라는 바위그늘에 마련되어 있다.

백구교(다리)에서 조금 더 내려가면 계단이 놓여 있고 계단이 없어진 곳에서 오른쪽으로 간 곳이다. 굴이라고 부르기엔 너무 짧지만 그 안에는 50여 명이 앉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제주도에서는 작은 자연동굴을 다람쥐궤라고 하는 예가 꽤 있고 그런 곳에는 흔히 박쥐가 산다. 박쥐는 매달려 있으므로 '매달아진쥐'의 뜻으로 제주어로는 '달아진쥐'(달=아래아)라고 하고, 이것이 '다람쥐'(다=아래아)가 된 것으로 생각한다.

따라서 제주도에서 가끔 보이는 다람쥐궤는 다람쥐굴이 아니라 박쥐굴이라는 뜻이다. 실제 2012년 12월 답사에서도 이곳에 박쥐가 한 마리 매달려 있었다.

안쪽에 시멘트로 길쭉하게 제단이 만들어져 있고 제단과 나란히 지전물색을 걸었던 끈이 매여 있다. 제단 오른쪽 바위벽에 감실(신체를 모시는 상자)를 설치했다.

감실 안에 있는 신체는 천으로 감아 묶어 十자 모양으로 만들어 물색옷을 입힌 것으로 10개가 있었다고 한다. 2012년 12월에는 속에 아무 것도 남아 있지 않았다.

이곳에는 홍수로 밀려온 쓰레기와 나뭇가지들이 잔뜩 쌓여 있어서, 진입로 쪽에 간단히 ㄱ자 모양의 시멘트 벽과 제단(아래 사진)을 만들어 사용했으나 이 역시 일부 파손되었다. 제단 앞에 있는 후박나무에 색동물색이 걸려 있어 이곳이 당임을 확인시켜 주는 정도이다.

제일(祭日)은 정월 보름과 팔월 보름이다. 당굿을 크게 했다고 한다. 매인심방은 김씨할머니로부터 고씨 여심방까지 8대를 이어왔다고 한다. 지금은 대가 끊겼다.

 

당에 좌정한 신은 ‘중문이하로산’과 ‘진궁부인’ 부부와 그 아들 부부이다. 본풀이는 다음과 같다.


《본풀이》중문본향 한집님은 올라 하로산 내려 진공(震宮)하늘 진공부인 일분간 도외집사(都外執事) 마흔여덟 상예도청(常時都請). 올라 하로산은 아방국이고, 내려 진공하늘 진공부인은 어멍국이고. 그 가부간(=부부간)을 무어 살암시니 처가 유태를 가져서 하루날은 낳는 것은 아들을 낳아 한 살 적인 아방왕에게 불효를 맞고, 두 살 적인 어멍왕에게 시찌나니, 세살 적에는 무쇠설캅(무쇠석함)을 차고 그 속에 들어앉히고 상거슴 통쇠를 채우고 사신요왕에 띄와부러, 황정싱칩이 무남의 상가지에 걸쳐지고,
“큰딸애기 내리우라.”
“못 내리우쿠다.”
“샛딸애기 내리우라.”
“못 내리우쿠다.”
“말잿딸애기 내리우라.”


말잿딸애기가 무쇠설캅을 내리와다가 한간 대청이 갖다가 열고 보니 옥 같이 생긴 도령이 앉았구나.
“구신이냐, 생인이냐?”
“구신이 이런 고단 올 수가 있습네까? 생인 됩네다.”
“그러면 큰딸 방으로 들어가라.”
눈도 아니 거두 뜨고
“그러면 샛딸 방으로 들어가라.”
눈도 아니 거두 뜨고
“그러면 말잿딸 방으로 들어가라.”


그제사 니염 들렁(잇몸을 드러내며) 웃이멍(웃으면서) 들어가. 석달열흘 백일을 지나가되 남녀구별을 몰라간다. 말잿딸애기는 아방왕이 들어가고
“사위 손님은 잘 하였습네까? 백일을 지나되 남녀구별을 몰릅네다.”

“사위 손님을 불르라.”
“어찌 하거늘 백일을 산들 남녀구별을 몰른단 소리가 웬 소리냐?”
“이 국은 대국은 대국이로되 우리 소국만 못합네다.”
“소국서는 뭣을 먹고 살았느냐?”
“쇠 잡아도 전몰제, 돝 잡아도 전몰제 자소주에 먹고 살았습네다.”


그러게 말하니
“사위손 하나 멕일 가남 없겠느냐? 동창궤도 열라, 서창궤도 열라, 남창궤도 열라, 북창궤도 열라”
석달열흘을 멕이니 동창 서창도 비여온다, 남창 북창도 비여온다. 이제는 예(倭)나라광 당(唐)나라가 병난이 이니 황정싱은 선봉대장을 맡아. 맡으니 황정싱이 호이(매우) 근심이 지어. 사위 손님 하는 말이
“처부모도 반부모입네다. 제가 대신 가고 오리다.”
“게민 사위 하는 일도 고맙다.”


이제는 그 비수금(劍)을 차리고 예나라 당나라 들어가고 보니 억만군사, 삼천군사가 범벅져 시니 황정싱 사위가 들어가 비수금을 가지고 오른쪽으로 둘러 삼천군사, 외우(왼쪽으로) 둘러 억만군사를 비여 눅져. 피는 시내에 냇물이 되었다. 세변 도원쉬를 막아두고 처부모 사는 딜 오랐습네다. 황정싱 하는 말이
“사위 하는 일이 너무 고맙고 고마워 공 갚을 수가 읏다. 뭣을 가지고 가고 싶으냐? 은을 가지고 가겠느냐? 금을 가지고 가겠느냐? 금광 은을 가지고 가겠느냐?”
“그도 저도 말앙 말잿딸이나 함께 온 길로 보내여 줍서.”


이제는 무쇠설캅 소곱에 두갓(부부)을 들여놓완 사신요왕에 띄와 부려. 바당이서 연삼년을 살았습네다. 하루는 서슨물로 들어왔습네다. 게우당(중문리 거슨물에 있는 당)을 좌정하려고 하니 물용다리 더럽다고 못 좌정하여 못동산으로 올랐습네다. 관관새(관=바싹 마른, 새=띠)로 건드렁청을 지어놓고 이제는 모개물 간 정씨할망을 앞세우고 시였더니(있었더니) 화덕진공(화덕진군)이 내리고 불 붙여부니 한집은 천지운간을 떠부러 좌정할 디가 어시니 이제는 섯냇가에 강씨할망을 앞세우고 다람쥐궤로 좌정하여


“정월 보름날 서천제명(모든 단골의 온갖 정성)을 받고, 팔월 보름날 서천제명을 받고, 예선 예나라, 당선 당나라 불묵당 하당국서 일뤠중저 일곱애기 단마을청이랑 불묵당으로 좌정하라. 동짓달 나건 초일뤠, 예릴뤠, 스무일뤠로 서천제명을 받으라. 당하니를 정하고 멩심하고 멩심하여 정성을 잘 드리민 덕을 입져 주마.”


아방국 어멍국은 낳는 날 생산을 받고, 죽는 날 물고(物故) 받고, 본향 체서(差使)를 거느리고 문세지기(文書直) 도감지기(都監直) 거느리고 좌정하여. 그 자손들이 멩심하여서 주잔 한 잔이라도 드리며는 어느 때까지 덕을 입져 주고, 궂인 개꾸돌림(전염병)은 본향이 제쳐주곡 초상이 돌아봐서 도외여 줍네다.
제일 ; 1월 15일 (6월 7일 17일, 27일) 8월 15일(11월 7일, 17일, 27일)
(진성기, 제주도 무가본풀이사전 523~525쪽)


《본풀이 요약》한라산 서쪽 허리 ‘소못된밧(밭)’이라는 곳에서 9형제가 솟아났다. 9형제는 성장하여 각각 당신이 되어 갈려져 갔는데 다섯째가 중문에 와서 당신이 되었다. 이름은 ‘중문이하로산’이며 그 부인 ‘진궁부인’ 사이에서 아들이 태어났다.

아들이 일곱 살 때 불효한 짓을 하였으므로 돌함에 담아 바다로 띄워 버렸다. 돌함은 동해용왕국 황정승 집의 산호수에 걸렸다. 황정승의 막내딸이 돌함을 발견하여 아버지에게 보고하였다. 돌함은 막내딸에 의해 내려지고 돌함 속에서는 옥동자가 나왔다.

황정승은 장군감임을 알고 막내사위로 삼았다. 이 때 동해용왕국에는 병란이 일어났다. 이 사위는 군대를 거느리고 난을 평정하였다. 황정승이 사위에게 소원을 물으니 사위는 다만 고향으로 돌아가는 것이라 하였다.

황정승은 사위와 딸을 돌함에 담아 띄워 주었다. 돌함은 중문 바닷가로 떠올랐다. 부부는 다람쥐궤로 가서 부모와 같이 살다가 이 마을의 불목당에 갈려져 나와 따로 좌정했다.(한국민족문화대백과)
《작성 12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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