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생식물원 가장자리 한 쪽 풀숲에 분홍색 꽃이 고개를 내밀었습니다.
길쭉한 줄기에 층층이 모여달린 꽃차례에는 분홍색 꽃들이 제각각 입을 벌린 듯 피었습니다.
'곤충들아 이리로 오렴~!' 이러는 것 같지요?
습지에서 자라는 '석잠풀'입니다.
석잠풀의 밑에서는 노란 꽃이 막 고개를 들어올리고 있습니다.
잎과 줄기를 차로 쓴다는 '차풀'의 꽃이지요.
무성하게 자란 차풀이 석잠풀을 감싸 안은 것 같습니다.
차풀 사이에는
뜨거운 햇살이 머리위로 떠오르기 전에 일찍 꽃잎을 펼친 닭의장풀 꽃도 보입니다.
파란 빛깔이 아주 인상적이지요.
지면에 닿을 듯 그리 키가 크지 않은 차풀과 닭의장풀을 놀리기라도 하듯
석잠풀이 불쑥 줄기를 올려 호리호리한 자태를 뽐내고 있군요.
이에 고개를 돌려 물가를 보았더니 더욱 화려하게 피어난 털부처꽃이 도도하게 살랑거립니다.
그 뒤쪽으로 고요하게 펼쳐진 연못 위로 제비들이 날렵하게 날아다니고 있습니다.
제비들이 스치고 지나간 자리마다 둥근 파문이 번져갑니다.
오늘따라 물가에 모여 사냥을 즐기는 제비들이 많기도 하군요.
(자료제공=한라생태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