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생태숲』 털옷 입은 겨울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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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생태숲』 털옷 입은 겨울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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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02.18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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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생태숲

 

『한라생태숲』 털옷 입은 겨울눈

 

       
       

 

추위가 조금 누그러진 오후에 잠시 길을 나서봅니다.

눈은 그쳤지만 해가 구름에 가리고 바닥은 온통 눈으로 덮여있어 찬기운에 움츠러들 수밖에 없더군요.

그러니 가장 먼저 눈에 뜨인 것은 털로 휩싸인 목련의 겨울눈이었습니다.

 

 

사람은 두툼한 점퍼를 입고도 스며드는 찬기운 때문에 잠시 서 있는 동안에도 오돌오돌 떠는데 식물들은 아무리 털옷을 입었다고 해도 어찌 저리 굳셀 수가 있을까요?

 

 

가지 끝에서 털이 밀생한 포에 싸인 것은 꽃눈입니다.

3월 말이면 하얀 꽃잎을 다소곳이 펼치는 꽃이 피어날 자리이지요.

그러고 보니 중요한 역할을 할 존재가 피어나는 부분이니 나무는 공을 들여 추위에 시들지 않도록 털옷을 둘러줘야 했겠네요.

그런 생각 끝에 바라보는 꽃눈의 모습은 다소 늠름해 보이기도 합니다.

 

 

겨울눈들이 조금씩 부풀어가는 가지에는 간혹 마른 열매들이 남아있기도 합니다.

보통 목련 열매를 처음 대하는 사람들은 저것이 무엇인가 하지요.

 

 

열매는 9-10월에 익는데, 모양이 원통형으로 길쭉하고 울퉁불퉁하며 살짝 구부러지기까지 합니다.

약간 괴이하게 생긴 열매가 녹색에서 빨갛게 익어가면 봄에 꽃을 보았던 사람들도 저 나무의 이름이 무엇이냐고 물어볼 정도이지요.

열매가 익어 껍질이 벌어지고 안에 품고 있던 타원형 종자들을 내보이는 시기에는 직박구리와 큰부리까마귀 등이 종자를 빼먹기 위해 나무를 찾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찬기운 맴도는 오늘은 털옷을 입고 있는 목련의 겨울눈이 가장 먼저 다가오더군요.

하루가 다르게 부풀어 오르는 겨울눈들을 바라보며 파란 하늘 아래 어여쁘게 피어난 목련 꽃들을 떠올려봅니다.

목련이 피는 시기에도 추위가 아주 물러가지는 않겠지만 그쯤에는 따뜻한 봄기운을 느낄 수 있겠지요?

 

 

잠시 목련 앞에 머물며 나뭇가지마다 봉긋해진 겨울눈들을 지그시 바라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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