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집 이론. 경제학에서 기본적으로 소개되는 경제 이론 중에 하나다.
가격변동에 대해 수요는 즉각 반응하나, 공급은 바로 반응하지 못하고 시간이 흘러야 반응하는 상품인 경우 가격 폭등과 폭락을 주기적으로 반복하면서 마치 거미집과 같은 모양으로 시장이 흘러가는 것을 나타내는 이론이다.
농산물인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농산물은 수많은 공급자가 있고, 기상 요건 등 불확실성 요소가 너무 많아 공급을 예측하기는 참으로 힘들다.
특히 농산물 시장은 수 없이 많은 소비자가 있고, 공급자 또한 수많은 농가가 있다. 수많은 농가가 있다는 것은 개별 농가의 생산 활동은 시장 가격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개별 농가는 시장에서 결정된 가격을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수용자의 입장이다. 공급자인 농민이 가격에 대한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것은, 농민이 얼마나 힘들고 열악한 처지인지를 말해주는 것이다.
이런 힘든 여건에도 불구하고 우리 농민은 올해는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겠지 하는 기대감으로 열정을 다한다. 파종하고, 비료를 주고, 농약을 뿌리고, 잡초를 제거하고 수확하고---.
농사 과정을 나열했지만 그 과정 속에는 수 없이 많은 이야기와 땀이 있다. 흘린 땀만큼 대가가 돌아오는 것이 공정한 사회이다. 하지만 농업에 있어서는 노력만큼 대가가 돌아오지 않을 때가 많다.
그런 까닭에, 농업과 농민에게 국가의 지원이 필요하다. 국가의 지원이 필요한 이유는 농민이 열악한 처지만을 갖고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다. 국가를 위해, 우리 사회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 필요하기 때문이다.
농업은 우리 사회에 있어 외부효과를 만들어 주는 산업이다.
몇 가지 외부효과를 보면 우선 농산물을 경작함으로 인해 농사를 짓는 과수원이나 밭이, 경관을 만들어 낸다는 것이다. 감귤 과수원, 무나 당근이 심어져 있는 밭, 보리와 메밀이 심어져 있는 밭은 최고의 경관을 만들어 낸다. 농작물이 심어져 있는 장소 전체가 국가 정원인 것이다. 관광객을 비롯한 국민 누구나 공짜로 구경하는 정원이다.
다음의 외부효과는 환경을 보호한다는 것이다. 농산물은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만들어 낸다.
세 번째로는 농업이 있어 농촌이 존재할 수 있는 것이다. 즉 균형발전의 토대가 되고 있다. 아울러 최고로 안전한 식품을 만들어 내는 것이 국산 농산물이다. 또한 농업은 국가안보의 기본 필수재이다. 이런 외부효과를 우리 농민이 그리고 농업이 만들어 내고 있다.
그런데도 농민은 단지 생산물이 최종 가격만 받을 수 있고, 외부 효과로 발생하는 경관, 국토균형발전, 환경보존, 식품 안전에 대한 대가는 농민이 아닌 전 국민의 이익이 된다. 외부효과로 인한 금액은 상상을 초월하는 금액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만약 농산물이 수입되어 농업이 무너지면 외부 효과로 인한 이익이 소비자인 국민에게 돌아가지 않게 될 것이다. 즉 농업은 농민의 생계 수단만이 아닌 국가의 뿌리 산업이면서 소비자인 국민을 위한 산업이다.
그렇게 때문에 농업의 외부효과로 인한 이익에 대한 비용은 전 국민이 같이 지불해야 한다. 지불 방법은 농업에 대한 보조금 지원, 농촌에 대한 투자 확대 등 다양한 지원이 되어야 한다.
비료 공급을 예로 들면, 최소의 비용으로 농가에 보급해야 한다.
비료 등 농업에 필요한 요소에 대하여는 공급가를 올리지 말아야 한다. 부득이 올려야 할 요인이 발생하여도 국가 재원으로 상승분을 흡수해야 한다.
한 예로, 이스라엘은 농작물 자급자족을 위해 국가의 자원을 최대한 투자한다. 이스라엘이 수입을 할 줄 몰라서 수입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 외부효과에 대한 가치를 더욱 살리기 위한 것이다.
유럽 스위스, 노르웨이 등 선진국도 마찬가지이다. 자국의 농업을 보호하기 위해 최대한 지원한다.
농업이 없이 국가 안보가 없고 국민 행복이 없다는 진리 때문이다.
잊지 말아야 할 진리를 위해, 우리도 농업에 대한 국가 투자는 더욱 확대되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