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생태숲』 목련이 어우러진 봄빛 |
|||
|
|||
왕벚나무 꽃잎들이 하늘하늘 흩날리더니만 어느덧 목련 꽃이 만발했습니다. 시간이 참 빠르게도 흘러가는군요. 가지만 앙상하여 쓸쓸하게만 보였던 숲이 빠르게 모습을 바꾸어갑니다.
목련 꽃길을 걷는 분들은 그저 지나치지 못하고 꽃 감상에 빠져들어 시간 가는 줄 모르며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우더군요. 하기야 백목련에 비해 소담스럽게 꽃 피운 목련을 바라보고 있자면 그 매력에 빠져들 수밖에 없습니다.
이제 막 펼쳐진 목련꽃은 참 어여쁩니다. 백목련에 비해 작지만 특유의 매력을 지니고 있거든요.
목련 꽃잎을 그저 하얗기만 하지 않습니다. 하얀 꽃잎은 6개인데 시작되는 부분에 살포시 분홍빛이 감돌지요. 수술은 30-40개이고 꽃밥과 수술대 뒷면이 붉은빛을 띱니다. 참, 목련은 보통 꽃 옆에 한 개의 어린잎을 붙이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꽃을 위한 역할을 하는 잎이겠지요?
활짝 펼쳐진 꽃 바로 옆 가지에서 아직 펼쳐지지 않은 꽃봉오리도 보이는군요. 겨우내 갈색 털로 무장을 했던 포에 감싸였던 꽃눈은 이미 겨울옷을 벗어 던지고 그 안에서 꽃을 보호하고 있던 또 다른 포를 벗으며 하얀 꽃잎을 펼치려 합니다.
기온이 슬슬 오르고 맑게 쏟아지는 볕도 참 좋습니다. 그러니 식물들은 더 이상 기다릴 필요 없이 너도나도 서둘러 꽃을 펼칩니다.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가지에서 한쪽을 향해 활짝 피어난 꽃들의 모습이 그렇게 고울 수가 없더군요.
자생지가 한라산 중턱인 목련은 3-4월에 잎이 나오기 전에 꽃을 먼저 펼칩니다. 생태숲에서는 지금이 절정이네요.
문득 곁에 있는 나무의 가지로 직박구리 두 마리가 날아들었습니다. 한 마리는 주변을 두리번거리고, 다른 한 마리는 잽싸게 꽃 앞으로 가서 날름 꽃잎을 따다 물었습니다. 하지만 부리에 물린 꽃잎은 몸을 트는 사이 이내 바닥으로 떨어져 버렸지요. 그 후 또 다시 다른 꽃잎을 뜯더군요. 그렇게 새가 놓친 꽃잎들이 핑그르르 바닥으로 떨어집니다. 살금살금 새를 향해 다가가는데 인기척에 놀란 새들은 부리나케 다른 곳으로 날아가 버렸습니다. 꽃잎을 먹으려던 것인지 꽃에 앉았던 곤충들을 잡으려던 것인지 알 수가 없어 한동안 새들이 떠나버린 가지만 올려다보았지요.
바닥에는 새들이 건드렸던 꽃잎뿐만 아니라 이미 역할을 마치고 하늘하늘 떨어지는 꽃잎들이 늘어갑니다. 그런데 떨어진 꽃잎을 보려고 쪼그려 앉았다가 바라보게 된 봄 풍경이 감성을 자극하더군요. 목련 사이사이 자라는 크고 작고 나무들과 바닥에서 자라는 풀들이 저마다 연초록 잎을 펼치며 어우러지는 모습이 그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었습니다.
|
한라생태숲
저작권자 © 제주환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