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름이야기] 연중 사려니숲길 행사 때만 개방되는 물찻오름, 지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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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이야기] 연중 사려니숲길 행사 때만 개방되는 물찻오름, 지금은..
  • 홍병두 객원기자
  • 승인 2022.08.29 19: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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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정호수와 그 일대의 아름다움은 영험함 마저 느끼게 한다.

 

 

 

수백 개의 오름들 중 분화구 내부에 물이 고이는 화산체는 극히 일부이다.

집중호우 때 일시적으로 물이 고이는 곳이 있는가 하면, 연중 물이 고여 산정화구호(山頂火口湖)를 이룬 곳도 있는데 몇 곳이 안 된다.

람사르습지에 포함이 되는 물장오리와 물영아리를 비롯하여 물찻오름 정도가 전부이다.

이들 중 물찻오름을 탐방하였는데, 기후변화에 따른 환경적 요인을 모니터링을 하는 과정에 일원으로 참여를 하였다.

과거에는 말찻오름을 연계하는 루트로도 가능했지만, 물찻오름 능선 일대가 현재 엄격히 통제를 하고 있어서 사려니숲길 입구를 이용하였다.

 

 

 

물찻오름은 7부 능선에 167m의 비고(高)이며, 산정화구호의 둘레가 1km에 이르고 총면적이 74만㎡로서 덩치가 큰 화산체이다.

정상부와 분화구 등 특별한 입지를 지녔으며, 아직까지 일반인의 무단출입이 불가능한 오름이다.

이번 참여는 사전 신고와 허락을 받아 진행을 하였다.

기후 변화에 따른 환경적 실태를 조사하는 기후변화 관련 단체에 제주환경일보 일원으로 참여한 여정이었다.

사려니숲길 행사 때 일시적으로 개방이 되고 있으며, 오름 기슭까지 진입로가 비교적 안전하게 구성이 되어 있다.

목적이 있었던 만큼 처음부터 식생과 생태 등을 관찰하기 시작하였는데, 일대는 무난하고 안정적인 환경이었다.

 

 

 

다양한 식물들 중에 뱁톱은 아예 넓은 영역에 군락을 이룬 채 눈길을 끌었다.

167m의 비고(高)이지만 다른 방향을 기준으로 했기 때문에 사려니숲길을 통하여 진입을 할 경우 정상까지의 시간이나 체력적인 부담은 없는 편이다.

정해진 탐방로에는 친환경 야자수 매트가 깔려 있는데, 메꽃버섯 등 여러 개체들을 만날 수 있었다.

짐작건대 능선을 중심으로 하는 곳의 환경적인 안정성과 식생에 문제가 없음을 확인할 수 있는 요인이기도 했다.

확실하지는 않지만 말불버섯의 변종인지 특별하게 느껴지는 버섯도 만나게 되었다.

우선순위도 질서도 없이 마구잡이식 생태로 이뤄진 모습들도 관찰이 되었는데, 자연은 더러 이런 방식의 공존이 도움이 될 수도 있다.

 

 

 

167m의 비고(高)가 보통의 오름들에 비하여 높은 편이지만, 이미 오름 초입 자체가 어느 정도 높이를 포함하고 있어서 정상을 오른 과정이 어렵지 않다.

기슭에서 능선으로 이어지는 일대는 상산나무를 비롯하여 다양한 잡목들이 숲을 이루면서 자연미를 느끼게 해줬다.

또한 능선을 오르다가 정상부로 이어질 즈음에는 조릿대들이 대세였다.

환경과 입지의 차이가 크게 다르지는 않지만, 기슭에서 능선을 따르는 동안 유난히도 많이 보이는 것은 이들이었다.

정상 전망대.

어느 정도 날씨가 좋으면 대단한 풍경을 만날 수가 있다.

어지간한 오름 정상에 오르면 풍경 놀이를 할 수 있지만 정상부에서의 전망은 경이로울 정도이다.

그도 그럴 것이 한라산을 비롯하여 국립공원 내 해발이 높은 지역에 있는 성널오름(성판악)을 시작으로 사라오름과 논고악 등이 한눈에 들어왔다.

 

 

 

또한 눈앞에 펼쳐지는 궤펜이오름과 수악(물오름) 등이 선명하게 보이면서 탄성을 지르게 하였다.

끝내 어머니의 한라산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지만 결코 아쉬움의 정도가 크지는 않았다.

물찻오름의 백미라할 수 있는 산정호수로 이동을 할 차례이다.

분화구 내부를 살피는 전망대에 도착을 하였다.

세월이 흐르면서 화구 주변의 나무들은 성장을 계속하였고 내부의 대부분을 가려버렸다.

물찻오름은 연중 사려니숲길 행사가 있을 때에 한하여 개방이 되고 있다.

사전 예약을 통하여 일정 인원수의 출입이 허용되고 있지만 이 오름의 심벌인 분화구를 살피는 데는 한계가 따른다.

세월이 흐르면서 크게 자란 나무들이 숲을 이루고 있어 가리기 때문이다.

 

 

지난 2008년 통제를 하기 이전에 구성이 된 산정화구호로 내려가는 길목은 아직도 그 흔적이 남아 있었다.

나무 계단과 타이어 매트로 이어지는 루트를 따라 조심스럽게 이동을 하였다.

이 오름을 달리 수성악(水城岳)이라고 한 건 결코 아니었다.

오름 굼부리에 물이 고여 있는 것과 관련해서 물찻이라고 부르기에 명칭의 탄생은 쉽게 이해가 된다.

'찻'은 예전에 제주의 중산간 지역에 쌓은 돌담 잣(잣성/城)을 의미하는 것과 맥락을 함께 하는 풀이가 이해를 도울 것이다.

지구 온난화를 비롯하여 엘니뇨 및 기후 변화에 따른 환경적 요인이 어떠한가를 관찰하였다.

근거리에서 눈에 띄는 세모고랭이를 비롯하여 습지식물과 수생식물들이 확인되면서 비교적 안정적이고 무난한 식생이 이어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절대적 자연보존이 순조로워 보였고 언젠가는 일정한 탐방로를 통하여 관람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가 되었다.

 

 

 

산정화구호(山頂火口湖)를 에워싼 일대는 사방을 둘러 울창하게 숲을 이루고 있었다.

모름지기 이러한 환경을 토대로 1차적인 생태의 변화를 막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분화구 내부를 다 돌아볼 수 없어서 동식물의 식생과 공존에 관한 내용을 세밀하게 살필 수 없는 점은 못내 아쉽기도 했다.

추측을 하건대 다양한 개체가 이곳을 터전으로 삼아 성장의 진행을 하고 있을 것이다.

공교롭게도 입구에는 단풍나무가 터전으로 삼고 있었다.

푸름의 정도를 강하게 내비치면서 컬러풍의 계절을 기다리는 모습은 가히 일품이었다.

습지를 이룬 물영아리 오름이 람사르습지에 등재된 것과 관련하여 비교를 할 때, 물찻오름의 환경적 입지 또한 충분히 지정이 될 법하게 느껴졌다.

참으로 사연도 많고 환경적 요인도 특별한 오름으로 화구 주변은 말 그대로 신비감에 쌓인 곳이다.

정상부에서의 전망도 그러하지만, 굼부리가 품은 산정호수와 그 일대의 아름다움을 두고서는 영험함 마저 느끼게 했다.

복원을 위한 수단으로 식물들의 정착에 용이하게 식생 매트까지 깔아준 상태이다.

다른 식물들이 뿌리를 내리고 있었다면 좋으련만, 공교롭게도 조릿대들이 이 혜택을 받으며 성장을 하는 모습이 확인되면서 아쉬움도 따랐다.

하산길을 따르는 동안에도 상산나무와 여러 잡목들이 터전으로 삼고 있었기에 자연미를 느끼기에 너무 충분했다.

이곳의 푸름은 점차 안정적이면서 무난한 환경으로 자리 잡고 있음을 알려주었다.

하루속히 안정적 복원이 이뤄지기를 염원하였다.

자주는 아닐지라도 가끔은 보고 싶을 때 자유롭게 만나고 싶어짐은 나 아닌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본 기사는 관련 기관의 허락을 받아서 진행한 내용입니다. 제주환경일보 일원으로 참여해서 기후 변화에 따른 식생과 생태 복원 과정을 관찰하는 여정이었으며, 무단출입 시 과태료 등 엄격한 처벌을 받게 됨을 알려드립니다. 출입에 도움을 주신 관계기관 및 담당자님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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