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 '청초한 아름다움' 선비들이 가장 사랑했던 '갈매기난초' 보호 시급..
상태바
(기획연재) '청초한 아름다움' 선비들이 가장 사랑했던 '갈매기난초' 보호 시급..
  • 김평일 명예기자
  • 승인 2022.10.10 07:4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멸종위기, 제주들판 황폐화 가속화와 함께 불법채취가 가장 큰 원인

 

 

무리지어 날아가는 갈매기들이 꽃으로 환생한 갈매기난초의 고결(高潔)함에 매료된 난초의 꽃말은 ‘청초한 아름다움’으로 옛날부터 선비들은 사군자라 하여 가장 사랑했던 식물이다.

난초를 동양란과 서양란으로 구분하는데 한국, 중국, 일본 등지에서 야생하는 온대성 심비디움(cymbidium)을 동양란이라고 하고 서양에서 육종되어 수입된 난을 서양란이라고 하는데 이는 편의상 부르는 것이다.

온대성 심비디움만을 동양란이라고 한 것도 1963년 대만과 일본의 난애호가들이 공통의 명칭으로 사용하자는 제의에서 붙여진 이름일 뿐 식물학적으로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난초는 일반적인 형태가 잎은 홑잎이고 꽃은 대부분 양성이며 꽃덮이(花被)가 6개 내외인데 꽃이 나비가 날아가는 것처럼 아름답다.

 

난초의 재배는 중국이 가장 길어 3천 년 전부터 재배했다고 한다.

현재 우리가 난이라고 하는 온대성 심비디움은 10세기경부터 재배가 시작되었고 그 이전에 재배를 했다는 난은 국화과 식물인 향등골나물을 말한다.

중국 고대의 난인 향등골나물은 서기전 8세기까지는 한(蕑)이라고 불렸는데 잎 모양이 마란(馬蘭)과 비슷하다는 데서 난이라는 이름으로 바뀌었지만 10세기 이후에는 온대성 심비디움 만을 난이라고 불렀다.

향등골나물은 잎과 꽃에서 강한 향기를 풍기는 향초로 곤충의 독을 막거나 액을 쫓는데 쓰였으며 꽃을 꺾어서 구애(求愛)의 선물로 바치기도 했다.

향등골나물이 군자의 의미를 지니게 된 것은 그 시대 사람들은 덕이 청결한 군자의 성품을 나타내기 위하여 향초를 패용하기 시작한데서 유래되었다.

 

삼국유사 가락국의 수로왕이 아유타국의 공주 허황옥(許黃玉)과 그 일행을 맞이할 때 난초로 만든 마실 것과 혜초로 만든 술을 대접하였다는 기록이 있는데 이는 우리나라에서 그 시대 때 난초를 재배했음을 알 수 있는 실마리가 된다.

고려 중기의 김부식(金富軾)의 임진유감(臨津有感), 김극기(金克己)이 유감(有感)을 비롯하여 이규보(李奎報)의 난에 관한 많은 시구(詩句)들과 조선시대 김정희(金正喜)가 발견하고자 찾아 헤매다 “우리나라에는 진란이 없다. 다만 그와 비슷한 것이 있을 뿐이다.”라고 토로한 진란도 바로 난초를 가리키는 것이다.

매화, 국화, 대나무와 함께 사군자의 하나로 문인화의 소재가 된 온대성 심비디움인 난초는 중국에서도 10세기경부터 재배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도곡(陶穀)이 지은 청이록(淸異錄)에 “난 꽃한송이가 피면 그 향기는 실내에 가득차서 사람을 감싸고 열흘이 되어도 그치지 않는다.”고 하면서 중국의 강남 사람들은 난을 향조(香祖)로 삼았다.”라는 구절이 있는데 이것은 하나 줄기에 꽃한송이가 피는 춘란류를 말하는 것이다.

 

춘란류가 우리나라에서 재배하기 시작한 것은 고려 말기로 추정되는데 고려 중기의 난에 관한 시구들은 향등골나물을 난으로 쓰고 있다.

고려시대 정몽주는 어머니가 난분을 깨뜨린 태몽을 꾸고 낳았기에 정몽주(鄭夢周)라는 초명을 몽란(夢蘭)이라 하였다는 기록이 있는데 이 때 등장하는 난이 오늘날의 난이라고 힐 수 있다.

고려 말에는 우리나라 사신들이 원나라를 빈번히 오가고 원나라에 가서 벼슬도 한 사실 등으로 미루어볼 때 이 시대부터 우리나라에서 온대성 난초를 재배하였을 가능성이 높다.

고려 말의 이거인(李居仁)은 난을 재배한 것으로 유명하고 조선 초기 강희안(姜希顔)은 우리나라 자생란에 대한 관심이 높았던 사람으로 강희안은 저서 양화소록(養花小錄)에 우리나라 자생란을 심자(深紫), 담자(淡紫), 진홍, 담홍, 황란, 백란, 벽란, 녹란, 어타(魚鮀), 금전(金錢) 등으로 분류하고 재배법을 적어 놓았다.

 

경기도 지방에서는 난초꽃이 번창하면 그 집에 자손의 번창과 관련 있는 것으로 이해하여 식구들이 늘어난다는 속설이 전해지고 있고 충청북도 지방에서는 꿈에 난초가 대나무 위에서 나면 자손이 번창하고 난초꽃이 피면 그 집에서 미인을 낳는다는 속설이 전해지고 있다.

난초와 관련된 속담으로는 “난초 불붙으니 혜초 탄식한다.” 라는 말이 있는데 이것은 동류의 괴로움과 슬픔을 같이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즉 “여우가 죽으니까 토끼가 슬퍼한다.” 또는 “토끼가 죽으니 여우가 슬퍼한다.”라는 말과 같은 뜻으로 사용되는 말이다.

“여우가 죽으니까 토끼가 슬퍼한다.” 말은 자기를 잡아먹던 여우가 사라지니 토끼가 기뻐서 슬퍼한다는 말이 되고 “토끼가 죽으니 여우가 슬퍼한다.”라는 말은 토끼가 죽었으니 앞으로 뭘 먹고 살아야하나 하는 여우의 탄식이 섞인 말이다.

 

난초과 식물은 국화과 와 콩과 다음으로 큰 과 식물로 땅에서 자라는 것, 나무나 바위표면에 붙어서 자라는 것, 다른 식물에 기생하는 것 등 자라는 모습들이 다양하다.

세계적으로 난초과 식물은 약 450속 1만 5천 종이 분포되어 있는데 우리나라에는 39속 84종이 자라고 있다.

우리나라 난초과 식물의 이름 중에는 새의 이름을 사용하여 난초의 이름을 정한 식물들이 있다.

해오라비난초, 너도제비난, 나도제비난, 병아리난초, 주름제비난, 구름병아리난초, 개제비난, 포태제비난, 제비잠자리난, 제비난, 구름제비난, 산제비난, 큰제비난, 갈매기난초, 흰제비난, 큰방울새란, 방울새란, 닭의난초, 청닭의난초 등이다.

특이한 점은 야생란의 이름에 조류로는 “제비”라는 이름을 붙인 경우가 대부분이고 그 외의 해오라비, 방울새, 닭, 병아리, 갈매기 등도 사용하여 이름을 지은 경우도 있다.

 

난초과 식물 외에도 조류의 이름을 사용하여 식물의 이름으로 정한 경우가 있는데 그중에서도 제비라는 이름으로 지어진 풀들의 이름이 가장 많다.

들풀의 이름에 조류가 들어 간 들풀에는 까마귀머루, 까치고들빼기, 까치깨, 까치발, 까치수염, 갯까치수염, 게박쥐나물, 극락조화, 금강제비꽃, 금꿩의다리, 꼭지연잎꿩의다리, 꽃꿩의다리, 꽃황새냉이, 꿩의다리, 꿩의다리아재비, 꿩의바람꽃, 꿩의밥, 꿩의비름, 나도닭의덩굴, 나래박쥐나물, 남산제비꽃, 노랑매발톱, 노랑제비꽃, 단풍제비꽃, 닭의덩굴, 닭의장풀, 두루미꽃, 두루미천남성, 두메황새풀, 둥근잎꿩의비름, 둥근털제비꽃, 매발톱, 뫼제비꽃, 물까치수염, 민박쥐나물, 박쥐나물, 발톱꿩의다리, 방울새풀, 버들까치수염, 벌레잡이제비꽃, 병아리다리, 병아리방동사니, 병아리풀, 뻐꾹나리, 뻐꾹채, 산꿩의다리, 산꿩의밥, 삼색제비꽃, 새끼꿩의비름, 서울제비꽃, 선제비꽃, 섬공작고사리, 섬꿩의비름, 세잎꿩의비름, 알록제비꽃, 애기황새풀, 연잎꿩의다리, 왜제비꽃, 왜졸방제비꽃, 은꿩의다리, 자주꿩의다리, 자주알록제비꽃, 자주잎제비꽃, 잔털제비꽃, 창백제비꽃, 제비꽃, 제비꿀, 제비동자꽃, 제비붓꽃, 제비쑥, 제비콩, 졸방제비꽃, 좀꿩의다리, 줄민둥제비꽃, 짐퍼리까치수염, 참꿩의다리, 참박쥐나물, 참새귀리, 콩제비꽃, 큰까치수염, 큰꿩의비름, 큰닭의덩굴, 큰닭의장풀, 큰두루미꽃, 큰제비꼬깔, 털제비꽃, 하늘매발톱, 호제비꽃, 홍도까치수염, 황새냉이, 황새풀, 흰민둥뫼제비꽃, 흰젖제비꽃, 흰제비꽃, 흰큰방울새란, 흰털제비꽃 등이 있다.

조류를 이름에 사용한 이름 중에 난초과 식물에 ‘갈매기난초’가 있다.

갈매기난초의 꽃말은 ‘고결한 마음’이다.

 

조류인 ‘갈매기’라는 말을 사용하여 ‘갈매기난초’라는 이름을 붙이게 된 이유에 대해 그 유래를 고찰해 봤다.

갈매기는 우리나라 해안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조류 중 한 종류이다.

갈매기는 세계적으로는 약 86종이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중에서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갈매기는 붉은부리갈매기, 재갈매기, 괭이갈매기, 검은머리갈매기, 목테갈매기, 세가락갈매기 등 8종 의 갈매기속에 속하는 갈매기와 흰죽지갈매기, 쇠제비갈매기 등 3종의 제비갈매기속 갈매기들이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갈매기들 중에 괭이갈매기를 제외한 모든 갈매기들은 철새들인데 괭이갈매기는 텃새로 제주도 해안에서 늘 볼 수 있는 조류이다.

괭이갈매기는 우는소리가 “고양이의 울음소리를 닮았다 .”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괭이갈매기는 동북아시아에 국한된 종으로 우리나라 연안 특히 무인도에서 집단으로 번식을 하는 갈매기다.

철새 갈매기 중에는 6종의 갈매기는 겨울철새이고 1종은 여름새철새이며 나머지 갈매기 1종은 길을 잃은 철새(迷鳥) 또는 나그네 철새라고 한다.

갈매기들이 나는 모습을 보면 독수리처럼 늠름한 모습이다.

야생화에 갈매기라는 이름이 붙은 이유는 꽃모습이 갈매기들이 날개를 활짝 펴고 날아가는 모습과 유사하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갈매기난초를 보면 갈매기들이 군무를 추는 모습을 상상하게 된다.

갈매기난초는 무리지어 날아가는 갈매기들이 꽃으로 승화 된 것 같은 모습을 연상하게 하는 야생화(들꽃)이다

 

갈매기난초의 꿈

 

잊었다.

잊은 지 오래 되었다.

왜 숲속에 들어와 살게 되었는지를 잊었다.

모든 것 잊어버렸지만

무언가 실낱같은 그리운 빛 남아있어

가끔은 날아가고 싶다.

그래서 몸이 쑤신다.

딱히 보고 싶은 것 없을지라도

무엇이라도 보면 생각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감춰져 있던 꿈이

숲속에서 오랫동안 숨겨져 있어야만 했던 꿈이

바다를 향해 창공을 날아가라 한다.

(유유님의 시집 “꽃노래”에서 “갈매기난초의 숨은 꿈”을 옮기다.)

 

유유님은 “창공을 향해 훨훨 날아가는 갈매기처럼 갈매기난초도 언젠가는 운둔의 시간에서 깨어나 날개를 펴고 창공을 훨훨 날아오르려고 꿈”을 꾸고 있다고 노래하고 있다.

 

 

2020년 12월 제주도 일간지에 ‘어느 사진가 집념의 결실’이라는 글이 실렸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50여 년 동안 사진을 담아 온 제주 야생란 사진작가 이경서(李景瑞)씨 이야기이다,

그가 야생란(野生蘭)을 접하게 된 것은 1970년대로 한라산 들판 숲속에서 처음으로 마주한 갈매기난초의 꽃에 반해 “야생란이 찍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고 그가 야생란과 인연을 맺게 되었다고 한다.

야생란은 촬영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언제, 어느 곳에 어떤 야생란이 자생하고 있는지에 대해 알아야하는데 당시에는 야생란에 대해 아는 사람이나 소개하는 문헌이 없어서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고 한다.

직접 한라산 구석구석을 야생란을 찾아 헤매며 80여종의 제주야생란을 찾아서 사진을 촬영했으며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줄무늬사철란, 노랑제주무엽란, 제주무엽란, 탐라난” 등이 제주에 자생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미기록종을 발견한 것이 야생란을 담으면서 가장 보람 있었던 일이라고 회고를 한다.

그러나 일본강점기에 일본인들이 찾아냈었다는 ‘개미난초와 한라잠자리란’은 멸종되었는지 끝내 찾지 못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아 있다”고 했다.

제주도에서 시작한 야생란에 대한 사랑이 우리나라 곳곳과 백두산까지 찾아가서 그곳에 서식하는 야생란을 찾아내어 ‘제주도 야생난초’, ‘한국의 야생난초’, ‘아름다운 우리 자생란’, ‘한국 야생난’(공저)등 여러 권의 야생란 도감을 발간하였고 전시회도 수차례 열었다.

그는 이제 우리나라에서는 독보적인 야생란 사진작가가 되었다.

그는 50여 년 동안 촬영한 야생란 사진 필름들을 제주도의 후학들을 위해 전문기관에 기증하겠다고 했는데 ‘코로나19’로 가뜩이나 움츠러든 마음을 훈훈하게 녹이면서 여러 사람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사람마다 어떤 일에 하게 되는 데는 우연이든 필연이든 동기가 있기 마련이다.

필자도 야생화에 매료된 동기가 있다.

우연히 제주도 사진작가 한분이 저술한 제주야생란 도감을 접하게 되었고 제주야생란 첫 페이지에 수록된 ‘나도수정초’라는 야생화를 봤는데 ‘나도수정초’‘라는 식물은 이제까지 듣도 보도 못한 식물로 이런 식물도 야생화라고 하는구나! 하고 생각하면서 현장에 가서 ’나도수정초‘를 직접 봐야지 생각하고 ’나도수정초‘를 찾아 나선 것이 야생화에 심취하게 된 동기다.

숲속 현장에서 만난 ’나도수정초‘는 지구상에 존재하는 식물체라기보다는 외계에서나 볼 수 있는 식물체처럼 꽃, 줄기, 잎 등 식물체 전체가 수정처럼 하얗게 생겼는데 이는 마치 겨울왕국이라는 영화의 한 장면을 연상하게 하는 특이한 식물체다.

지금까지 식물들은 광합성 작용을 하므로 식물체는 초록색이라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갖고 있었는데 이 식물체를 보는 순간 지금까지 가졌던 생각이 잘못되었음을 인지하게 되었고 그 순간부터 필자가 지녔던 고정관념이 깨지게 되었다.

’나도수정초‘를 만나 이후 그 동안 풍경사진만을 담으러 다녔던 활동을 모두 접고 제주 들판에 서식하는 야생화(들꽃)를 찾아 야생화와 대면하는 시간을 갖게 되었는데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몇 년 전 이야기다.

어느 모임에서 실시한 올레걷기에 참가를 했는데 내 주변에서 걷던 여인들이 길가에서 보이는 야생화를 보고 이름이 뭐와 같다고 아니다 하면서 설왕설래를 한다.

그 야생화는 내가 이름을 알고 있는 야생화이므로 그들에게 그 야생화 이름을 알려 주었다.

야생화 촬영을 하면서 야생화에 대해 자세히 알기 위해 야생화 도감을 구입하여 조금 공부를 했는데 그 때 알게 된 얄팍한 지식으로 야생화 이름을 말해 준 것이다.

조금 아는 얄팍한 지식으로 한 말을 들은 상대방은 대단한 걸 알고 있구나 하고는 올레 길에서 보이는 야생화에 대해 이것저것 이름들을 물어 왔다.

물어 오는 야생화에는 이름을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더 많았지만 모르면서도 비슷한 식물을 생각하면서 대충 대충 대답을 한 것 같다.

그런데 같이 걷던 한 여인이 자기네 집에 이름은 모르지만 멋진 꽃을 피운 야생화가 있다고 자랑을 하면서 핸드폰으로 찍은 사진을 보여 준다.

핸드폰에 찍힌 사진은 야생화인 갈매기난초였다.

여인의 자랑을 들으면서 갈매기난초가 있다는 그 여인이 사는 집을 상상해 봤다.

제주시내에서 벗어난 교외 한적한 곳에 널찍한 정원과 화원이 있는 주택을 마련하여 사는 분이라고 단정하면서......

옆 사람이 이야기를 해주는데 그 여인은 제주시내 한복판 아파트에 산다고 했다.

궁금증이 발동하여 그 여인에게 갈매기난초가 어떻게 집에서 꽃을 피고 있는지를 물었더니 며칠 전 친구들과 고사리 채취를 하러 숲속 들판에 갔다가 키가 크면서도 멋진 꽃이 핀 야생화를 보고 아무 생각도 없이 꽃이 곱다는 생각만으로 뽑아 왔다고 한다.

사람들은 꽃이 고운 야생화를 보면 뽑아오려는 생각들이 나는 모양이다.

 

자생지에서 아름다운 야생화들이 하나 둘 사라지는 원인이 사람들이 뽑아가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건 함부로 뽑아 오면 안 된다고 이야기를 하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았지만 당신이 뭔데 이래라 저래라 하느냐고 한다면 싸움판이 일어 날 것 같아서 마음을 달래며 꾹꾹 참고 올레 길을 걸었다.

일생동안 야생란을 찾아서 도감을 편찬하고 그 동안 담아 온 야생화 자료 모두를 후학들을 위해 기증을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혼자만 보려고 야생화를 캐오는 사람도 있어서 두 이야기가 너무나 대조적인 이야기여서 여기에 소개했다.

야생화를 혼자만 독차지하려고 하거나 돈벌이로 생각을 하고 불법으로 채취를 하는 사람들로 인해서 제주의 들판에서 야생란이나 야생화들이 해가 갈수록 사라져 얼마 전까지만 해도 흔하게 보이던 야생화가 이제는 귀하게 되었고 심지어는 멸종위기에 까지 이르게 되어 보물섬 제주들판이 황폐화가 가속화되는 가장 큰 원인이 되고 있다.

제주도는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보물섬이다.

제주 들판에 핀 야생화를 여러 가지 이유로 사람들이 뽑아간다면 제주 들판에 자생하는 야생화들은 언젠가는 멸종하게 될 것이다.

알고 또는 모르고 이런 일들이 계속적으로 생겨나지 않도록 야생화가 제주보물섬을 이루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라는 걸 관계기관이나 매스컴 등에서 도민들에게 인식시켜야 된다고 생각한다.

 

필자도 그에 일조를 해야겠다는 사명으로 제주환경일보에 ’한비의 제주들꽃 이야기‘라는 주제로 야생화에 대한 글을 쓰게 되었고 그동안 들판에서 사라져가는 들꽃들을 보면서 “새롭게 사라져 가는 제주의 들꽃”이라는 주제로 도채나 남획, 기후변화, 지형변화, 개발 등으로 사라져가는 들꽃들에 대한 글을 작성하여 보도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자생하는 난초과 식물들은 한국특산종으로 제주도와 울릉도를 포함한 남해안 섬 지방에 소수가 자생하나 대부분의 난초과 식물들은 기후가 온난한 제주도에서 자생하고 있어 제주도는 우리나라 난초과 식물의 보고다.

난초과 식물들은 환경에 매우 민감해서 다른 식물에 비해 해걸이도 심하고 성장도 느리며 분포지역도 작은데 사람들이 관상이나 판매목적으로 불법으로 채취하고 있어서 보존이 아주 어려운 실정이다.

갈매기난초는 제주도와 전라남도 일부지역과 강원도 평창 일대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 풀이다.

갈매기난초는 습도가 높은 반그늘 밑에 유기질이 풍부한 곳에서 자라는데 키는 50㎝내외로 자라고 잎은 긴 타원형이며 잎 끝은 뾰족하다.

꽃은 6~7월경에 긴 꽃줄기에 갈매기처럼 생긴 흰색의 작은 꽃들이 많이 달리고 열매는 8월경에 긴 타원형으로 익는데 열매 안에는 많은 종자가 들어 있다.

육지지역에서는 이 식물을 지역 멸종위기종으로 분류하여 자생지를 철저히 보호하고 있으나 제주에는 갈매기난초가 흔한 식물이라는 생각을 해서인지 자생지 보호는 커녕 관계기관에서 자생지 실태조사나 자생지를 보호하려는 조금의 움직임도 찾아 볼 수 없어 너무 안일하게 대하고 있다.

그런 이유 때문에 갈매기난초들의 자생지를 가보면 꽃이 피어 있는 곳에는 어김없이 사람들의 손길이 닿아 어떤 곳에서는 뽑아 간 흔적들을 쉽게 볼 수가 있다.

자생지에 핀 들꽃들이 아무리 아름다워도 그대로 두고 여러 사람이 감상할 수 있도록 관련기관에서는 자생지 난초를 보호해야 하고 사람들에게도 자생지난초를 보호해야하는 마음을 기르기 위하여 그에 알맞은 계도가 필요하다.

최근 들어 세계 각국은 나라마다 자국에 자생하는 자생식물을 보호하고 보존하기 위한 식물자원 전쟁이 일어나고 있는데 우리나라의 현실은 그에 따라가지 못하는 걸 보면 안타까운 심정이다.

들꽃들이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것만큼 자생지를 보존하고 보호하고 아끼는 마음들을 제주도민 모두가 가질 때 세계인이 부러워하는 세계자연유산을 간직한 보물섬이 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