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외한 행정..생태계 보고 습지 훼손”
상태바
“문외한 행정..생태계 보고 습지 훼손”
  • 김태홍 기자
  • 승인 2012.10.08 14: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불필요한 사방댐 건설공사,송천습지 원형 훼손
헬기도 없이 산불진화용 물가두기 사업 말썽

 
서귀포시에서 추진하는 물가두기 사방댐 건설공사로 인해 하천습지의 원형이 훼손되고 있을 뿐 아니라, 사업시행의 타당성이 부족해 예산낭비라는 지적이다.


시는 올해 6월 사업비 6억7천6백만 원을 투입, 남원읍 수망리 물영아리오름 북쪽에 위치한 송천에 ‘물가두기 사방댐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이 사업은 산불진화용 헬기의 방화수를 공급하기 위해 기존에 자연적으로 형성된 송천 습지를 활용하여 저수용량을 약 1만6천 톤 규모로 확장하기 위한 작업이다.


현재 공정진행은 30% 정도에 달하고 있으며, 습지 하류에 콘크리트댐을 쌓아 물높이를 1m 높이고, 습지의 오른쪽 퇴적지를 준설, 저수면적을 넓히는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제주도내 하천의 고유한 경관은 건천 속에 위치한 자그마한 소(沼, 물웅덩이)가 불연속적으로 형성되면서 그곳을 기반으로 식생이 어우러진 소규모 습지생태계가 특징이다.


또한 이러한 물웅덩이들은 봉천수로서 용천수가 흔치않은 중산간 지역에서 제주도민들과 가축, 그리고 야생동물들에게 중요한 식수원으로 기능을 했다.

 

하지만 이 사업으로 인해 송천이 간직하고 있는 자연형 하천의 원형은 심각하게 훼손됐을 뿐더러 우거진 나무들로 하늘이 가려진 숲 속의 고요한 호수였던 송천 습지는 단순한 대규모 물통으로 전락해버렸다.


특히 공사가 완료되면 습지 호안은 전석쌓기로 마무리될 예정이며, 땅과 물을 이어주는 핵심 생태연결고리도 사라질 전망이다.


또한 이곳은 국제적인 보호지역인 ‘람사르습지’로 지정된 물영아리오름습지와 1km도 떨어지지 않은 매우 인접한 지역이고, 천연기념물인 원앙이 서식하는 곳이기 때문에 사방댐개발과 헬기 방화수 공급으로 인해 훼손되는 환경영향은 매우 큰 지역이다.


한편 사업지역 인근에 위치한 헬기계류장에 임시 배치되고 있는 산불진화헬기는 약 4km 떨어진 한진그룹 소유 제동목장의 17 톤 규모 저수지에서 방화수를 공급받고 있다.


따라서 굳이 자연형 하천습지를 훼손하면서 바로 인접한 기존 저수지 용량의 10%에도 못 미치는 소규모 저수지를 추가로 만들 필요가 있었는지 사업의 타당성을 다시 한 번 돌아봐야 할 것이다.


서귀포시는 저수지의 위치가 서귀포시가 아닌 제주시 조천읍 교래리에 위치하기 때문에 서귀포시 행정구역 내에서 별도의 저수지가 필요하다는 입장에서 추진한 사업이라는 주장이다.


결국 이 사업은 소생물권이 중심을 이룬 제주도 하천습지 환경의 특성을 무시한 채, 행정편의 주의적 발상에서 시작된 불필요한 사업으로 자연환경을 파괴하고, 예산도 낭비하는 잘못된 정책으로 손꼽히게 됐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