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 데스크칼럼) “왜, 나무와 싸움을 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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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 데스크칼럼) “왜, 나무와 싸움을 해야 하나..?”
  • 고현준
  • 승인 2022.12.31 23:0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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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기 바랍니다.

 

 

깨달음에 이른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부처님이 제자들과 함께 앉아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한 남자가 달려 들어오더니 다짜고짜 부처님을 향해 온갖 욕을 다 하며 성을 내는 것이었다.

제자들은 매우 화가 났지만 부처님이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자 부글부글하면서도 그냥 앉아 있을 수 밖에 없었다.

그 남자가 돌아 가자 제자들이 부처님께 물었다.

“왜 스승님께서는 그런 욕을 듣고도 가만히 있었습니까..? 저희들이 너무 화가나서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하고 분을 삭이지 못했다.

그때 부처님은 말했다.

“내가 길을 가다가 나뭇잎이 하나 내 옷 위로 떨어졌다. 그것이 그 길을 지나던 나의 잘못이냐 나뭇잎을 떨어뜨린 그 나무의 잘못이냐..?”

“그거야 우연히 지나가다 나뭇잎이 옷 위에 떨어진 것일 뿐 누구의 잘못도 아닙니다.”라고 제자들이 답했다.

부처님은 그들을 향해 “그 남자도 마찬가지이다. 내가 지나가다 나뭇잎이 내 옷 위로 떨어진 것일 뿐인데 내가 왜 그 나무와 싸울 필요가 있겠는가..?”

 

살다 보면, 우린 너무나 작은 일에 아주 빨리 반응하는 경우가 많다.

차를 몰고 가는데, 양보를 하지 않으려는 사람..

그를 쫓아가 몽둥이를 들이대는 사람 등등..

살다 보면 별의 별 사람을 다 만난다.

일종의 분노조절장애라고 하던가..

사실 나뭇잎 하나 내 옷을 스쳤을 뿐인데..하고 생각해 버린다면 그냥 넘어갈 일도 많은 사람들은 일단 화부터 내버리고 만다.

그냥 지나가다 우연히 마주친 아주 작은 약간의 사건에 불과할 뿐인데 나무와 싸움을 걸려고 하는 격이다.

새해에는, 좀 더 너그러운 마음으로 새해를 맞이하자는 뜻에서 부처님의 일화를 하나 적어보았다.

계묘년은 검은 토끼의 해이다. 계묘년은 육십갑자의 마흔 번째에 자리한다. 천간은 흑색을 상징하며, 지지는 토끼를 상징한다. 또한 육십간지가 드디어 2023년이 되어 100번째를 돌파한 해가 되었다고 전문가들은 해설하고 있다

이솝우화속 토끼와 별주부전 토끼를 우리는 기억한다.

옛날 옛적에, 토끼와 거북이가 살고 있었다. 토끼는 매우 빨랐고, 거북이는 매우 느렸다. 어느날 토끼가 거북이를 느림보라고 놀려대자, 거북이는 자극을 받고 토끼에게 달리기 경주를 제안하였다.

경주를 시작한 토끼는 거북이가 한참 뒤진 것을 보고 안심을 하고 중간에 낮잠을 잔다. 그런데 토끼가 잠을 길게 자자 거북이는 토끼를 지나친다.

잠에서 문득 깬 토끼는 거북이가 자신을 추월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고 빨리 뛰어가보지만 결과는 거북이의 승리였다.

"천천히 노력하는 자가 승리한다"는 교훈이 담겨 있는 이야기지만 이후 토끼는 똑똑하나 게으른 사람을 상징하게 됐다.

비슷한 이야기로 별주부전도 있다.

토끼전에서는 거북이 대신 자라가 등장한다. 자라는 비록 마지막에는 꾀많은 토끼에게 속았으나 용왕님이 병에 걸려 토끼의 간을 구해 낫도록 하기 위해 육지까지 올라와 토끼를 데려오는 충성심을 나타낸다.

반면 거기서도 토끼는 자신의 죽음을 피하기 위해 용왕님을 속이고 자라에게도 화풀이를 하는 나쁜 주인공으로 묘사된다.

아마 자신의 장점을 너무 과신하지 말라는 의미와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살라는 뜻이 함께 담겨 있는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토끼는 우리가 사랑하는 지혜롭고 평화로운 동물임에 틀림이 없다.

사라봉에 가 보면, 살이 찌고 크게 자란 토끼 몇 마리가 살고 있다.

우리 마음속에는 아직 그 옛날 달에서 방아를 찧던 토끼의 추억이 남아있고, 토끼풀을 귀엽게 먹고 있는 작디작은 토끼의 모습이 미울 리 없다.

새해를 맞아 토끼처럼 지혜롭고 빠른, 모두가 본연의 참모습을 찾는 그런 소망의 한 해가 되기를 희망해 본다.

 

 

독자 여러분 ..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기 바랍니다.

 

2023년 계묘년 새 날에..

제주환경일보 임직원 일동 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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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찬숙 2023-01-01 10:55:38
늘 발빠르게 모아주시는 글들에서 제주사랑을 몸껏 마음껏 느껴본해도 저물고가 다시 새로운 태양을 업고온 새해에도 맘껏 기대하렵니다^^ 그대의 손끝에서 느껴지는 제주의 모든것들을 사랑합니다^^김찬숙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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