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토문화] 석벽의 돌 이용 불상 조각..서귀동 정방굴 석조여래좌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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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토문화] 석벽의 돌 이용 불상 조각..서귀동 정방굴 석조여래좌상
  • 고영철(제주문화유산답사회장)
  • 승인 2023.01.25 13: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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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대 김서연 남제주군수(1971.08.∼1973.08.) 재직시 그의 주도로 만들었다

서귀동 정방굴 석조여래좌상

 

위치 ; 서귀동 93-19번지의 바다쪽 절벽 아래. 정방폭포에서 서쪽으로 직선 거리 180m 지점
시대 ; 대한민국
유형 ; 불교유적(석불)

 

정방동_정방굴석불

 

정방폭포에서 서쪽 절벽에는 커다란 해식동굴이 있다. 입구 높이는 10m에 이르는데 점점 낮아지고 좁아져서 깊이 30m 정도에 이르러서 막혀 있다.

입구에서 약 17m 지점 동쪽 석벽의 돌을 이용하여 불상을 조각하였다. 사람이 안전하게 서서 작업하기에는 적당하지 않은 곳이다.

불상의 전체 높이는 320㎝, 두상 높이 95㎝, 어깨 너비 170㎝, 양 무릎 사이는 230㎝이며 바다를 바라보는 방향으로 앉아 있다.

머리는 나발(螺髮)이며 미간(眉間)에는 백호(白毫)를 표시하였고 눈은 반쯤 감아 선정(禪定)에 든 모습을 표현하였다.

목에는 깨달음의 상징인 삼도를 표현하였고, 법의는 오른쪽 어깨를 드러낸 편단우견(偏袒右肩)이다.

손 모양은 석가모니 부처님이 불과를 이룰 때 부처님의 공덕을 지신(地神)이 증명한 항마촉지인(降魔觸地印)이다.

다만 왼손의 엄지손가락은 파손되어 있다. 무릎을 덮고 있는 법의 자락의 의문(衣紋)은 물 흐르듯 자연스러우며 길상좌(吉祥坐) 자세이다. 연화대는 따로 조각되어 있지 않다. 앞에 향로가 조각되어 있다.

양 어깨 부분에는 시멘트와 자갈을 섞어 보완하였다. 처음에는 돌로 조각한 것이 파손되어서 시멘트로 보완한 것인지, 아니면 처음부터 석벽이 좁아서 시멘트로 한 것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가슴에서부터 아래쪽에는 굴 천장에서 떨어지는 물 때문에 검은녹색 이끼가 끼어 있다. 전체적으로 균형잡힌 모습이나 투박하게 느껴진다. 투박하지만 전문석공의 작품임에 틀림없다.

불상의 앞 아래 석벽에는 가는 선으로 거북등 무늬가 그려져 있는데 무엇을 뜻하는지 알 수 없다.

이 불상은 제18대 김서연 남제주군수(1971.08.∼1973.08.) 재직시 그의 주도로 만들었다고 한다. 김군수는 외국 여행에서 본 경험을 바탕으로 여러 관광 시설을 구상했는데 천지연폭포 입구와 안덕계곡 입구에 돌할으방을 설치하기도 했으며 이 석불도 그 때 설치한 것이다.

제주도 출신 석공들은 불상을 만들어 본 경험이 없다고 하여 전남 출신 석공이 일하는 서울석재사에 의뢰하여 제작하였다고 한다.

다만 이곳에 석불을 조성한 것은 관광 목적뿐만 아니라 서쪽 60m밖에 안 되는 가까운 거리에 4·3 때 많은 사람들이 희생된 소남머리가 있으므로 그곳에서 희생된 넋을 추념하기 위한 목적도 있었다고 한다.
《작성 150719, 보완 20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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