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들꽃] 소금 귀했던 시절, 열매는 소금대용.. 붉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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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들꽃] 소금 귀했던 시절, 열매는 소금대용.. 붉나무
  • 김평일 한라야생화회 회장
  • 승인 2023.01.30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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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평일 한라야생화회 회장

붉나무

 

이름만큼이나 붉게 물드는 단풍잎을 가진 나무가 붉나무다.

우리나라는 봄, 여름, 가을, 겨울 사철 구분이 뚜렷한 신이 주신 축복받은 나라라고 할 수 있다.

지구상에는 1년 내내 여름만 계속되는 열매지방, 연중 눈만 내리는 혹한 지대, 풀 한포기 제대로 자라기 어려운 사막지대 등 연중 사철을 볼 수 있는 나라가 그리 흔치가 않다.

가을이 되면 산과 들에 형형색색으로 물든 단풍들은 가을이 주는 큰 선물이다.

 

아름다운 단풍과 함께 가을의 정취를 만끽하기 위해 사람들은 산으로 들로 찾아간다.

지난해 단풍은 지난해 9월에 우리나라로 불어 온 [힌남노]라는 태풍으로 인해서 예년보다 좀 늦게 시작되었지만 다행히 단풍색은 예년과 비슷하게 곱고 예쁘게 물들었다.

단풍의 색중에서 으뜸가는 색은 붉은색이라고 할 수 있다.

단풍하면 누구나 단풍나무를 생각하게 된다.

단풍나무의 단풍색도 붉은색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을을 붉게 물들이는 나무 중에 대표적인 나무는 단풍나무가 아니고 붉나무다.

단풍잎이 얼마나 붉었으면 식물의 이름이 붉나무일까? 하고 생각을 해 본다.

붉나무는 이름에서부터 붉은색이 연상되는 나무다.

붉나무를 부르는 이름이 지방마다 다르다.

 

전라도에서는 불타는 것처럼 붉다 하여 불나무, 강원도에서는 뿔나무, 경상도에서는 굴나무로 부른다.

붉나무는 우리나라 어느 곳에서나 쉽게 볼 수 있는데 척박하고 양지바른 바위 지역이나 들판에서 자란다.

성장 속도가 빠르나 수명은 짧은 나무다.

붉나무의 모양과 생김새는 옻나무와 매우 비슷하지만 잎줄기에 양 날개가 있어 잎을 보면 쉽게 구별을 할 수 있다.

붉나무는 옻나무와 달리 독성이 없다고 알려져 있지만 간혹 피부가 예민한 사람들은 붉나무를 만지면 두드러기가 나는 경우가 있으니 주의가 필요한 나무다.

붉나무 열매는 소금이 귀했던 시절에는 소금대용으로 썼다고 한다.

 

또, 붉나무에는 여러 가지 병을 치료하는 약재인 오배자(五倍子)라는 귀중한 한방 약재가 달리는데 오배자는 잎자루 날개에 열매처럼 보이는 주머니 모양의 벌레집(蟲)으로 그속에 진딧물이 기생하면서 잎의 진액을 빨아 먹어 그 주변이 부풀어 오른 벌레집으로 초기에는 연두색이다가 점차 붉은색이 짙어진다.

7, 8월경 진딧물이 다 자라 구멍을 뚫고 탈출하기 전에 따서 불에 쬐어 벌레를 제거한 뒤 햇볕에 말린 것을 오배자라고 한다.

오배자는 '동의보감'에 “피부가 헐거나 버짐이 생겨 가렵고 고름이나 진물이 나는 것을 낫게 하고 특히 아이들 얼굴에 생기는 종기와 부인병을 치료하는 데 좋다.”고 했다.

또, 붉나무는 귀신이 무서워하는 나무라고 한다.

예로부터 붉은색은 나쁜 것을 쫓는다는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

동지에 팥죽을 먹는 것도 붉은 팥이 악귀를 쫓을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붉나무 가을에 잎이 붉게 물들고 열매 또한 붉으므로 나쁜 것을 물리쳐준다고 여겨 붉나무는 복숭아나무처럼 귀신을 쫓는 나무로 사용했다.

<해동농서>에서는 붉나무로 갓끈이나 구슬을 만들어 차고 다니면 사악한 것과 전염병을 물리칠 수 있다고 하였다.

 

붉나무.

붉나무는 옻나무과 붉나무속의 낙엽 소교목이다.

붉나무를 다른 이름으로 오배자나무, 염부목, 굴나무, 뿔나무, 불나무소금나무, 짠나무라고 부른다.

전국의 산야에서 자란다.

꽃은 7월부터 9월까지 암수딴그루로 피는데 원뿔 모양 꽃차례에 살포시 내려앉은 눈송이처럼 아주 작은 연노란색이나 하얀 꽃이 빼곡하게 뭉쳐서 핀다.

잎은 타원형으로 작은 잎이 나란히 붙어서 큰 잎을 이루는 깃꼴겹잎이다.

줄기는 7m정도 자라는데 수피는 표면이 미끄럽고 반들거리는 특징이 있으며 생나무를 태웠을 때는 매끄러운 수피가 터지면서 '타다닥'하고 폭죽 터지는 소리가 난다.

열매는 팥알만 한 납작하고 둥근 열매가 수도 없이 달리는데 열매에는 소금 성분이 있어서 옛날에는 뜨거운 물에 담가 우려낸 후 간수로 사용하였고 동치미를 담글 때는 붉나무 가지를 넣어 간을 맞추기도 하였다고 한다.

 

한비 김평일 한라야생화회 회장은..

   
한비 김평일 선생

한비 김평일(金平一) 선생은 지난 40여년동안 도내 초등학교에서 교편생활을 했다.
퇴직 후 (사)제주바다사랑실천협의회를 창설, 5년동안 회장직을 맡아 제주바다환경 개선에 이바지 했으며 지난 2015년도 한라일보사가 주관한 한라환경대상에서 전체부문 대상을 수상한 인물이다.
전국 실버인터넷경진대회(2002년)에서도 대상을 수상한 바 있으며 교직근무시에는 한국교육자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사진에 취미를 가지고 풍경사진 위주로 제주의 풍광을 담아 오다 제주의 들꽃에 매료되어 야생화 사진을 촬영하고 있으며 현재 한라야생화회 회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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