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들꽃] 앙증맞은 이름..논뚝외풀
상태바
[제주의 들꽃] 앙증맞은 이름..논뚝외풀
  • 김평일(한라아생화회 회장)
  • 승인 2023.03.27 07: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평일(한라아생화회 회장)

 

논뚝외풀

 

우리나라는 예부터 동방예의지국(東方禮義之國)이라고 불렀다.

이 말은 우리 스스로가 만든 말이 아니고 이웃에 있던 나라들이 불렀던 말로 우리 조상들이 예의 바른 생활을 영위해 왔기 때문에 불리운 이름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본다.

동방예의지국(東方禮義之國)이란 말은 '예의를 잘 지키는 동쪽의 나라'라고 중국에서 우리나라를 일컫던 말이다.

당시 중국은 동북아시아에서 가장 강한 나라로 중국이 우리나라를 동방예의지국(東方禮義之國)이라고 칭했기 때문에 그 이웃에 있는 나라도 마찬가지로 우리나라를 중국처럼 별칭처럼 불렀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해 본다.

그래서인지 우리 선조들은 천대받는 잡초와 외로이 피어난 들꽃들도 귀엽거나 아름답거나 때로는 해학적인 이름을 달아 주어 스스럼없이 불렀다.

들판에서 자라는 온갖 잡초들 중에는 농사에 방해를 주어 귀찮게 하는 잡초들에게도 조상들은 재미있고 앙증맞은 이름표를 달아 주었다.

 

김춘수님의 '꽃'이라는 시에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이하 생략)고 하는데

사람이건 동물이건 식물이건 이름이 중요한 것 같다.

이름을 알았을 때 관심이 더 가기 마련이다.

각시붓꽃, 감자난초, 갯장대, 구상난풀, 국화방망이, 노랑제비꽃, 변산바람꽃, 세복수초, 금계국, 금꿩의다리, 금낭화, 쇠별꽃, 남바람꽃, 자주쓴풀, 한라꽃향유, 여름새우난초, 달맞이꽃, 천마.....

 

동네주변이나 길모퉁이, 논밭이나 들길, 바닷가, 오름이나 한라산, 곶자왈과 계곡 등 사람들이 발길이 닿거나 말거나 이 구석 저 구석에 웅크리고 꽃이 피는 들꽃들을 그 모양새에 따라서 예쁜 이름들을 지어 주었다.

뱀무, 타래난초, 개구리미나리, 나도냉이, 주걱개망초, 바들강아지풀, 각시비름, 꿩의밥, 산여뀌, 논뚝외풀, 꿩의다리, 파드득나물.......

들꽃의 이름들 중에는 소담스러운 이름들도 있다.

파리지옥, 통통마디, 진범, 개불알풀, 애기똥풀, 며느리밑씻개, 노루오줌, 중대가리풀..........

해악이 넘치는 이름들도 있다.

어떻게 이런 아름다운 이름을 붙여 주었을까.

묘사력이 생생하고 운율과 음감이 살아 있는 이름들이다.

농사를 짓는데 저주(?)의 대상인 잡초에도 귀한 이름을 붙였다는 것으로 조상들에게 머리가 숙여진다.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작디작은 잡초(야생화)지만 모양과 성격에 걸맞은 앙증맞은 이름들을 달아주었다.

 

우리나라는 4계절이 뚜렷한 나라다.

그러므로 들꽃들도 계절에 맞추어서 꽃들을 피운다.

가을 초입에 들어서면 한라산에는 북녘에서 불어오는 찬바람이 닥치기전에 고산식물들은 마지막 한 송이라도 더 꽃을 피우려고 애를 쓴다.

이때부터 낮과 밤의 기온 차가 나기 때문에 나뭇잎은 엽록소 활동을 중단하고 노란색, 붉은 색 등으로 곱게 나뭇잎들이 물들기 시작해서 그 모습이 그대로 산 아래로 서서히 내려온다.

이 시기가 되면 가을꽃들이 오름과 들판을 꽃밭으로 장식을 한다.

대부분 사람들은 들꽃들 중에 꽃으로 보질 않고 그저 한낱 잡초로 보는 꽃들도 있다.

들녘 곳곳에서 피어나는 작은 풀꽃(잡초꽃)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볼수록 김춘수 시인의 말처럼 귀엽고 아름답기 그지없다.

등에풀, 섬갯쑥부쟁이, 왕고들빼기, 한라꽃향유, 미꾸리낚시, 고마리, 여뀌, 개여뀌, 쥐꼬리망초, 물옥잠, 물달개비, 바보여뀌, 감국, 논뚝외풀, 주름잎, 쥐깨풀, 물마디꽃, 물봉선, 별나팔꽃....

많은 잡초 같은 작은 풀꽃들이 형형색색으로 피어난다.

 

논뚝외풀.

논뚝외풀은 현삼과 외풀속의 한해살이풀이다.

외풀처럼 생긴 풀이 논뚝에서 흔히 자라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다른 이름으로는 드럼고추, 고추풀이라고도 한다.

우리나라 중부지방 이남의 논뚝이나 습한 밭, 들에서 자라는 자생식물이다.

꽃은 9월에 연한 홍자색으로 잎겨드랑이에 1개씩 달리고 꽃자루는 옆으로 퍼지고 수술은 4개 인데 앞쪽의 2개는 꽃밥 끝이 뾰족하게 자라서 가지처럼 되며 밑부분에 있는 2개는 길고 각각 1개의 돌기가 있다.

잎은 마주나는데 좁고 긴 창모양이고 가장자리에는 낮고 편평한 톱니(鋸齒)가 있다.

줄기는 15cm 정도 자라고 털이 없다.

열매는 삭과로 선형이고 작은 종자가 많이 들어 있다.

 

 

 

한비 김평일 한라야생화회 회장은..

   
한비 김평일 선생

한비 김평일(金平一) 선생은 지난 40여년동안 도내 초등학교에서 교편생활을 했다.
퇴직 후 (사)제주바다사랑실천협의회를 창설, 5년동안 회장직을 맡아 제주바다환경 개선에 이바지 했으며 지난 2015년도 한라일보사가 주관한 한라환경대상에서 전체부문 대상을 수상한 인물이다.
전국 실버인터넷경진대회(2002년)에서도 대상을 수상한 바 있으며 교직근무시에는 한국교육자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사진에 취미를 가지고 풍경사진 위주로 제주의 풍광을 담아 오다 제주의 들꽃에 매료되어 야생화 사진을 촬영하고 있으며 현재 한라야생화회 회장을 맡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