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토문화] 삿갓을 뒤집어 놓은 형체, 입(笠)오름..김녕리 입산봉 금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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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토문화] 삿갓을 뒤집어 놓은 형체, 입(笠)오름..김녕리 입산봉 금훼수 
  • 고영철(제주문화유산답사회장)
  • 승인 2023.03.30 07: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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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는 여승이 춤을 추는 형체라 하여 니무봉(尼舞峰)이라고도 하였다

김녕리 금훼수 

 

위치 : 제주시 구좌읍 김녕리 1033-49번지. 입산봉 분화구 내 중앙
시대 : 조선
유형 : 수리시설, 민속신앙

김녕리_입산봉분지

 

김녕리_입산봉 분지내 금훼수

 

입산봉은 해발 150m(비고 84.5m)이며, 조선시대 적의 동정을 알리던 입산봉수가 동쪽 정상에 설치되었던 오름이다.

그래서 망오름이라고도 하였고 삿갓을 뒤집어 놓은 형체라 하여 입(笠)오름이라고도 하였으며 한때는 여승이 춤을 추는 형체라 하여 니무봉(尼舞峰)이라고도 하였다고 전한다.

봉수대 폐지와 1910년 한일합방으로 일반인이 입산금지령이 해제되자 입산봉 정상 봉수대 터에 處士金元益(김해가락국시조수로왕의 67세손, 현 농장주 김두전의 증조부)의 墓가 들어선 이후 김녕리를 중심으로 인근 마을의 공동묘지로 지정케 됨에 따라 북쪽 일부 송림지대를 제외하고는 산 전체가 묘지화되어 현재는 묘가 수천 기에 달하고 있다.

예부터 입산봉은 문장봉(文章峰)이라 하여 경작해서는 안 된다는 뜻에서 금경산(禁耕山)이라고도 하였다.

입산봉내 약 2만평 가량의 분지에서는 설촌 당시부터 농사를 지어 왔었다. 광무1년(1850)에 이 마을 동해안 속칭 가스콧(佳秀串)에 큰 고래가 죽어 떠오르자 관에서는 이 고을 사람들에게 그것을 잡아 등유용 기름을 짜서 상납토록 영을 내렸다.

그런데 이 기름은 이 고을 사람들이 각자 분배 사용함으로써 상납책임량이 미달되어 이 마을 오시수(당시 구역책임자)가 관에 수감되는 곤경에 처하게 된다.

송두옥의 중재로 5만량의 벌과금 부과로 풀려나게 되었으나 마을에서는 이 막대한 벌과금을 조달할 길이 없어 온 마을 사람들이 총의에 따라 당시 조천리 재가인 강태정에게 입산봉내의 수답을 매도하여 그 대금으로 벌과금을 내었다.

그 후 경영난으로 병술년에 또 다시 조천리 김은호(면촌주사 1876)에 팔렸으며 그의 처 김녕리 금용사(金龍寺)설립자인 김연화가 관리해 오다가(당시 소작인 57인) 1945년 해방이 되자 농지개혁(1949. 6.21 법률 제31호)으로 57명 소작인 소유로 분배되었다.

그러나 비가 안 오면 농사를 짓지 못하였으므로 불모지로 폐경 상태인 것을 1971년에 현 소유주(향리 출신 김두전)가 이들로부터 매입하여(일부 경지 제외) 그 후 정부로부터 전 전환지구개발사업으로 지정, 전 경내를 팔방형의 수로공사와 농로개설, 보토공사 등을 하고, 제주에서는 경운기를 처음 들여와 경지 정리를 함으로써 오늘날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근년에는 선사시대의 농기구(돌괭이 크기 16cm, 13cm 등) 다수가 출토되어 제주대학과 서울대 박물관이 현지 탐사 결과 판명된 바에 의하면 이 분지에서 3,4천년 전에 사람이 살면서 농사를 지었던 것으로 추정(제민일보 1990.8.17.), 우리나라에서 처음 발견된 이 돌괭이는 문화재관리국이 청동기 말기나 철기시대 초기 유물로 보고 보전문화재로 평가하여 현재 제주민속자연사발물관에 소장되어 있다.(입산봉 입구 안내석)

금훼수는 입산봉 분화구의 중심부에 있는 연못이다. 이곳에 연못을 조성하게 된 유래를 보면 남서쪽에 있는 괴살메 때문이다.

괴살메(묘악)는 김녕리 남쪽 화방(火方)에 속하므로 화가 성하면 김녕리에 우환이 발생할 것이라 하여 이 화광을 제어하기 위하여 입산봉 수답에 수기를 저장하여 두도록 하였다고 한다.

그리고는 마을 주민들이 입산상유연지수(笠山上有蓮池水)는 문장수라 하여 농사를 지으면서도 항상 수답에 물기를 여유있게 하기 위하여 수문을 조절토록 하는 한편 물꼬를 헐지 말라는 의미에서 금훼수(禁毁水)라고 큰 암석에 조각했다고 한다.

바로 이 때문에 이 고장에서 문장과 고관대작이 많이 배출된다는 지세관을 전하기도 한다. 그러나 금훼수라는 마애는 지금은 찾을 수 없다.

현재 금훼수는 정사각형으로 조성된 연못이며 8방으로 수로가 연결되어 있다. 입산봉의 능선으로부터 모여드는 물의 도수로 역할을 하여 물이 연못으로 집중되도록 하였고, 그 중 서쪽 방향으로 연결된 수로는 농장의 입구로 이어진 배수로이다.

배수로에는 수문이 있어 배수량을 조절할 수 있도록 되어 있었으며, 물이 항상 흘러내리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작성 16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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