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포커스) “자유와 평화는 공짜가 아니다"...노무현 대통령의 빛 바랜 구호만 남은 '세계평화의 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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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포커스) “자유와 평화는 공짜가 아니다"...노무현 대통령의 빛 바랜 구호만 남은 '세계평화의 섬'
  • 고현준
  • 승인 2023.04.02 11: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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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마오름 주변 평화박물관 폐허로 변해가는 중.. '방치된 세계평화의 섬' 지정 무색..

 

 

 

“저유와 평화는 공짜가 아니다.”

한 때 제주도의 뜨거운 감자로 등장, 제주도와 매입 여부를 둘러싸고 논란이 뜨거웠던 평화박물관이 폐허로 변해가고 있다.

위 글귀는 한경면 청수리 평화박물관 정면 입구 벽면에 크게 만들어 써 놓은 말이다.

지난 1일 가마오름을 거꾸로 정상에 올랐다 내려오면서 만난 평화박물관은 주변이 모두 그야말로 폐허나 다름 없는 모습으로 변해 있었다.

건물은 이미 낡아 버려진 듯 서 있었고 빛바랜 구호와 안내판, 그리고 노무현대통령의 세계평화의 섬 지정선언문을 적은 ‘세계평화의 섬’이라는 글이 무색할 정도로 큰 글로 새겨진 석비가 쓸쓸히 서 있을 뿐이었다.

 

 

 

제주도에서는 가장 긴 일제 진지동굴이 있다는 곳은 자물쇠로 굳게 잠겨서 들어가 볼 수조차 없었다.

세월의 무상함을 평화박물관이 그대로 보여주는 중이었다.

더욱이 가마오름을 오르는 길은 평화박물관을 중심으로 둘레길이 만들어져 있지만 뒤쪽으로는 아예 길조차 나 있지 않았다.

사람의 발길조차 보이지 않는 이곳..제주도의 아픈 역사를 안고 있는 이 가마오름 주변이 소외받아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날 정상에서 만난 산불감시원은 “오름은 작아 보이지만 아래로는 일제 강점기때 만들어놓은 진지동굴이 있는 곳”이라며 “당시 이곳에는 일제 총사령부가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사람의 발길이 뚝 끊긴 가마오름과 평화박물관..

예전의 영화를 구름처럼 보는 듯..진짜 황량한 모습이었다.

세월은 가도 옛날은 남는다는 것일까..

세계평회의 섬 지정선언문을 이곳에 특별히 세운 이유가 있을 것이지만..

지금은 세계평화의 섬 지정이 이제 서서히 옛날이야기가 돼 가는 것 같다.

 

다음은 이곳에 서 있는 ‘세계평화의 섬’이라는 큰 글이 쓰여진 커다란 석비에 새겨진 글이다.

 

대한민국 정부는 제주도가 삼무(三無)정신의 전통을 창조적으로 계승하고, 제주 4.3의 비극을 화해와 상생으로 승화시키며, 평화정착을 위한 정상외교의 정신을 이어받아 세계평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제주국제자유도시특별법 제12조의 규정에 의하여 제주도를 세계평화의 섬으로 지정한다.

 

대한민국 정부는 제주도가 세계평화의 섬으로서 기능과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다음 사항을 실천한다.

 

- 제주도가 세계평화의 섬임을 대내외에 널리 알리고 세계평화의 섬 구현을 위한 사업을 차질없이 실행한다.

- 세계평화의 섬 지정을 통해 제주도를 국가간 자유로운 교류와 협력이 이루어지는 국제자유도시로 육성한다.

- 제주도에서 평화 증진 및 확산을 위한 평화 실천사업이 활발히 이루어지도록 지원한다.

대한민국 정부는 제주 세계평화의 섬 지정을 계기로 세계 평화 증진에 앞장 설 것임을 대내외에 천명한다.

 

2005. 1. 27.

대 통 령 노 무 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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