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토문화] 천지연 방문시기 적은 석각..서귀동 홍종우·채수강 마애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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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토문화] 천지연 방문시기 적은 석각..서귀동 홍종우·채수강 마애명
  • 고영철(제주문화유산답사회장)
  • 승인 2023.04.18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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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연 일대에 역사적 인물의 이름이 새겨진 마애명은 이것이 유일하다

 

서귀동 홍종우·채수강 마애명

 

위치 ; 천지연폭포 관람로가 끝나는 곳에 관람객의 출입을 제한하는 철책이 있는 건너편 암벽에 있다.
시대 ; 조선말기
유형 ; 마애명

서귀동_홍종우 채수강 마애(연외천원류2016)

 

광무7년(1903) 가을 제주목사 홍종우(洪鍾宇)와 정의군수 채수강(蔡洙康)이 천지연에 들렀다가 이름과 방문시기를 새긴 석각(石刻)이다. 글씨는 해서체로 음각되어 있다. 글자의 크기는 牧자인 경우 가로 13㎝, 세로 12㎝이다.

마애 내용은 〈牧使 洪鍾宇 郡守 蔡洙康 光武癸酉九月二十七日 邑 康平權〉이다. 邑 康平權은 나중에 추가된 것으로 추정된다. 강평권의 행적은 확인된 것이 없다.

홍종우는 본관이 남양이며, 호는 우정(羽亭)이다. 조선 고종 때의 제주목사로 광무7년(1903) 1월에 도임하여 광무9년(1905) 4월29일 본인의 원에 의해 면직되어 떠났다.

제주목사 이전 행적을 보면, 1880년대 후반에 단신으로 일본에 건너가 그곳에서 여비를 마련하여 고종27년(1890) 12월 한국인 최초로 프랑스 파리로 건너가 법률을 공부하였다. 파리에 머물면서 상투를 틀고 한복 차림을 하여 언론에 실리기도 하였으며 조선에서 건너온 정치인으로 주목받았다.

고종30년(1893) 프랑스 유학을 마치고 귀국 도중 일본에 들러 당시 갑신정변에 실패하고 일본에 망명해 있던 김옥균(金玉均), 박영효(朴泳孝)를 암살하러 온 이일직(李逸稙)을 만나 그의 사주를 받고 개화파의 일원으로 가장하여 김옥균에 접근하였다. 이듬해 3월28일 중국 상하이에서 김옥균을 권총으로 저격 살해하고 본국의 교섭으로 귀국하였다.

이 해 식년문과에 병과로 급제하여 교리가 되었으며, 고종의 총애를 받아 홍문관 부수찬, 사헌부 헌납 등 요직에 올랐다.

광무2년(1898) 친일파 세력이 가담하여 독립협회가 만민공동회를 개최하여 의회설립 등 왕권을 위협하는 개혁을 주장하자 이기동(李基東), 길영수(吉泳洙)와 함께 황국협회를 조직, 보부상을 동원하여 독립협회의 활동 저지를 시도했다.

평리원 판사에 임명되어 법관으로 활동하였으며, 민씨 척족인 민종묵(閔鍾默)의 소행을 비판한 것이 문제되어 이후 제주목사로 좌천되었다.

제주목사로서는 증보탐라지(1953년 담수계 편찬)에 〈제주목사 재임 당시 산지천변의 금산(禁山)에 영은정(泳恩亭)을 건축하여 놀이하고 잔치하는 장소로 만들고, 망경루(望京樓) 중수를 빙자하여 산에 있는 소나무를 많이 베었다.

주민의 재물 1만냥을 징수하여 3군(郡)에 나누어 비치하고 마침내 돌아갔다. 그뿐만 아니라 뇌물이 공공연해져서 가히 다 기록할 수 없다〉고 기록되었다.

채수강은 본관이 평강이며 호는 경남(耕南)이다. 광무6년(1902) 8월에 정의군수로 부임하여 융희1년(1907) 4월에 그만두었다. 정의군수 재임시 군청소재지인 성읍에 적고(籍庫)를 창건하고 향사당(鄕社堂)을 중건하였다.

군민들이 융희3년(1908) 3월에 세운 청덕비가 일관헌 마당에 세워져 있다. 정의군수 이후에는 1910년 10월 전남 강진군수, 1914년 3월 함평군수, 1919년 2월 영광군수 등을 역임하였는데 3·1운동의 여파로 공직에서 물러났다.

천지연 일대에 역사적 인물의 이름이 새겨진 마애명은 이것이 유일하다. 홍종우의 마애가 용연을 비롯하여 정방폭포와 산방굴사에도 있는 것을 보면 목사로서 순력하던 도중에 새긴 것으로 보이며 그의 순력 여정을 추정할 수 있는 자료가 되기도 한다.

새겨진 지 110년이 더 지났지만 자연적 또는 인위적인 훼손이 없이 보존 상태가 양호하다.

위 내용은 《연외천의 원류를 찾아서》를 참고하였으며 필자는 현장을 확인할 수 없어서 앞 책의 사진을 스캔하여 올렸다.
《작성 16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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