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다음 국민..정의의 존경심 배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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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다음 국민..정의의 존경심 배워야"
  • 고현준 기자
  • 승인 2012.11.12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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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인 교수 '해군기지 갈등해결,시민불복종 운동' 천명

 

시민불복종운동 선언한 신용인 교수

"우리는 먼저 인간이어야 하고, 그 다음에 국민이어야 한다. 법에 대한 존경심 보다는 먼저 정의에 대한 존경심을 기르는 것이 바람직하다."

“시민불복종운동에 따른 어떠한 불이익도 감수하겠다. 고착을 하면 고착 당하겠고 체포연행하면 체포연행 당하겠고 감옥에 가두면 감옥에 갇히겠다”

제주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신용인 교수가 11일 ‘제주해군기지 갈등의 평화적 해결과 정의로운 법의 실현을 위한 시민불복종 운동을 시작하며’라는 보도자료를 통해 “12일 월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공사장 정문 앞에 서 있고자 한다”며 시민불복종운동을 시작했다.

신 교수는 “제주해군기지 사업은 석연치 않은 입지 선정, 회유와 기만에 의한 유치결의, 강정주민 의견 무시, 환경영향평가의 총체적인 부실, 절대보전지역의 무단 해제, 항만 설계의 오류 의혹, 부실ㆍ불법 공사, 민ㆍ군 복합관광미항의 허구성 등 숱한 문제를 안고 있다”고 강조하고 “그럼에도 정부와 해군은 경찰력을 앞세워 해군기지 건설공사를 강행하고 있을 뿐 아니라 최근에는 2013년도 예산확보 차원에서 24시간 공사까지 강행하며 이를 저지하는 강정주민과 평화활동가, 심지어 성직자까지 무차별 고착하며 체포연행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정부와 해군의 위와 같은 공권력의 횡포에는 법원의 책임도 크다”고 지적한 신 교수는 “법원은 국민의 기본권을 지켜주는 최후의 보루라는 헌법적 사명을 망각한 채 일방적으로 정부와 해군의 손을 들어주는 불의한 재판을 함으로써 잘못된 권력행사에 면죄부를 줬다”고 언급했다.

 

신 교수는 “그 결과 강정은 불법ㆍ탈법이 자행되면서 민주주의가 훼손되고 인권이 유린당하는 무법천지가 되고 말았다”며 “불의한 권력이 판을 치고 있음에도 이를 막기 위한 일체의 합법적인 노력이 무의미해진 상황에서 로스쿨 교수이자 변호사인 제가 해군기지 공사강행을 저지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이란 아무 것도 없다”고 토로했다.

“지금도 강정공사현장에는 해군기지 공사를 단 5분이라도 지연시키려고 처벌의 위험성을 감수하며 몸부림치는 강정주민들과 평화활동가들이 있다”고 언급하고 “그들은 실정법과 양심의 법이 충돌하는 상황에서 양심의 법을 따르고 있는 자들”이라고 평가하며 “그들은 이미 사실상 시민불복종운동을 하고 있는 것이고 그들의 용기 있는 저항은 실정법의 울타리 안에 갇혀 지내던 저를 부끄럽게 만들며 무엇이 진정한 법인가를 묻게 한다”고 강조했다.

시민불복종운동의 선구자 헨리 소로우의 "우리는 먼저 인간이어야 하고, 그 다음에 국민이어야 한다. 법에 대한 존경심 보다는 먼저 정의에 대한 존경심을 기르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말을 언급한 신 교수는 “이제 저는 제주해군기지 갈등의 평화적 해결과 정의로운 법의 실현을 염원하며 정부와 해군이 해군기지 공사강행을 멈출 때까지 시민불복종운동을 시작하겠다”고 선언했다.

신 교수는 “일주일에 한 번 이상 해군기지 공사장 정문 앞에서 공사차량의 출입을 몸으로 저지하고자 한다”고 말하고 “그 첫 번째로 11월 12일 월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공사장 정문 앞에 서 있겠다”고 밝혔다.

신 교수는 “저는 법을 존중합니다. 그러나 법이 정의롭지 못할 때에는 그 법은 폭력에 불과합니다. 따라서 불의한 법에 불복종하는 것은 민주시민의 당연한 권리이자 의무입니다. 이를 포기하는 것은 인간이기를 멈추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강조하고 “그러므로 제가 하고자 하는 시민불복종운동은 결코 법을 무시하는 운동이 아니며 진정으로 법다운 법을 세우는 운동이고 불의한 권력에 의해 침탈당하고 있는 헌법을 지키려는 몸짓”이라고 강조했다.

신 교수는 특히 “시민불복종운동을 시작하기에 앞서 마하트마 간디의 사티아그라하 정신에 입각, 몇 가지 원칙을 천명”하기도 했다.

“저는 일체의 폭력적 방법을 거부합니다. 어떠한 경우에도 비폭력적이고 평화적인 방법으로 행동할 것입니다. 폭력은 생명을 죽이는 짓인 반면 비폭력은 생명을 존중하고 살리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둘째, “죄를 미워하되 죄인은 미워하지 말라”는 격언이 있습니다. 저는 정부와 해군, 그리고 경찰 관계자들의 불의한 권력 행사에는 분노하나 그들을 조금도 미워하지 않습니다. 미움은 생명을 죽이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저는 정부와 해군, 그리고 경찰 관계자들도 인간으로서의 이성과 양심을 가진 하늘과 같은 존엄한 존재라고 믿습니다“

“셋째, 저는 시민불복종운동에 따른 어떠한 불이익도 감수하겠습니다. 고착을 하면 고착 당하겠고 체포연행하면 체포연행 당하겠고 감옥에 가두면 감옥에 갇히겠습니다. 정부가 제 몸을 구속할 수는 있으나 제 영혼까지 구속할 수는 없습니다. 정부가 제 몸을 구속하려고 하면 할수록 제 영혼은 자유롭게 비상할 것입니다” 등이다.

신 교수는 “시민불복종운동을 통해 정부와 해군, 법원, 경찰이 다음과 같이 변화되기를 바란다”며 “정부는 더 이상 국민을 기만하고 능멸하지 말고 국민을 하늘처럼 알고 두려워하며 섬기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특히 “법원은 권력의 눈치를 더 이상 보지 말고 권력 통제와 기본권 수호라는 헌법적 사명에 충실한 재판을 하기 바란다”고 말하고 “해군은 국민과 싸우는 자신들만의 해군에서 벗어나 국민에게 봉사하는 국민의 해군으로 거듭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신 교수는 “경찰은 권력의 시녀에서 탈피하여 국민의 사랑과 존경을 받는 진정한 민중의 지팡이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하고 “제주도민과 전 국민에게 용기를 갖고 시민불복종운동에 동참해 줄것을 호소한다”며 “제주해군기지 갈등이 평화적으로 해결되고 정의로운 법이 세워지는 그 날까지 함께 해 줄 것을 간곡히 부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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