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토문화] 멜굿 끝나면 돼지머리 바치던 동굴..함덕리 말둥이굴(말퉁이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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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토문화] 멜굿 끝나면 돼지머리 바치던 동굴..함덕리 말둥이굴(말퉁이굴)
  • 고영철(제주문화유산답사회장)
  • 승인 2023.09.03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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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덕은 멸치로 부자가 된 마을이라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니었다고 한다

함덕리 말둥이굴(말퉁이굴)

위치 ; 함덕리 산1번지 중에서 148번지의 서쪽. 함덕서우봉 서쪽 기슭의 튀어난 곳
시대 ; 미상(지질시대 추정)
유형 : 자연유산·민속신앙

 

함덕리_말둥이굴

 

말둥이굴은 멜굿이 끝나면 돼지머리를 바치던 동굴이다. 서우봉 서쪽 절벽에 형성되어 있는데 입구의 폭은 2m, 높이 1.5m, 길이 5m 정도의 조그만 용암동굴이다. 굴 안에는 인공적으로 그은 것으로 보이는 3개의 선이 새겨진 바위가 있다.

함덕리는 제주도에서 가장 큰 멸치어장이었다. 해수욕장이 개발되기 전에는 해수욕장이 있는 큰사시미, 샛사시미, 왼쪽으로 당뒤, 만월여, 중턱굴, 올렛여 등이 모두 멸치가 많이 잡히는 멜밭이었다. 그물을 당기다 보면 멸치 무게에 그물이 찢어질 정도로 많이 잡혀 지금의 해수욕장 모래밭에서 멸치 파시가 펼쳐졌다.

함덕은 멸치로 부자가 된 마을이라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니었다고 한다. 그러므로 이 마을에서는 해마다 멸치잡이의 풍요를 기원하는 풍어굿으로 멜굿이 행해졌다. 이 굿은 멜을 몰아다주는 영감이라는 말둥이영감에게 기원하는 도채비굿이라고 한다.

이 굿은 그물을 부리는 함덕마을의 8개 그물계(그물접) 계원들이 주동이 되어 이루어졌다. 1접은 30∼50명으로 구성되었으며 10접까지 있었다. 접에는 주장이 되는 도가, 도가를 돕는 소임, 어군(魚群)을 탐지하는 해상, 계원관리와 수확의 분배를 맡은 공원, 그리고 큰배사공 2명과 사공 3명 등이 있었다.

큰배사공은 3찍이라 해서 몫을 나눌 때 보통 계원의 3배를 받고 도가와 해상은 2찍을 받았다. 팔선진의 도가(계장) 으뜸소임들이 중심이 되어 택일을 하고 1주일 동안 몸정성을 한다. 굿은 8∼10명의 심방을 데리고 일뤠굿으로 하기 때문에 그 규모가 크고 비용도 많이 드는데 어떤 때엔 경비 문제로 뱃고사로 끝낼 때도 있었다.

굿의 끝판에는 반드시 말둥이영감을 놀리는(기쁘게 하는) 영감놀이를 한다. 굿이 끝나면 서우봉 앞에 있는 천연동굴 즉 말둥이영감을 모신 제단이 있는 동굴로 가서 영감몫이라고 해서 돼지희생을 올리는데 이 때 희생되는 돼지머리는 껍질을 벗기고 머리뼈만 올린다.(우리나라으뜸마을 함덕리)

집어등(集魚燈)을 이용한 포획이 먼바다에서 행해지고 해수욕장이 개장되면서 지금은 가까운 곳에는 멸치어장이 형성되지 않는다.
《작성 17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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