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토문화] 바다로 나가고 들어올 제 놀라운 일 없게 ..함덕리 1구 포제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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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토문화] 바다로 나가고 들어올 제 놀라운 일 없게 ..함덕리 1구 포제단
  • 고영철(제주문화유산답사회장)
  • 승인 2023.09.06 07: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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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마을 포제는 1900년대초부터 지내온 것으로 보고 있으며, 기록은 1934년부터 남아 있다

함덕리 1구 포제단

위치 ; 조천읍 함덕리 3174-1번지(함덕5길16) 함덕리 1구 구민회관 구내
시대 ; 미상(일제강점기 추정)
유형 ; 민속신앙

함덕리_1구포제장면(2016향토지).
함덕리_1구포제단건물

 

포제는 마을수호신 또는 전염병신에게 지내는 제사이다. 함덕리의 포제는 수낭굴이란 곳 제청동산에서 지냈었다. 1950년까지는 함덕리 1,2,3,4구를 통털어 전향(全鄕)포제를 당산집에서 지냈으니 제청동산에서의 포제는 훨씬 더 거슬러 올라간 시기부터일 것이다. 그러다가 마을 규모가 커서 비용거출이나 각 구 사이의 잘 안 되었던 탓도 있고 각 구별로 다시 포제를 지내기 때문에 도향제(都鄕祭)가 없어졌다.

보통 인가나 무덤에서 100보 이상 떨어진 정결한 곳에 포제단을 따로 설치한다. 함덕리 1구는 마을이 너무 크기 때문에 그런 장소를 구하지 못하여 구민회관에 마련하였다. 포제각은 1991년 울타리는 자연석으로 쌓은 뒤 윗면만 시멘트를 발라 마무리하였다.

바닥은 시멘트로 포장하였었다. 제장의 북쪽에 기와집 형태로 제단이 마련되었는데 네 귀퉁이에 둥근 기둥을 세우고 3면에 시멘트 벽을 세웠으며 지붕은 기와로 덮었다. 상석(床石)은 왼쪽 벽과 오른쪽 벽에 맞닿게 가로로 길게 설치했다. 제단 앞 조금 떨어진 오른쪽에 준소(樽所=술동이를 놓는 곳), 왼쪽 앞에는 망료위(望燎位=제사가 끝난 후 축문과 폐백을 사르는 곳)가 있다.

포제단을 포함하는 건물인 포제청은 2005년 건립되었다. 조립식으로 맞배지붕에 플라스틱 스패니쉬 기와 형태의 지붕을 설치했다. 포제단이 있는 구역에는 포제각(酺祭閣)이란 현판을 달았다.

이 마을의 포제는 1900년대초부터 지내온 것으로 보고 있으며, 포제에 관한 기록은 1934년부터 남아 있다. 매년 음력 정월 첫 정(丁)일이나 해(亥)일을 택하여 제사를 지낸다.

2016년 제관은 초헌관, 아헌관, 종헌관, 豫次(都豫次), 집례, 대축, 알자, 전사관, 찬자, 그리고 소제관으로는 봉로, 봉향, 사준, 전작으로 봉행하였다.(2017 함덕향토지) 제물은 여러 가지 과일과 채소 외에 돼지 1마리를 통째로 올린다. 봉행은 전폐례-초헌례-아헌례-종헌례-음복수조-철변두-망료의 순서로 진행된다.

포제축문은 다음과 같다.
〈維 歲次◎◎ ◎月◎◎朔 ◎日◎◎ 濟州市 朝天邑 咸德里 一區民 代表 區長◎◎◎ 敢昭告于
酺神之靈 伏以 於赫明神 盛矣其德 繄我民物 實賴爾極 爰及新正 潔牲差穀 物雖不腆 誠則靡忒 恭惟明靈 普施陰騭 弭災招祥 轉禍爲福 煽以和氣 屛彼妖孼 來往海壁 無或驚却 涉江獲利 貨泉湧出 人人壽福 家家安樂 豊厥百穀 六畜蕃息 瘟瘴癘疫 迺驅迺逐 俾我一洞 均蒙嘉澤 謹以牲幣 醴齌粢盛 庶品式陳 明薦于 神 尙
饗〉

2016년부터는 한글로 아래와 같이 바꾸었다.
〈어느 덧 세월이 흘러 ◎◎년을 보내고 ◎◎년 새 해를 맞이하여 마을의 안녕과 평온을 기원하며 후대손손 이어온 포신 제일인 오늘 ◎◎년 음력 ◎월 ◎일 초헌관 ◎◎◎는 함덕 1구민을 대표하여 엎드려 삼가 고하나이다.

빛나고 영명하신 신령님이시여! 그 덕이 숭고하여 자손대대로 이어지고 신령님의 보살핌으로 지난 한 해도 무사안녕으로 새해 아침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이에 온 구민의 정성으로 지은 곡식과 과일 여러 가지 제물을 마련하여 올리오니 영명하신 신령님이시여! 은덕을 널리 베풀어 주시옵소서.

재앙은 끝내 주시고, 상서로움을 불러들여 화는 복으로 전환되도록 하여 주시옵고, 온화한 기운이 고루고루 돌게 함으로써 요사한 귀신일랑 물러가게 하여 주시옵소서. 바다로 나가고 들어올 제 놀라운 일 없게 하여 주시고 강과 내를 아무 탈 없이 편히 건너게 해 주시옵소서.

재물은 샘솟아나듯 불어나게 해 주시고 사람마다 오래오래 살며 복을 누리게 하여 주시옵소서. 집집마다 안락하며 온갖 곡식은 풍년들게 하여 주시옵고, 소, 말, 돼지, 양, 닭 등 육축은 불어나게 하여 주시옵소서. 풍토돌림 전염병은 몰아내고 추방하여 마을 온동네에 경사스러운 음덕 고루 입게 하여 주시옵소서.

삼가 희생과 폐백, 단술, 잿메와 여러 제물들을 고루 마련하여 진설하오니 흠향하시고 올해 한 해도 집집마다 평안하고 행복한 한 해가 되도록 보살펴 부시옵소서.〉

구민회관 입구에는 포제단 토지를 기증한 김순희기념비가 있다. 비문은 앞면에 큰 글씨로 主事金淳曦紀念碑(주사김순희기념비) 양쪽 옆에 작은 글씨로 特許基地 永久祭壇 以石表示 美風後覺(특허기지 영구제단 이석표시 미풍후각) 뒷면에는 咸德里一區 乙丑四月日(함덕리일구 을축사월일)이라고 되어 있다.

김순희씨가 땅을 내놓아 영구적으로 제단을 마련하게 되었으니 돌에 새겨 표시하였고 아름다운 풍속이 후에 이어질 것이다라는 뜻이고, 함덕리 1구 사람들이 비석을 세웠으며, 을축년은 1925년이다.
《작성 170503, 보완 18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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