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토문화] 잠녀수호신을 모시는 신당..내도동 두리빌레당(겨울좌정처)
상태바
[향토문화] 잠녀수호신을 모시는 신당..내도동 두리빌레당(겨울좌정처)
  • 고영철(제주문화유산답사회장)
  • 승인 2023.10.23 11: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봄이 되면 숨비소리가 듣고 싶어, 바닷가로 가서 여름, 가을을 여기서 지낸다고 한다.

내도동 두리빌레당(겨울좌정처)

위치 ; 내도동 604-1번지의 북동쪽 구석
시대 ; 미상(조선시대 추정)
유형 ; 민속신앙(잠녀당)

내도동_두리빌레당겨울좌정처

 

제주시 내도동에 있는 잠녀수호신을 모시는 신당이다. 내도동 바닷가에는 속칭 ‘두리빌레’라고 하는 너럭바위에 ‘두리빌레용녀부인’(용해부인할마님)이 좌정해 있는데, 이곳을 ‘두리빌레당’ 혹은 ‘알당’이라고 한다.

이곳에 좌정한 용녀부인은 겨울에는 파도 소리가 무서워서 바닷가를 떠나 이곳 내륙의 밭으로 이동했다가 2월 초하루부터 봄이 되면 일만잠수의 숨비소리가 듣고 싶어서 바닷가로 가서 여름, 가을을 여기서 지낸다고 한다.

《본풀이》경북 영천에서 제주목사로 부임한 이형상 목사가 김녕리 궤네깃당의 뱀을 죽인 후 돌아와 잠을 자는데 꿈에 백발노인이 나타나 내일 당장 고향으로 돌아가지 않으면 죽는다고 했다.

이 목사는 배 잘 탄다는 김동지와 박동지를 대동하고 고향으로 돌아갔고, 이 배가 다시 제주로 돌아오는데 멀리 수평선에 이르자 갑자기 배의 밑바닥이 터져 물이 들기 시작했다.

배가 점점 침몰하여갈 즈음에 김동지와 박동지는 하늘에 우리는 아무 죄가 없습니다 하며 축원하니 하늘로부터 배의 깃대 위로 큰 구렁이가 내려와 똬리를 틀고 배의 터진 구멍을 막았다.

삽시간에 배는 물 위로 올라왔고 무사히 고향 포구에 도착하게 되었다. 이 때 김동지 부인이 나서서 뱀에게 자신에게 태운(운명지어진, 점지된) 조상이면 치마통에 기어듧서 하며 치맛자락을 벌리자 뱀이 그 위로 올라앉았다. 부인은 김동지 집으로 모셔가 위하다가 뒤에 바닷가 두레빌레에 모시는 당이 되었다고 한다.

바다문화의 원형 홈피에는 다음과 같이 간단히 정리되어 있다. 이형상 목사가 제주도 신당을 철폐하고 임기를 마친 후 고향으로 가려고 했으나 광양당신의 노여움을 사 고향으로 떠나지 못했다. 선주 박동지와 김동지 염감이 이형상을 고향으로 보내주자 목사가 무곡을 주었다.

무곡을 가지고 제주도로 오는 도중 풍랑을 만나 배가 침몰 직전이 되자 기도를 했다. 큰 뱀이 똬리를 틀어 터진 배의 구멍을 막아줘서 무사히 도착했다. 그 후 뱀을 모셔 부자가 되었다. 신격은 용녀부인이다.

이에 비해 ‘천지천왕새금상또 김씨하르방’을 모신 내도동 본향은 ‘웃당’이라고 하는데, 마을 신앙민들은 내도동 알당의 ‘두리빌레용녀부인’과 부부신으로 관념하기도 한다. 내도동 본향은 내도동 웃당 또는 하르방당이라고도 한다.

한편으로는 옛날 천지천황 금상장수 김씨할으방이 일정한 좌정처 없이 제주도 400리를 돌아다니다가 영주산에 올라 천지를 살펴보고 외도동 우렝이돝당을 좌정처로 정해 내도동 두리빌레 용녀부인을 맞아 터전을 닦고 마을 시조가 되었다고도 한다.

밭의 북동쪽 구석에 삼각형 모양에 높이 50cm 정도로 둥글둥글한 몽돌을 이용하여 쌓고 시멘트몰탈로 마감한 제단이 있다. 신목이라고 부를 만한 나무는 없고 제주어로 본지낭이라 불리는 덩굴성 나무가 어지럽게 자라고 있다.

나무에는 실타래가 여러 개 매달려 있는데 탈색된 정도를 보면 1년 이내에 다녀간 것으로 짐작된다. 마을길에서 이 밭으로 들어가는 진입로는 잣질처럼 되어 있다.
《작성 171115》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