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토문화] ‘환상선(環狀線)’,중산간 일대 한 바퀴 순환..일본군병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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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토문화] ‘환상선(環狀線)’,중산간 일대 한 바퀴 순환..일본군병참로
  • 고영철(제주문화유산답사회장)
  • 승인 2023.12.03 09: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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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치마키도로 흔적.. 산림자원을 수탈하기 위해 임도로 개발된 도로였다.

영남동 일본군병참로

위치 ; 도순동 법정사 터에서 동백길로 들어서서 약 1시간 거리
시대 : 일제강점기
유형 : 도로

영남동_하치마키도로착암공
영남동_하치마키도로

 

일제강점기인 1944년 일본군에 의해 확장되고 이름붙여진 하치마키도로 흔적이다. 하치마키(鉢巻)란 머리띠를 동여맴 또는 머리띠를 뜻하는 일본어이다.

한라산 중간을 빙 둘러 만든 도로여서 그런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80세 이상 되는 어른들에게는 광범위하게 불리던 이름이지만 요즘의 공식적인 명칭은 일본군병참로이다.

하치마키도로 착암기 흔적이라는 안내판이 있다. 착암공 흔적이 산책로에 남아 있다.

이 병참로는 원래 표고 재배하는 일본인들이 부분적으로 길을 냈고, 산림자원을 수탈하기 위해서 임도로 개발된 도로였다.

일제는 1937년부터 조선총독부 주도로 「제주도개발사업계획」10개년 계획을 수립했다. 이 계획에는 중산간 일대의 산림과 버섯 등 임산자원을 수탈해서 산지항까지 원활히 수송하기 위해 건설한 일명 하치마키도로에 대한 내용이 포함돼 있다.

일제는 이 도로를 ‘환상선(環狀線)’으로 이름을 붙였다. 이 개발계획에 따라 중산간 농경지대와 삼림지대와의 경계선을 따라 한라산 중허리를 돌아가며 연결하는 간선도로를 10년에 걸쳐 개통하는 사업이 결정됐다.

한라산을 중심으로 중산간 일대를 한 바퀴 순환하는 도로였다. 또 다른 이름으로는 한라산 중복(中腹)도로라고도 했다. 이 환상선은 3등급 신설도로로서 총 연장 110㎞, 도로 너비 10m 규모로 총 공사비는 1,603,000원이 책정됐다.

일제는 이 개발계획을 통해 환상선과 해안지대 및 중산간의 주요 마을을 연결하는 14개 노선을 신설했다. 이는 한라산의 삼림과 버섯 등의 자원과 목장지대의 축산물을 수탈하기 위한 의도였다.

태평양전쟁이 불리하게 전개되자 제주도를 방어의 기점으로 삼겠다는 전략으로 군사용 도로로 개편하게 된 것이다. 진지가 설치된 오름을 연결하면서 물자를 운반하거나 군사시설 구축 수단으로 이용됐다.

『제주도지』2권에는 하치마키 도로에 대해 ‘일제 말기 일본군이 대미항전의 전초기지로서 20만 대군을 한라산록에 주둔시켰는데 이들 일본군은 군사행동을 위하여 물이 있는 곳을 골라 도로를 개설했다’고 밝히고 있다.

당시 일본군이 건설한 산악도로는 해발 900m 한라산 국유림 지대인 어승생 수원과 어승생악을 중심으로 한라산록을 띠를 두르듯이 만들어 놓았다.

서쪽으로는 지금의 한밝교~영실을 거쳐 노루봉 뒤 영실 분기점인 법정악에 이어졌고, 동쪽으로는 수악교 상류와 성판악에서 물장올, 관음사, 천왕사로 이어졌다고 하고 있다.

일제가 식민지 침략과 수탈을 위한 용도로 건설을 계획했고, 태평양전쟁 시기에는 군사용 도로로 이용됐던 침탈의 길이었다.
《작성 18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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