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토문화] 목재와 물 확보, 용이한 곳에 분포..영남동 동백길 숯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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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토문화] 목재와 물 확보, 용이한 곳에 분포..영남동 동백길 숯굴
  • 고영철(제주문화유산답사회장)
  • 승인 2023.12.04 08: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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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탄요(白炭窯)에서 생산된 숯을 백탄, 흑탄요(黑炭窯)에서 생산된 숯을 흑탄으로 구분한다.

영남동 동백길 숯굴

 

위치 ; 영남동 산1번지. 도순동 법정사 터에서 동백길로 들어서서 약 90분 지점
시대 ; 미상(일제강점기 추정)
유형 ; 생산기술유적(숯가마)

 

영남동_동백길숯가마

 

숯굴은 표준어로 한다면 숯가마이다.

숯가마는 재료가 되는 목재와 물을 확보하기 용이한 곳에 주로 분포한다. 숯을 만드는 목재로는 굴참나무와 졸참나무, 서어나무, 밤나무, 구지뽕나무, 가시나무, 산딸나무, 서어나무. 보리수나무 등이 많이 이용됐다.

특히 참나무과 나무가 많이 쓰였는데 숯의 화력이 세고 불길이 오래가고, 나무는 빨리 자라기 때문이다.

가마에서 불을 넣는 화입구(대략 30cm×60cm)는 직사각형 형태로 만들고 숯가마 위쪽이나 반대편에 직경 30㎝ 정도의 굴뚝(배연시설)을 내 연기를 잘 빠지게 했다. 숯가마 내부는 진흙을 발라 매끈하게 해서 열기가 밖으로 빠져 나가지 못하도록 했다.

1930년대부터 제주도를 연구한 일본인 문화인류학자 이즈미 세이치는『제주도』에서 ‘연기 나오는 것을 점검하여 우선 정상부의 굴뚝을, 다음에는 화입구를 진흙으로 막아 일주야를 방치하고서 흙의 벽을 부순다’고 숯굽기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백탄요(白炭窯)에서 생산된 숯을 백탄이라 하고, 흑탄요(黑炭窯)에서 생산된 숯을 흑탄으로 구분한다.

숯 제조기법을 보면 백탄과 흑탄 모두 가마 내부에 나무를 적재한 다음 점화-연소-탄화-정련의 과정을 거친다.

흑탄은 연소과정에서 가마의 화구 및 연도를 밀봉한 다음 가마 안에서 자연적으로 소화된 후 가마 밖으로 꺼내서 만든다.

600~700℃로 정련한 뒤 숯가마 안에 2~3일간 두었다가 100℃ 정도가 되었을 때 꺼낸다. 반면에 백탄은 800~1300℃의 높은 온도로 정련한 뒤 목탄을 가마 밖으로 꺼내서 재나 흙 등을 덮어서 빠른 속도로 불기를 꺼서 만든 숯을 말한다.

따라서 백탄요와 흑탄요의 가마 구조도 다를 수밖에 없다. 흑탄을 굽는 가마는 주로 흙을 사용해서 만들고, 백탄을 굽는 가마는 돌을 많이 사용한다고 한다. 그래서 흙가마, 돌가마라고도 한다. 또한 숯가마를 숯굽게 라고도 했다.

이 숯굴은 화구가 약간 무너져 온전하지는 않지만 전체적인 모습을 알아보기에는 충분하다. 둥근 모양으로 지름은 5.5m 정도이고, 벽을 겹담 모양으로 쌓고 현무암으로 지붕을 만들었다.

지붕 가운데에는 배연구가 있다. 약간 경사진 곳에 자라잡고 있어서 벽의 높이는 앞 2m, 옆 1.2m, 뒤는 1m 정도였다. 벽과 지붕에 나무가 이미 크게 자라서 곧 무너질 위험에 처해 있다.
《작성 18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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