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토문화] 아름다운 천년의 숲 선정..평대리 비자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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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토문화] 아름다운 천년의 숲 선정..평대리 비자림
  • 고영철(제주문화유산답사회장)
  • 승인 2023.12.14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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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의보감》은 “비자를 하루 7개씩 7일간 먹으면 촌충이 없어진다”는 처방을 하고 있다.

평대리 비자림

천연기념물 제374호(1993년 8월 19일 지정)
위치 ; 구좌읍 평대리 3161-1번지
시대 ; 조선시대
유형 ; 인공조림지

평대리_비자림(디제문)
평대리_비자나무(한재순)

 

 비자나무는 남부 지방과 제주도에 자라는 상록 교목으로 해발 600m이하에 드물게 자생하고 있다. 평대리 서남방으로 6㎞ 지점 비자림에는 448,165㎡의 면적에 500~800년생 비자나무 2,800여 그루가 밀집하여 자생하고 있다. 거목들이 군집한 세계적으로 보기 드문 비자나무 숲으로 그 가치가 높다.

나무의 높이는 7~14m이며, 잎은 길이는 25㎜ 정도 되고, 폭은 3㎜이며 우상으로 배열된다. 선형으로 혁질이며, 예첨두로서 털이 없다. 표면은 짙은 녹색이고, 뒷면은 갈색이지만 중륵과 가장자리는 녹색이며 중륵이 뒷면에만 나타난다. 엽병은 길이 약 3㎜이고, 6~7년 만에 떨어진다.

꽃은 4월에 개화하며 2가화이다. 수꽃은 10개 내외의 갈색 포가 있고, 난상 원형이며, 길이는 10㎜로서 한 화경에 10여 개의 꽃이 달린다. 암꽃은 한 군데에 2~3개씩 달리고, 5~6개의 녹색 포로 싸인 불규칙한 난형으로서 길이 6㎜정도 된다. 암꽃은 녹색이고, 수꽃은 갈색이다.

줄기는 지름 약 2m이고, 가지는 퍼지며, 나무의 껍질은 회갈색으로 오래 되면 얕게 갈라져 떨어진다. 열매는 다음 해 9~10월에 열매를 맺으며, 육질의 열매는 타원형으로 종의에 싸인 핵과 모양이다.

길이는 약 2.5㎝이고 녹색이며, 외종피는 육질이다. 종자는 양끝이 좁고 타원형이며, 길이는 23㎜, 지름은 12㎜로서 다갈색이고 껍질이 딱딱하며 내피는 적갈색이다.

옛부터 비자나무 열매인 비자는 구충제로 많이 쓰여졌다. 느리게 자라기로 유명해 100년 지나야 지름이 20센티미터 정도밖에 크지 않는다. 나무는 재질이 좋아 고급가구나 바둑판을 만드는 데 사용되어 왔다.

비자림지대는 나도풍란·풍란·콩짜개란·흑난초·비자란 등 희귀한 난과 식물의 자생지이기도 하다. 녹음이 짙은 울창한 비자나무 숲 속의 삼림욕은 혈관을 유연하게하고 정신적, 신체적 피로 회복과 인체의 리듬을 되찾는 자연 건강 휴양 효과가 있다.

육지의 백양사, 금탑사 등 사찰의 비자림은 모두 주민에게 구충제로 쓰기 위해 조성한 것이다. 《동의보감》은 “비자를 하루 7개씩 7일간 먹으면 촌충이 없어진다”는 처방을 하고 있다. 고려와 조선에 걸쳐 비자는 주요한 진상품이었고 이에 따른 애환도 많았다.

특히 조선 후기 세제가 문란해져 흉년과 풍년에 무관하게 일정량의 비자를 징수하자 견디다 못한 주민들이 비자나무를 일부러 베어버려, 구좌읍 등 일부 지역에만 남았다는 얘기가 전해진다.

이곳 비자림은 조선시대에 진상품을 손쉽게 구하기 위해 인공적으로 다른 수종의 나무들을 베어내면서 관리해 왔기 때문에 단일 수종의 숲을 이루게 된 것으로 보고 있다.

皇城新聞․ 隆熙 4년 5월 20일 기사에는 비자림(榧園)을 농림학교 부속 모범장으로 조성하기 위해 학부가 탁지부와 교섭중이라는 내용이 있다.

숲 가운데에는 제주도에서 최고령목이라고 하는 800년 이상 된 비자나무가 있는데, 높이 25m, 둘레 6m로 비자나무의 조상목이라고도 하며, 이 숲에서 가장 웅장하다.

이곳에는 희귀한 난과 식물이 자생하며, 이외에도 천선나무·자귀나무·아왜나무·머귀나무·후박나무 등 여러 종류의 나무들이 어울려 자생하고 있다.

그 중에는 자귀나무, 팽나무, 비목나무 등이 모여 서 있는 곳이 있는데 과거에 비자나무가 죽어 숲에 틈이 생기자 생겨난 선구종이다. 숲이 계속 울창했다면 저절로 나지 못하는 나무들이다.

1970년대에는 빽빽한 하층식생과 덩굴로 원시 분위기를 물씬 풍기던 비자림은 1999년 숲 가꾸기 사업 대상이 된 이후 비자나무만 주로 보이는 숲이 됐다. 현재의 비자림은 깔끔하게 관리되고 있는 흔적이 역력하다.

비자나무를 덮었던 덩굴식물과 다른 나무들은 상당 부분 제거됐고, 가지치기, 수목치료, 지지대 설치 등으로 보호하고 있다. 비자나무에는 나무마다 일련번호 팻말을 달아 관리하고 있다.

1992년에 산책로를 만들어 가벼운 등산이나 운동을 하는데 안성맞춤인 코스이며, 특히 영화 촬영지로서 매우 각광을 받고 있다. 2005년 제6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아름다운 천년의 숲으로 선정되어 우수상을 수상하였다.
《작성 18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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