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들꽃] 마녀 키르케의 이름에서 따온 키르카에아(Circaea)..쥐털이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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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들꽃] 마녀 키르케의 이름에서 따온 키르카에아(Circaea)..쥐털이슬
  • 김평일(한라야생화회 회장)
  • 승인 2023.12.14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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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평일(한라야생화회 회장)

쥐털이슬

 

척박한 아스팔트 땅에서조차 뿌리를 곧추세우며 자기 터전을 지켜오는 길섶의 풀꽃들이 마구잡이로 짓밟혀 훼손되고 있다.

사람의 발이나 건설 중장비의 거센 바퀴에 밟힐까봐 숨죽이고 있는 풀과 꽃들의 절박한 명제는 ‘오늘도 살아남기’라는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무분별한 채취나 도로공사 등으로 한국의 토종 식물들 자생지가 파괴된다는 것은 한국의 비와 바람 속에서 자라온 식물들의 고유한 유전자와 생물 다양성의 보고(寶庫)가 차츰 소멸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런 유전자 중 일부는 미래에 불치병을 치유할 수 있는 귀중한 자원이 되거나 머지않은 순간에 예측할 수 없는 가치를 발현할 수도 있는 식물들이 많이 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종 도로공사과정에서 많은 멸종 및 희귀식물들이 눈길 한번 제대로 못 받고 없어지거나 포클레인에 밀려 뭉그러지고 있는데 우리의 절망과 아픔이 있다.

제주의 들꽃들이 처한 운명과 다름이 없는 글이다.

제주도의 식물들도 개발과 도채 등 갖가지 명목으로 한 때 흔했던 식물들이 멸종위기로 몰리면서 하나 둘 우리 곁에서 사라져 가고 있다.

제주도의 식물들은 제주 지역의 독특한 환경에 적응한 식물인 경우가 많다.

제주도 지역의 식물의 다양성은 제주지역 지형 및 지질적인 특성과 일부 인간의 활동 등이 반영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제주지역의 식물다양성에 대한 연구와 보존은 제주 자생식물의 다양성을 유지하고 보전하는 일에 기반이 되는 중요한 일이라 할 수 있다.

이는 제주도의 미래비전인 ‘청정과 공존’의 가치를 실현하는 일이기도 하다.

 

제주도의 식물들은 열대 및 아열대 기후에서 자라는 식물, 온대와 한대지방에서 자라는 식물 등 다양한 식물들로 구성되어 있다.

제주도는 지형의 특성상 기후지대가 해발 높이에 따라서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제주도의 식물상이 한반도의 다른 식물상과 차이를 보이는 이유이다.

제주도에는 한반도에서 자라는 식물들이 있는가 하면 이웃나라인 일본이나 중국 등에도 분포하고 있는 식물들도 자라고 있다.

우리나라가 개화를 한 후 외국으로부터 흘러들어온 귀화 식물 등이 다양해지고 특히, 제주도에는 식물들이 종 다양성이 한반도 다른 지역에 비해서 더 높은 지역이 되고 있다.

제주 지역은 한라산의 높이에 따라 식물상이 달라진다.

제주지역의 식물대는 한라산 정상부를 중심으로 관목림대가 펼쳐져 있고 그 아래 지대로 내려오면서 침엽수림대, 낙엽 활엽수림대, 상록 활엽수림대, 해안 식물대 등 5개의 식물대로 구분할 수 있다.

식물대별로 각각 다른 특징적인 식물들이 자라고 있다.

 

해발 1,500m 이상인 침엽수림대에는 목본식물로 구상나무, 사스래나무, 산개벚지나무·, 함박꽃나무, 섬매발톱나무, 홍괘불나무, 붉은병꽃나무, 백당나무가 자란다.

초본식물로는, 다람쥐꼬리, 나도옥잠화, 한라돌창포, 두루미꽃, 흰땃딸기, 쥐털이슬, 게박쥐나물, 나도제비란, 설앵초, 큰설앵초 등이 자라고 있다.

특히 이 지역에는 멸종위기식물 과 희귀식물들이 많이 분포를 하고 있다.

이 지역에서 볼 수 있는 쥐털이슬은 우리나라에서는 고산지대인 산지의 능선부와 그 근처의 그늘진 돌밭에 드물게 산발적으로 흩어져 자라는 초본식물이다.

그리스 신화인 호메로스의 서사시 ‘오디세이아’에 이 꽃(쥐털이슬)이 독약에 대한 해독제 식물로 등장을 한다.

이야기 속에서 마녀 키르케는 오디세우스의 부하들에게 약물이 섞인 음식을 먹인 후 지팡이를 흔들어 돼지로 변신시킨다.

오디세우스는 부하들을 구하러 가는 길에 헤르메스를 만나 ‘몰리’(moly)라는 식물을 얻는다.

우윳빛 꽃에 검은 뿌리를 가진 그 식물 덕택에 오디세우스는 키르케의 마법을 물리치고 선원들을 구하게 된다.

여기서 키르케가 사용한 마법의 독초는 무엇이고 ‘몰리’라는 해독초는 과연 어떤 식물인지에 대한 설이 분분했다.

독초 후보 가운데는 가짓과의 독말풀(Datura stramonium)이나 바늘꽃과 쥐털이슬(Circaea lutetiana)이 거론되었다고 한다.

쥐털이슬의 속명인 키르카에아(Circaea)도 마녀 키르케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라고 한다.

 

쥐털이슬.

쥐털이슬은 바늘꽃과 털이슬속의 여러해살이 풀이다.

털이슬이라는 이름의 유래는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지만 대체로 털이 있는 열매의 모양이 이슬과 같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짐작된다.

쥐털이슬은 전초나 꽃 모양이 쥐를 연상시키거나 전초가 쥐처럼 작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다른 이름으로 두메털이슬, 큰쥐털이슬 등으로 부른다.

고산지대 키큰나무 밑 습한 곳에서 자란다.

꽃은 7∼8월에 가지 끝에 총상꽃차례(긴 꽃대에 꽃자루가 있는 여러 개의 꽃이 어긋나게 붙어서 밑에서부터 피기 시작하여 끝까지 피는곷차례)로 붉은빛이 도는 흰색으로 핀다.

꽃차례는 꽃이 진 다음에도 자라는고 꽃받침조각과 꽃잎은 각각 2개이다.

잎은 마주나는데 열편(잎몸)은 삼각형모양인 달걀모양으로 잎 가장자리에는 뾰족한 톱니가 몇 개 있다.

줄기는 가늘며 곧게 자라는데 키가 10cm 내외로 자라고 줄기 전체는 붉은 빛이 돌며 매끈하다.

열매는 9-10월에 익는데 1개의 종자를 갖는 점에서 2개의 종자를 갖는 털이슬속에 속하는 대부분의 종들과 구별이 되고 열매 겉에는 갈고리 같은 털이 많다.

 

유사종은 다음과 같다.

● 쇠털이슬 : 높이 40-50cm로 가지는 없고 전체에 긴 털과 짧은 털이 있다. 꽃은 흰색, 원줄기끝에 총상꽃차례로 달린다.

● 말털이슬 : 높이 30-40cm로 잎은 마주나고 좁은 달걀모양으로 난상 긴 타원형이며 꽃은 홍백색이고 줄기끝이나 잎겨드랑이에 총상꽃차례로 달린다.

● 털이슬 : 높이 40-50cm로 전체에 구부러진 가는 털이 있고 꽃은 흰색이다.

 

 

한비 김평일 한라야생화회 회장은..

 

   
한비 김평일 선생

한비 김평일(金平一) 선생은 지난 40여년동안 도내 초등학교에서 교편생활을 했다.

퇴직 후 (사)제주바다사랑실천협의회를 창설, 5년동안 회장직을 맡아 제주바다환경 개선에 이바지 했으며 지난 2015년도 한라일보사가 주관한 한라환경대상에서 전체부문 대상을 수상한 인물이다.

전국 실버인터넷경진대회(2002년)에서도 대상을 수상한 바 있으며 교직근무시에는 한국교육자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사진에 취미를 가지고 풍경사진 위주로 제주의 풍광을 담아 오다 제주의 들꽃에 매료되어 야생화 사진을 촬영하고 있으며 현재 한라야생화회 회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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