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들꽃] 최소한의 대가 지불하는 양심적인 꽃..큰개여뀌(명아자여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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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들꽃] 최소한의 대가 지불하는 양심적인 꽃..큰개여뀌(명아자여뀌)
  • 김평일(한라야생화회 회장)
  • 승인 2024.01.04 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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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평일(한라야생화회 회장)

큰개여뀌(명아자여뀌)

 

 

옛날 옛적에 달 밝은 밤이면 도깨비들이 사람들을 홀리기 위해 마을로 내려오곤 했는데 문가에 여뀌꽃을 심어놓으니 마을로 내려온 도깨비들이 밤새도록 여뀌꽃을 헤아리다가 다 세지 못한 채 그만 날이 새어 되돌아가곤 했다는 게 여뀌꽃에 얽힌 전설이 있다.

전설에서 예상할 수 있듯이 여뀌꽃은 꽃인지 열매인지 모를 정도로 좁쌀알처럼 작은 꽃송이들이 다닥다닥 달고 꽃을 피우는 마디풀과에 속하는 한해살이풀이다.

여뀌는 생명력이 강해 산기슭이나 밭둑을 가리지 않고 습기가 있는 곳이면 뿌리를 내리고 군락을 이룬다.

꽃이라고 하기엔 너무 볼품이 없어 그냥 지나치기 쉽지만 자잘한 꽃송이들이 한데 뭉쳐 꽃방망이를 이룬 것을 보면 도깨비 방망이 같기도 하다.

 

가는 줄기에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봉오리를 달고 있지만 실제로 꽃을 피우는 것은 많지가 않다.

여뀌는 꽃이 작고 향도 거의 없어 곤충들을 유혹하기엔 치명적인 결함을 갖고 있기 때문에 생존을 위해 진짜 꽃 사이에 가짜꽃봉오리를 가득 내어달고 있는 것이다.

또한 가짜 꽃은 진짜 꽃보다 색도 화려하고 숫자도 압도적으로 많다.

결국 곤충들은 이 가짜 꽃에 속아 여뀌꽃에 날아들었다가 수분을 시켜주는 셈인데 여뀌꽃은 제 욕심만 차리는 인간 사기꾼과는 달리 가짜 꽃에도 약간의 꿀을 발라놓아 발품을 판 곤충들에게 최소한의 대가는 지불하는 양심적인 꽃이기도 하다.

여뀌는 여름부터 가을까지 꽃을 피우는 강한 생명력을 가진 초본식물로 개여뀌, 큰개여뀌, 기생여뀌, 이삭여뀌, 가시여뀌, 끈끈이여뀌 등 종류도 다양하다.

 

여뀌는 독성이 있어서 소나 말도 뜯어먹지 않는 풀로 알려져 있는데 예전에는 이 여뀌를 뜯어다가 돌로 찧어 그 즙으로 물가에 풀어 물고기를 잡기도 했다고 한다.

상전벽해(桑田碧海)라는 말이 있다.

상전벽해란 '뽕나무밭이 푸른 바다가 되었다.'는 뜻으로 세상(世上)이 몰라 볼 정도(程度)로 바뀐 것 또는 세상(世上)의 모든 일이 엄청나게 변(變)해버린 것을 말하는 사자성어(四字成語)다.

세월이 흐르면서 바뀌는 것은 인지상정(人之常情)이라 할 수 있다.

최근 우리나라 국가 표준식물 목록이 재정비 되면서 이름이 새롭게 바뀐 식물들이 많다.

그중에서 정명과 이명이 서로 뒤바뀌게 된 식물들은 아주 적다.

 

이러한 식물 중에 큰개여뀌가 있다.

오랫동안 불려오던 명아자여뀌가 큰개여뀌로 이름이 바뀌었다.

명아자여뀌로 불리울 때 큰개여뀌는 이명(異名)으로 불리웠는데 새롭게 변한 큰개여뀌가 정명(正名)이 되고 그 동안 정명으로 불리웠던 명아자여뀌가 이명이 되었다.

큰개여뀌의 이름은 큰+개+여뀌라는 말이 혼합하여 만들어진 이름이다.

접두사에 '개'라는 말이 붙으면 질이 낮거나 식용에 부적합한 야생 식물을 일컫을 때 쓰이는 이름이다.

큰개여뀌.

큰개여뀌는 마디풀과 여뀌속의 한해살이 풀이다.

좁쌀알처럼 작은 꽃송이 들을 다닥다닥 꽃을 피어서 붙여진 이름이다.

다른 이름으로 한개여뀌, 왕개여뀌, 마디여뀌, 명아자여뀌라고 부른다.

 

습한 풀밭이나 빈터나 길가에서 무리 지어 자란다.

꽃은 7∼9월에 피고 가지 끝에 한 개의 긴 꽃대 둘레에 꽃자루가 없는 여러 개의 꽃이 이삭과 같은 모양으로 피는 꽃차례(수상꽃차례)로 끝 부분이 밑으로 처지고 꽃의 색깔은 흔히 붉은빛이 도는 자주색이지만 흰색인 것도 있으며 꽃받침은 4개로 깊게 갈라지고 맥이 뚜렷하며 꽃잎이 없다.

잎은 어긋나는 바소꼴로 끝이 뾰족하고 잎맥과 가장자리에는 잔털있고 잎자루는 짧으며 잎의 측맥은 20∼30쌍으로 가장자리가 매끈하다

줄기는 키가 1m정도까지 자라고 가지가 갈라지며 붉은빛이 돌고 마디가 굵으며 검은빛이 도는 자주색 점이 있다.

열매는 10월에 흑갈색으로 익는 수과로 편평한 원 모양이며 양면이 약간 파여 있다.

 

한비 김평일 한라야생화회 회장은..

 

   
한비 김평일 선생

한비 김평일(金平一) 선생은 지난 40여년동안 도내 초등학교에서 교편생활을 했다.

퇴직 후 (사)제주바다사랑실천협의회를 창설, 5년동안 회장직을 맡아 제주바다환경 개선에 이바지 했으며 지난 2015년도 한라일보사가 주관한 한라환경대상에서 전체부문 대상을 수상한 인물이다.

전국 실버인터넷경진대회(2002년)에서도 대상을 수상한 바 있으며 교직근무시에는 한국교육자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사진에 취미를 가지고 풍경사진 위주로 제주의 풍광을 담아 오다 제주의 들꽃에 매료되어 야생화 사진을 촬영하고 있으며 현재 한라야생화회 회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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