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주상보시’..‘오른손이 한 일을 왼손 모르게’..익명의 독지가 35년간 선행 알려져 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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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주상보시’..‘오른손이 한 일을 왼손 모르게’..익명의 독지가 35년간 선행 알려져 감동“
  • 김태홍
  • 승인 2024.01.15 12: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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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도1동 거주 독지가 관내 독거노인 등에 쌀 10kg 200포 기탁’
송정심 삼도1동장, “남을 돕는다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없기에 대단하다”존경
김효선 삼도1동 주민자치팀장이 기탁된 쌀을 관내 어려운 이웃들에게 직접 전달하고 있다.
김효선 삼도1동 주민자치팀장이 기탁된 쌀을 관내 어려운 이웃들에게 직접 전달하고 있다.

금강경에 나오는 ‘무주상보시(無主相布施)’는 내가 누구에게 베푼 것을 생각조차 없이 돕는다는 말이다. 성경에는 오른손이 한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말과 일맥상통한다.

겨울 쌀쌀한 날씨에 ‘익명의 기부 천사’가 나타나 주위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한 익명의 독지가가 제주시 삼도1동주민센터(동장 송정심)에 관내 독거노인 등 어려운 이웃을 위해 사용해 달라며 쌀 10kg 200포를 기탁한 사실이 알려져 포근함을 전해주고 있다.

삼도1동에 따르면 올해로 35년째 기부를 이어오고 있는 익명의 독지가는 “어려운 이웃에게 값지게 전달되기를 바란다”며 “독거노인과 어려운 이웃들에게 전해달라”는 쪽지를 남겼다.

익명의 독지가는 35년 동안 주민센터에 쌀을 기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효선 주민자치팀장, 송정심 삼도1동장, 박소희 주무관(사진 왼쪽부터)
김효선 주민자치팀장, 송정심 삼도1동장, 박소희 주무관(사진 왼쪽부터)

35년이면 나이가 꾀들 엇다는 것을 엿볼 수 있으며, 그동안 오랜 기간 조금씩 모은 시간의 흔적을 엿볼 수 있다.

이는 아무나 할 수는 있어도 또 아무나 할 수는 없는 것이다. 남을 돕는다는 것은 부유했다고 몸소 실천하기도 어려운 일이다.

익명의 독지가는 어린 시절 어려웠던 시절을 생각해 어려운 이웃들에게 쌀을 기탁하는 것으로 추측된다.

과부 사정은 홀아비가 안다고..그만큼 사정이 같은 사람이 어려운 것을 안다는 것이다.

이 같이 자신을 밝히지 않고 어려운 이웃을 위해 전하는 따뜻한 마음이 추운 겨울과 경제적 어려움 등으로 삭막해진 요즘 세상을 지탱하는 따뜻한 등불이 되고 있다.

주민센터는 기탁된 쌀은 직원들이 직접 관내 저소득가구 등 복지 취약가정에 전달에 나서고 있다.

송정심 제주시 삼도1동장
송정심 제주시 삼도1동장

행정직이지만 복지위생국에 근무하면서 복지분야에 잔뼈가 굵은 송정심 삼도1동장은 “이번 익명의 독지가로 삼도1동은 포근함을 전해주고 있다”면서 “남을 돕는다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없기에 평상시에도 남을 돕는 분들을 보면 대단하다는 것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삼도1동도 어려운 이웃들을 보살피고 자생단체를 통해 자칫 행정에서 놓칠 수 있는 부분들을 파악해 포근한 삼도1동 만들기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프랑스 낭만주의 작가 빅토르 위고의 소설 ‘레미제라블(Les Miserables)’, 우리나라에선 ‘장발장(Jean Valjean)’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장발장은 가난과 배고픔, 가엾은 조카들을 위해 빵 한 조각을 훔친 죄로 투옥되고, 4차례 탈옥을 시도 하다가 결국 19년의 징역을 살게 된다. 이어 출소 후 미리엘 주교에게 도움을 받아 숙식을 해결하던 장발장은 은으로 된 값비싼 물건을 훔치다가 붙잡히게 되지만, 미리엘 주교는 그의 허물을 덮어준 것은 물론 은촛대까지 덤으로 주면서 그를 도와준다. 그 후 장발장은 이름을 마들렌으로 바꾸고, 시장이 되어 선행을 베풀며 살아가게 된다.

소설 속 장발장의 사례에서처럼 어려움에 처한 이웃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것은 도움을 주는 사람 입장에서는 별일 아닌 것 일수도 있다.

하지만 도움을 받는 사람에게는 인생의 항로를 바꾸는 전환점이 되기도 한다.

따라서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주는 것은 아무리 지나쳐도 박수쳐 환호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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