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포커스) "제주 항일운동기념탑에 욱일기가 그려져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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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포커스) "제주 항일운동기념탑에 욱일기가 그려져 있다고?"
  • 고영철(제주문화유산답사회장)
  • 승인 2024.02.07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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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일출봉 위로 떠오르는 해라고 주장하겠지만..누가 봐도 욱일기를 연상하는 그림

 

구좌읍 상도리 속칭 ‘연두망’ 동산에는 1932년 1월부터 8개월 동안 238회에 걸쳐 연인원 17,000여명이 목숨을 걸고 항일투쟁에 나섰던 潛女(海女)들을 기리는 제주해녀항일운동기념탑이 세워져 있다.

潛女 두 분이 팔을 높이 쳐들어 잡은 태극기는 정오쯤이면 그림자가 탑신에 비치도록 되어 있다.

이 탑은 1999년 8월에 세워진 것이다. 제주 덕판배 모양의 좌대 위에 높이 12m의 탑 몸체와 삼무정신을 상징하는 세 개의 돛으로 형상화하였으며, 좌대의 오른쪽에는 하도리 소녀야학 장면을 부조로 새겼다.

 

좌대 왼쪽 벽에 새겨진 그림을 자세히 보면 태왁과 망사리를 어깨에 걸친 모습과 물구덕을 등에 진 모습, 바다에 들어 물질하는 모습 등 해녀의 일상생활 모습이 부조로 표현되어 있는데 대부분 바다 쪽을 바라보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이들이 무엇을 바라보고 있느냐는 것이다.

 

 

작가는 일출봉 위로 떠오르는 해라고 주장하겠지만 누가 봐도 욱일기를 연상하는 그림이다.

작가가 일부러 욱일기를 넣지는 않았겠지만 보는 사람들은 그렇게 느끼고 있다는 것이 문제의 본질이다. 떠오르는 해를 넣음으로써 희망을 상징하고자 한다면 햇살을 나타내는 방법을 바꾸어야 마땅하다.

해녀항일투쟁으로 감옥살이를 하셨던 부춘화, 김옥련, 부덕량의 흉상이 바로 욱일기를 정면으로 바라보고 있는 형국이다. 이 분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 계실까?

 

(한편 이 기사 내용과 관련, 기념탑 조성 초기 이에 대한 문제점이 지적된 바 있으나 현재까지 아무런 대책을 마련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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