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토문화] 제주도 최초의 인공저수지..판포리 알저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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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토문화] 제주도 최초의 인공저수지..판포리 알저수지
  • 고영철(제주문화유산답사회장)
  • 승인 2024.02.16 07: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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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골이 많아서인지 물이 잘 고이지 않아 활용성은 높지 않았다

판포리 알저수지

위치 : 판포리 849번지
시대 : 대한민국(1950년대)
유형 : 수리시설(농업용 저수지)

판포리_알저수지 849번지

 

판포리는 비가 조금만 많이 오면 앞동네(전동) 집들과 마을 인근의 대다수 전답들이 물에 잠겨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널개오름의 분화구는 남동쪽으로 터져 있는데 이곳에서 흘러내려 모아진 빗물이 앞동네 쪽으로 집중되어 가옥 침수는 물론 농경지가 물에 잠기게 되니 애써 지은 농사를 망치는 일이 많았다.

제주도에서도 피해의 심각성을 인지하여 마을에서 요구하는 물막이용 저수지를 1950년대 중반 널개오름 동쪽 기슭 판포리 849번지에 약 1,000평 규모로 만들게 되었다.

판포오름의 남쪽에 해당되며, 동북-남서 방향의 길이는 약 85m, 북서-남동 방향의 길이는 약 40m에 이른다.

길가에서 저수지로 들어가는 경사로가 만들어져 있으며 북쪽과 남쪽에 도수로가 있고 서쪽에는 배수구가 있다. 북쪽 일부 구간은 현대에 큰돌을 이용하여 옹벽을 보수하였다.

당시 직접 저수지 작업을 하였다는 주민(진영석, 2018년 84세)의 증언에 의하면 맨손에 곡괭이와 삽만으로 힘들게 일을 하였으며 품삯으로는 현금 대신 밀가루를 받았다고 했다.

판포리 일대는 토질이 진흙층이 많아 물을 가두기에 좋은 입지적 조건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저수지를 만들 때 흙을 파고 숨골을 찾아 집중적으로 돌과 흙으로 막았지만 만수가 되는 경우는 드물었다고 마을 어르신들은 기억하고 있었으며 그런 연유로 이 판포저수지가 제주도에서는 최초의 인공저수지가 된 것이다.

그러나 숨골이 많아서인지 물이 잘 고이지 않아 활용성은 높지 않았다고 한다. 지금의 개념으로 보면 저류지가 된 것이다.

지금은 남서쪽 일부에만 물이 약간 고여 있어 마을의 물 관리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판포리 알저수지는 말을 방목하거나 철마다 이름 모를 철새들이 잠시 쉬어가는 쉼터로 그 역할을 대신하고 있었다.
《작성 18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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