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 '보물성을 여는 열쇠'라는 행운의 상징 '큰앵초'..자생지에서 자취 감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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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연재) '보물성을 여는 열쇠'라는 행운의 상징 '큰앵초'..자생지에서 자취 감춰..
  • 김평일 명예기자
  • 승인 2024.02.19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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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다양성 측면에서 한 종이 사라진다는 것은 인류자산이 감소하는 결과로 이어진다.

 

 

새봄에 한라산을 오르면 윗세오름 인근 습지와 계곡근처에서 앵초 무리들을 만날 수 있다.

앵초들이 연분홍 붉은빛으로 곱게 피고 있지만 큰앵초는 눈에 잘 띄질 않는다.

윗세오름을 지나 남벽으로 가는 중간에 개울이 있는 데 개울에 가야 큰앵초들이 반갑다고 손을 흔든다.

그러나 매년 그 수가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사람들이 몰래 가져가지 않았으면 수십년동안 한자리에서 반겨주던 큰앵초들이 사라질 일은 없을 것인데 하는 생각이 든다.

 

큰앵초는 앵초보다 키가 2배나 크고 꽃고 크고 예뻐서 사람들이 탐을 낼만한 꽃이다.

큰앵초는 꽃모양이 앵두꽃을 닮았고 바람개비처럼 생긴 꽃잎통에서 앵앵소리가 난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큰앵초는 앵초과에 속하는 식물로 식물 구계학적 특정식물 Ⅱ등급으로 이 식물들은 우리나라에서 해외로 잎 한 장 반출하지 못하는 국외반출 승인대상 식물이다.

큰앵초는 꽃이 크고 화려해서 원예종으로도 많이 재배되고 있는 식물이다.

시중에서 판매하고 있는 큰앵초는 대부분 개량종이자 원예종이다.

원예종은 잘 자라는 편이지만 한라산 계곡에서 자라는 야생화인 큰앵초를 캐어 와서 심으면 대개는 죽어 버린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꽃고 크고 예뻐서 불법채취를 하여 한라산에서 사라지는 야생식물 중에서 확률이 높은 식물로 조사되었다고 한다.

생물다양성 측면에서 한 종이 사라진다는 것은 인류자산이 감소하는 결과로 이어진다.

결국 인류가 파멸하는 지름길로 가지 않기 위해서는 그들과 함께 공존하는 세상으로 미래를 내다보며 보전하려는 마음의 자세가 우리들 모두에게 필요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이른 봄 꽃시장에 가면 앵두꽃을 닮아 앵초라 부르는 재배종 앵초들이 노랑, 빨강, 분홍, 보라, 파랑, 하양 등 여러 빛깔로 피어나 꽃시장에 화사한 봄기운을 불어넣고 있다.

 

앵초는 긴 겨울 동안 추위에 얼어붙었던 마음을 스르르 녹여 주는 아름다움을 지닌 꽃으로 오래전부터 소중한 약초로도 사용되어 사람들의 몸을 치유해 주기도 했다고 한다.

앵초의 속명인 프리뮬러(Primula)는 ‘첫 번째’를 뜻하는 라틴어 프리무스(primus)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봄에 처음 꽃이 핀다는 뜻이다.

앵초속에 속하는 식물들은 북반구 온대 지방에 약 450종이 분포하는데 유럽에 30여 종, 북아메리카에 20여 종, 그리고 나머지는 아시아 지역에 집중되어 있고 특히 중국-히말라야 지역에 절반가량이 분포하고 있다고 한다.

앵초속 식물들은 습지에서부터 고산 지역, 그늘진 숲 속과 바위 틈새까지 다양하고 폭넓은 곳에서 자라는 식물이다.

우리나라에도 깊은 산중에서 손바닥 같이 생긴 잎과 함께 진홍색 꽃을 피우는 큰앵초(P. jesoana) 와 어린 상추 잎 같은 주걱 모양의 잎과 함께 바위틈에 자라는 설앵초(P. modesta) 등 6종의 자생종들이 국가표준식물목록에 등재되어 있다.

 

앵초는 한자로 '櫻草'라고 쓰는데 '풍륜초'라고도 불리운다.

꽃 모양이 풍차를 닮았다.

바람에 빙글빙글 돌아가는 풍차, 늘 그 자리를 도는 것 같지만 그 움직임으로 방아도 찧고 전기도 만든다.

바람을 품고 돌아감으로 인해 또 다른 것을 창출하는 풍차와 닮은 꽃으로 풍륜초의 그윽한 향기가 바람을 타고 온 들판을 감쌀 것만 같다.

한라산 윗세오름은 아직 봄이 멀었는지 진달래가 꽃봉오리 상태로 있는데 계곡의 양지바른 곳에서 수줍은 듯 피어있는 설앵초를 볼 수 있다.

어쩌면 저 앵초가 한라산에 피어나는 수천 송이 앵초 중에서 “보물성을 여는 행운의 열쇠” 일런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 본다.

앵초꽃들이 모여 달린 모양이 꼭 열쇠 꾸러미 같아서 ‘보물성의 열쇠’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야생초다.

 

‘보물성(Treasure Planet)’이라는 에니메이션 영화가 있다.

월트 디즈니 애니메이션 스튜디오가 제작한 2002년 애니메이션으로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의 소설 “보물섬”을 바탕으로 제작되었는데 디즈니 작품 중 최초로 디지털 기술을 사용하여 제작 되었다고 한다.

‘보물성(Treasure Planet)’이라는 에니메이션 영화에서 보물성의 문을 여는 열쇠가 앵초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사람들은 언제나 행복하고 미래는 꽃길이어야 한다.”고들 말을 한다.

그러나 그런 삶을 사는 사람들이 이 세상에 얼마나 될까하는 생각을 해본다.

생각처럼 그리 많을 것 같지가 않을 것 같다.

그 이유는 행복에 대한 기준이 사람마다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조급한 마음으로 행복에만 집착하지만 행복보다는 불행의 늪은 빠져 허덕이고 사는 사람들의 사례들을 쉽게 보고 들을 수가 있다.

행복이 보물성에 있다고 하는데 ‘보물성의 문’을 여는 열쇠를 손에 넣었다고 누구 할 것 없이 보물성에 들어가서 행복을 손에 넣을 수가 있을까? 하고 생각해 본다.

사람들은 열쇠를 손에 넣으면 보물성으로 가서 이젠 행복할 일만 남았다고 생각들을 하겠지만 사람들에 따라지만 보물성으로 들어가는 문이 어디에 있는지 알 수가 없다면 또는 열쇠가 있어도 문을 찾지 못한다면 보물성으로 가는 열쇠는 아무 쓸모없는 물건이 될 것이다.

사람의 가치관에 따라서 행복의 기준이 다르므로 기준에 맞추면 행복이 있다는 보물성 문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서양에서는 꽃 모양이 보물성을 여는 열쇠를 닮았다고 하여 ‘열쇠꽃’ 또는 ‘천국문을 여는 열쇠’, ‘행운의 열쇠’ 라고 부르는 꽃이 있다.

 

앵초속 식물들이다.

동서양 사람들이 목이 아프거나 감기에 걸리고 관절이 쑤실 때 혈액순환을 순조롭게 하는 약재로 사용했다고 하는 꽃이 앵초다.

앵초의 꽃말은 ‘젊음’, 그리고 ‘당신 없이는 살 수 없다’는 사랑의 메시지를 담고 있는 꽃이다.

앵초는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이 원산지로 겨자 잎처럼 생긴 잎들 사이에서 한 뼘 정도 높이로 곧추 자란 꽃줄기 끝에 여러 송이의 붉은색 꽃들이 사방을 바라보며 앙증맞게 모여 달린다.

각각의 꽃은 다섯 장의 하트 모양의 꽃잎으로 갈라지지만 밑부분은 통 모양으로 합쳐져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 꽃이 앵두꽃을 닮았다고 해서 한자어로 앵초(櫻草)라 부르는데 일본에서는 벚꽃과 비슷하다 하여 ‘사쿠라소’라 부른다.

앵초의 어린싹은 나물로 먹고 꽃은 관상용으로 사용하는데 뿌리는 진해, 거담의 효과가 있다고 하여 한약재로 사용한다.

서양의 대표적인 앵초는 ‘프림로즈’(primrose)라 불린다.

주름진 잎들 사이에 여러 줄기의 꽃대가 올라와 연노란색 꽃을 한 송이씩 피는데 안쪽 중심부는 오렌지색이다.

프림로즈 꽃은 먹을 수 있는데 이 꽃에는 비타민C, 베타카로틴, 칼슘이 풍부하여 스페인에서는 샐러드에 넣어 먹는다고 한다.

프림로즈는 기관지 분비물 배출을 촉진하므로 옛날부터 기침약으로 쓰여 왔고 뿌리에는 사포닌을 비롯해 항산화, 항균, 항염증에 좋은 플라보노이드도 풍부하다고 한다.

 

치유력과 관상 가치가 있는 앵초 중에는 프리뮬러 베리스(P. veris)가 있는데 베리스(veris)는 봄에 꽃이 핀다는 뜻이라고 한다.

높다란 꽃줄기 끝에 노란색 종 모양의 꽃들이 수줍은 듯 고개를 숙이며 달린다.

원산지는 유럽과 서아시아의 온대 지방으로 소똥이 많은 곳에서 자라기 때문에 카우슬립(cowslip)이라는 이름으로도 불리운다고 한다.

서양에서는 목초지에 흔했던 시절에는 꽃들을 흔하게 볼 수 이었지만 지금은 방목이 줄어들어 목초지가 줄어들면서 서식지가 감소되어 매우 희귀한 식물이 되었다고 한다.

꽃들이 모여 달린 모양이 꼭 열쇠 꾸러미 같아서 ‘천국의 열쇠 또는 보물성의 열쇠’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유명한 시인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시 속에 앵초꽃을 소재로 쓴 시가 있다.

라이너 마리아 릴케(오스트리아 출신의 시인)는 앵초꽃의 소박한 아름다움에서 진정한 행복감을 발견한 듯 “프리뮬러여, 나는 나의 단순한 드레스를 좋아하기 때문에 더 높은 것을 목표로 하고 싶지 않아요. 나는 인생에서 가장 큰 행복은 만족에 있다고 믿어요.” 라고 노래했고 셰익스피어도 ‘한여름 밤의 꿈’에서 카우슬립의 노란 꽃잎에 점점이 박혀 있는 오렌지색 반점을 진주라고 표현한 대목이 있다.

 

찰스 다윈은 1877년 이 꽃에서 과학적으로 중요한 사실을 발견했다고 한다.

꽃마다 꽃술의 길이가 다른 이형화주(heterostyly)에 관한 것인데 앵초의 꽃 중심부에 있는 구멍으로부터 수술보다 암술이 길게 나와 있는 장주화(長柱花, pin flower)와 반대로 암술이 짧고 수술이 길게 나와 있는 단주화(短柱花, thrum flower)가 있다는 사실을 알아내었다.(※이형화주(異形花株)는 한 종류의 꽃에서 꽃에 따라 긴 암술을 갖거나 짧은 암술을 갖는 현상. 앵초꽃류에서 볼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은 “식물 스스로 자가 수정을 줄여 근친교배의 확률을 감소시키기 위해 암술머리와 꽃밥의 위치가 서로 다른 꽃을 만들어 낸 진화의 산물이다.”라고 했다.

앵초의 학명은 'Primula sieboldi'인데, 영어로는 '최초의 장미'라는 뜻인 프림로즈(primrose)라고 한다.

앵초가 5월의 꽃으로 잘 알려진 장미꽃의 선조가 되는 셈이다.

이른 봄에 피어나는 앵초는 꿀벌을 만나기도 전에 시들어 버리기에 '시집가기 전에 죽는 꽃'이라고도 불린다.

앵초는 곤충들의 날갯짓이 드문 이른 봄에 피어나 열매를 맺기가 어려워 시집도 가기 전에 죽어버린 가련한 처녀의 슬픈 운명처럼 앵초꽃도 닮았다고 한다.

 

그러나 앵초는 슬픈 꽃말과 달리 '행운'이라는 꽃말도 있다.

따스한 봄날 흔하지도 과하지도 않은 앵초의 예쁜 모습을 자생지에서 만나는 것은 '행운'이라 할 수 있겠다.

이 들 무리 중에 한라산에서 만날 수 있는 자생종 앵초에 설앵초와 큰앵초 그리고 한라설앵초가 있다.

계속되는 기후 온난화로 인해 제주도는 온대기후에서 아열대기후로 접어들었다고들 한다.

육상 식물종이나 바다 생물종 분포가 변화하는 가운데 한라산에서만 자라는 특산식물들이 얼마나 살아남을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머리를 잠시 스친다.

독일에는 앵초에 대해 전해 오는 이야기가 있다고 한다.

“옛날, 독일의 어느 마을에 리스베스라는 여자 아이가 살고 있었는데 여자아이 어머니는 몸이 아파 오랫동안 앓아누워 계셨다고 한다.

어느 봄날 앵초꽃을 몹시 좋아하던 어머니는 "지금쯤 들판은 꽃으로 가득하겠지? 들판으로 나가 앵초꽃을 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라고 말을 했다고 한다.

이 말을 들은 리스베스는 앵초꽃을 구하러 산 속으로 들어가 앵초가 많이 피어있는 습지에 다가 갔을 때 누군가가 자기의 이름을 부르는 소리를 들었다고 한다.

"리스베스, 리스베스!"

자기를 부르는 소리에 주위를 둘러보니 머리에 예쁜 앵초꽃을 꽂은 여인이 서 있었다고 한다.

"나는 앵초의 여신인데 너에게 이 꽃을 줄 테니 저 산 너머 보물성으로 가서 이 꽃으로 그 성의 문을 열어 보거라 그 성에는 네가 갖고 싶은 보물들이 많이 있을텐데 그 중에서 마음에 드는 것 하나만 가지도록 하여라."라고 했다고 한다.

리스베스는 앵초의 여신이 시키는 대로 보물성을 찾아가 앵초꽃으로 성문을 열었다고 한다.

그곳 성안에서 멋지고 잘 생긴 왕자를 만났다고 한다.

왕자는 리스베스를 반갑게 맞이하며 성안의 보물창고로 안내했는데 온갖 화려한 보석과 황금들이 쌓여있었지만 마음씨 고운 리스베스는 그 중에서 어떤 병이라도 고칠 수 있다는 보물 하나만 골라서 나왔다고 한다.

이 모습을 본 왕자는 리스베스의 고운 마음씨에 반해서 "아가씨는 아름다운 마음씨를 지니셨군요. 저랑 결혼해 주시지 않으시겠습니까?"라고 포르포즈를 했다고 한다.

그 후 리스베스는 어머니의 병도 고치고 멋진 왕자도 만나 행복하게 살았다.”고 하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고 한다.

 

앵초속 식물들은 고산지대에서 자생을 한다.

제주에서는 해발 1,700mm 이상 지역에서 자라는 식물이므로 한라산엘 올라야 볼 수 있는 식물이다.

이 들 앵초속 식물들은 습하고 그늘진 곳을 좋아해서 한라산에 올라도 등산로 주변에서는 쉽게 볼 수 있는 식물이 아니다.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앵초속 식물에는 돌앵초, 설앵초, 앵초, 좀설앵초, 큰앵초, 한라설앵초 등 6종이 있다.

그 외에도 외래종으로 산인디언앵초, 섬인디언앵초, 수퍼인디언앵초, 앵초‘미카토’, 인디언앵초, 인디언앵초‘아프로디테’, 인슬라레인인디언앵초, 인테그리폴리움인디언앵초, 일본앵초, 일본앵초‘딜럭스 믹스처’, 일본앵초‘애플블로섬’, 일본앵초‘프리츠미처’, 제프리인디언앵초, 제프리인디언앵초‘로틀리흐트’, 쿠시키인디언앵초, 클리브랜드인디언앵초, 톱니인디언앵초, 풀켈룸인디언앵초, 향인디언앵초, 헨더슨인디언앵초, 흰인디언앵초 등이 국가표존식물목록에 재배종으로 등재되어 있다.

 

큰앵초.

큰앵초는 앵초과 앵초속의 여러해살이 풀이다.

큰앵초는 앵초과 앵초속 식물 중에서 키가 가장 큰 식물이라서 큰앵초라고 부른다.

깊은 산속 나무 그늘아래 또는 계곡의 습한 곳에서 자란다.

꽃은 5월이나 6월 초에 꽃줄기 끝에 붉은 자주색으로 피는데 꽃줄기는 높이가 50cm정도 까지 자란다.

꽃받침은 통모양으로 5개로 갈라지고 5개의 수술은 꽃받침 통보다 짧다.

잎은 둥글고 가장자리는 손바닥 모양으로 갈라지며 잔 톱니가 있는데 잎이 뿌리에서 뭉쳐서 나온다,

줄기는 없고 꽃줄기가 줄기를 대신하는데 꽃줄기와 잎자루에 긴 털이 많이 난 식물도 있는데 이를 털큰앵초(비추천명)라고 한다.

열매는 속이 여러 칸으로 나뉘고 각 칸에 많은 씨가 든 열매로 심피(心皮)의 등이나 심피 사이가 터져 씨가 나오는 삭과(蒴果)로 달걀 모양의 긴 타원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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