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들꽃] 줄기를 밟을 때 '어적어적' 하는 소리 나..어저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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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들꽃] 줄기를 밟을 때 '어적어적' 하는 소리 나..어저귀
  • 김평일(한라야생화회 회장)
  • 승인 2024.02.21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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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평일(한라야생화회 회장)

어저귀

 

 

미국에 사는 사람들은 정원이나 집 앞에 잔디를 심는데 잔디밭에 잡초를 깎기 위해 잔디 깎기 기계를 들여놓는다.

우리는 집 앞에서 자라는 잔디나 잡초를 집 주인에 따라서는 그대로 두는데 미국에서는 주택 앞 잔디도 지역 조경 환경이어서 제대로 관리하지 않고 무성하게 두면 벌금을 물게 된다고 한다.

“잡초는 없다… 위대한 녹색 생명체만 있을 뿐” 이라는 내용으로 존 카디너가 쓴 “미움받는 식물들”이라는 도서가 있다.

“미움받는 식물들”이라는 책의 내용을 보면 잡초라고 불리며 사람들에게 뽑혀 나간 잡초들의 이야기에 대해 쓰고 있다.

존 카디너는 30년간 미국 오하이오주립대학교 우스터 캠퍼스의 오하이오 농업연구개발센터에서 잡초 연구를 해왔다고 한다.

그가 "가족과 함께 도시 변두리의 오래된 농가로 이사했는데 이사 후 몇 주가 지난 후, 옆집에 사는 남자가 편지를 보냈다고 한다.

 

편지의 내용은 당신네 정원의 잔디밭에 잡초가 보이지 않도록 깨끗이 손질하지 않았다는 이유였다고 하면서 시청에 연락해서 벌금을 물리겠다고 경고를 했다고 한다.

이러한 일이 있고 부터 그는 식물이 인간에 미치는 영향을 좀 더 심오하게 바라보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가 쓴 저서에 여러 잡초 중 '혐오의 대상이자 흠모의 대상이고, 무용지물인 동시에 필수적인 작물' 여덟 가지를 꼽아서 하나하나 설명을 하고 있다.

그가 설명을 하고 있는 식물들은 민들레, 어저귀, 기름골, 플로리다 베가위드, 망초, 비름, 돼지풀, 강아지풀이다.

그는 “왜 이 식물들이 잡초가 됐을까.” 하고 생각을 했다고 한다.

평범하고 눈에 띄지 않던 식물들이 생존에 유리한 형질을 유전 받아 잡초로서의 특징인 강한 유전자를 가지고 전 세계에 전파를 했다고 결론을 맺었다.

 

이는 식물 혼자의 힘으로는 할 수 없는 일로 인간들이 식물의 특정 형질 중에서 진화하고 살아남는 방향으로 선택압(다양한 형질 중 환경에 적합한 형질이 선택되도록 하는 압력)을 행사했다"고 설명한다.

기본적으로 "식물은 인간 없이 잡초가 될 수 없고, 인간은 잡초 없이 지금의 인류가 될 수 없었다."고 말한다.

저자는 농경 사회를 잡초와 연관 지어 이야기한다.

"사실 인간의 정착과 문명을 초래한 것은 잡초로 초창기 농부들은 씨앗을 뿌리고 꺾꽂이를 해놓고 몇 달 뒤 돌아와 보니 밭에 자라나 있는 것은 수확을 할 수 있는 작물이 아니라 잡초들로 이로 인해 정착 생활을 하게 된 근본적인 요인은 밭에 쪼그려 앉아서 끊임없이 잡초를 제거해야 했기 때문이었다."고 말한다.

어저귀는 잔디밭, 곡식을 재배하는 밭에서는 잡초이므로 제거해야 할 대상으로 잡초를 죽이기 위한 제초제 산업이 발달하게 되었다고 한다.

 

“어저귀의 부드러운 잎은 식용으로 사용했고 밧줄을 만들어 농경용, 어업용, 포장용으로 쓰였으며 황마와 섞어 마대원료로도 썼고 한방에서는 각종 한방약을 제조하는 약재로 사용하여 일부러 재배를 하였는데 사람들의 건강에 위협이 될 수도 있는 화학물질로 어저귀를 죽인 다음 어저귀로 만든 약재로 구매를 한다.”고 하면서 “사람들은 결국 잡초를 당해내지 못했다. (중략) 알려진 방식과 아직 알려지지 않은 방식으로 진화를 계속하는 이 특별한 녹색 생명체의 적응력에 대해서 조금 더 존중하는 마음을 갖는 것이 좋을 듯하다.”고 끝을 맺고 있다.

‘어저귀’는 1월 18일의 탄생화로 ‘억측’이라는 꽃말을 갖고 있다.

순천만국가정원에서 ‘어저귀’는 “당신은 무엇이건 억측을 일삼는 타입이기 때문에 존경할만한 사람을 찾아 그 사람의 삶과 사고방식에 대해 배우는 것이 필요합니다.”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한다.

 

어저귀.

어저귀는 아욱과 어저귀속의 한해살이 풀이다.

줄기를 밟을 때 “어적어적”하는 소리가 나 의성어로 ‘어저귀’라는 이름을 얻게 됐다고 한다.

다른 이름으로는 모싯대. 오작이, 청마라고도 부른다.

‘어저귀’는 선사시대부터 밭 경작과 함께 자생해 왔으며 지금도 밭이나 들에 분포하고 있다.

꽃은 8-9월에 황색 꽃이 줄기 윗부분 잎겨드랑이에서 피고 꽃받침은 잔모양으로 5가닥인데 밑부분이 합쳐지며 꽃잎은 5개로 거꿀달걀모양이다.

잎은 어긋나고 잎자루가 길며 잎몸은 심장상 원형이며 잎 뒷면에 별모양의 털이 밀생하고 잎 가장자리에는 둔한 톱니가 있으며 독특한 향이 난다.

줄기 키가 1.5m 내외로 곧게 자라고 윗부분에서 가지를 치며 별모양의 털이 밀생한다.

과거에는 줄기에서 섬유를 채취하여 로프와 마대를 만들고 찌꺼기는 종이 원료로 사용했지만 지금은 거의 재배를 하지 않는다.

열매는 갈래열매(分果)로 흑색인데 9월에 결실하고 심피는 바퀴모양으로 그 속에 3~5개의 씨앗이 들어 있으며 씨앗의 겉에는 털이 나 있다.

 

 

 

 

한비 김평일 한라야생화회 회장은..

 

   
한비 김평일 선생

한비 김평일(金平一) 선생은 지난 40여년동안 도내 초등학교에서 교편생활을 했다.

퇴직 후 (사)제주바다사랑실천협의회를 창설, 5년동안 회장직을 맡아 제주바다환경 개선에 이바지 했으며 지난 2015년도 한라일보사가 주관한 한라환경대상에서 전체부문 대상을 수상한 인물이다.

전국 실버인터넷경진대회(2002년)에서도 대상을 수상한 바 있으며 교직근무시에는 한국교육자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사진에 취미를 가지고 풍경사진 위주로 제주의 풍광을 담아 오다 제주의 들꽃에 매료되어 야생화 사진을 촬영하고 있으며 현재 한라야생화회 회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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