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포커스) 달라진 중국관광객들..”밥은 제주에서, 물건은 일본 가서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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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포커스) 달라진 중국관광객들..”밥은 제주에서, 물건은 일본 가서 산다“
  • 고현준
  • 승인 2024.03.02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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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한 물가관리 성공한 일본..30년간 불황, 이번 기회에 호황으로 바꾼다
신제주 한 면세점 앞 중국인 관광객들

 

 

중국이 해외여행 자유화를 허용하면서 제주경제가 다시 살아날 것으로 기대했던 희망이 무너지고 있다.

중국 관광객들이 예전처럼 물건을 대량 구매하거나 인기리에 판매되던 우리나라 고급화장품 등에 대한 수요가 거의 사라졌기 때문이다.

생활용품만 해도 하루에 수억원어치도 팔던 그 추세가 완전히 사라지고 지금은 중국 관광객 러시에 대비, 큰 돈을 들여 매장을 확장하고 물건을 크게 구입하며 준비하던 상인들의 분위기는 이제 울상으로 변했다.

코로나 이전 중국인을 상대로 큰 거래를 많이 성사시켰던 한 신제주 사업가는 “요즘 관광객들은 매장에 찾아오면 100명이면 5명 정도만 물건을 사고 나머지 95명은 구경만 하고 나간다”고 전했다.

이같은 이유에 대해 이 사업가는 “코로나 이전 인기를 많이 끌었던 우리나라 고급화장품과 생활용품 등은 중국에서 우리의 기술을 모두 빼 가서 중국 제품으로 중국에서 인기리에 판매되는 실정”이라며 “면세점의 경우도 매출이 30%로 이내로 크게 줄었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심각한 현실을 소개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제주도와 관광당국의 이에 대한 대책이 전무하다는 점을 특히 지적했다.

“일본의 경우 물건가격이 한국의 50% 수준 밖에 안돼 우리나라에서는 싼 음식만 사서 먹고 쓰레기만 남기고 가는 실정”이라고 말한 한 사업가는 “제주도청이나 관광당국은 이에 대한 심각성을 너무 모르는 것 같다”며 “물건 가격을 50%이상 내려야 제주에서도 물건을 다시 팔 수 있을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을 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지난 30년간 불황에 허덕이던 일본은 물가억제 정책에 성공해 물건 가격은 30년전이나 지금이나 똑 같지만, 우리나라는 거꾸로 코로나를 지나면서 20-30%을 올려버렸다는 것.

그래서 가격 경쟁면에서도 그렇고, 최근 환율이 내리면서 일본에 가서 물건을 사라는 얘기가 전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중국관광객을 안내하는 가이드들도 “한국에서는 밥만 먹고 물건은 일본에 가서 사라”는 말까지 서슴지 않는다고 한다.

그동안 이들을 안내하면 받던 소개료가 사라진 것도 한 원인이라고 한다.

이들 중국 관광객 대상 사업가들은 ”일본처럼 지금이라도 가격을 내리지 않는다면 앞으로 더 어려워질 것“이라며 ”가격인하 정책을 펴더라도 적어도 1년이라는 세월이 지나야 어느 정도 자리가 잡힐 텐데 만약 이 시기를 놓치면 앞으로 3-4년간은 최악의 불황에 빠지게 될 것“이라고 내다 봤다.

한편 업계는 지난 30년간 극심한 불황에 시달리던 일본은 최근 물가억제 정책에 성공해 경제가 잘 돌아가자 이번 기회가 불황을 호황으로 바꾸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더욱 더 적극적인 물가억제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고 한다.

반면 우리나라는 이와는 반대로 인건비도 오르고 물가가 오른 것은 물론 환율까지 내려 제주도의 경쟁력은 더욱 더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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