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 앞바다에서 미기록종 딱총새우, 국내 서식 첫 확인… ‘호랑무늬딱총새우’ 국명 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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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 앞바다에서 미기록종 딱총새우, 국내 서식 첫 확인… ‘호랑무늬딱총새우’ 국명 부여
  • 고현준
  • 승인 2024.03.21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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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랫바닥에 집짓고 물고기와 공생..제주도 서귀포 앞바다에서 포착해 표본 확보
제주 서귀포 섶섬 연안에서 발견된 미기록 딱총새우류[알페우스 벨루루스(Alpheus bellulus), 호랑무늬딱총새우(가칭)]

 

서귀포 앞바다에서 미기록종 딱총새우의 국내 서식이 처음 확인돼 ‘호랑무늬딱총새우’ 라는 국명이 부여됐다.

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관장 서민환)은 21일 모랫바닥에 굴을 파서 집을 짓고 물고기와 함께 사는 딱총새우류의 국내 서식을 처음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딱총새우류 중 일부는 모랫바닥에 굴 형태의 집을 만들어 다양한 종류의 망둑어류와 공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러한 특징을 가진 딱총새우류는 그동안 우리나라에서 공식적으로 서식이 확인되지는 않았다.

<호랑무늬딱총새우 굴에 함께 사는 붉은동갈새우붙이망둑과 청황문절>
① 호랑무늬딱총새우, ② 붉은동갈새우붙이망둑, ③ 청황문절

 

이번에 확인된 미기록종 딱총새우류는 지난 2018년부터 제주 서귀포 연안에서 간헐적으로 관찰된 종이다.

지난해 11월 국립생물자원관 연구진은 박진호 전북대학교 교수와 함께 제주도 서귀포 섶섬 연안의 수심 15m 모랫바닥에 딱총새우류 20여 마리 이상이 서식하고 있는 것을 발견하고 연구를 위해 표본을 확보했다.

연구진이 표본에 대한 형태 특징 및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이 종을 일본 남부 연안 등 아시아 열대‧아열대 연안에 넓게 분포하는 알페우스 벨루루스(Alpheus bellulus) 종으로 확인했다.

<호랑무늬딱총새우와 붉은동갈새우붙이망둑의 공생>
① 무너진 굴(집)을 보수 중인 호랑무늬딱총새우, ② 포식자의 위협을 감시 중인 붉은동갈새우붙이망둑, 화살표: 붉은동갈새우붙이망둑이 보내는 위험 신호 감지를 위한 더듬이 접촉

 

국립생물자원관은 몸 전체에 호랑이와 유사한 무늬를 갖고 있는 특징을 바탕으로 이 종을 ‘호랑무늬딱총새우(가칭)’라는 국명을 부여하여 연내에 학계에 보고할 예정이다.

한편 발견 당시 딱총새우는 붉은동갈새우붙이망둑 및 청황문절 등 두 종의 어류와 같이 지내고 있었다.

망둑어는 딱총새우가 굴 형태의 집을 지으면 함께 살면서 배설물을 먹이로 제공하고, 딱총새우가 집을 수리하는 동안 포식자의 접근을 감시하고 딱총새우에게 위험 신호를 보낸다.

같이 발견된 청황문절은 포식자의 위험을 알려주는 등의 상호작용은 알려진 바 없고, 위험을 느끼면 바위나 모래굴 속으로 숨는 습성이 있어 딱총새우와 공생관계로 해석되기에는 무리가 있다.

서민환 국립생물자원관장은 “앞으로도 다양한 생물 서식지에 대한 조사를 지속적으로 수행하여 독특한 생태적 특징을 갖는 생물종에 대한 연구를 지속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호랑무늬딱총새우 굴을 은신처로 이용하는 청황문절>
<호랑무늬딱총새우 굴 방향으로 꼬리를 흔들며 수류를 일으켜 굴 밖의 안전 상황을 알려주는 붉은동갈새우붙이망둑>

 

 

전문용어 설명

 

○ 미기록종: 국외에서는 서식하는 것으로 기록 또는 보고된 생물종이나 우리나라에서는 발견되지 않아 기록 또는 보고되지 않은 생물종

○ 동정: 특정한 생물이 어떤 생물 분류군에 속하는지 밝히는 과정으로 형태적 특징 비교관찰 및 유전자 비교 분석이 수반된다. 종 동정의 경우 이러한 과정을 통해 특정 생물이 어떤 종인지를 밝히는 과정

○ 공생(Symbiosis): 둘 이상의 생물이 서로 영향을 주고 받는 관계를 일컫는 용어로 공생관계에 따라 상리공생, 편리공생 등으로 나눌 수 있음

    ※ 상리공생(Mutualism): 서로 다른 종이 상호작용을 통해 서로 이익을 얻는 공생관계, 편리공생(Commensalism): 서로 다른 종이 상호작용을 어느 한쪽만 이익을 얻는 공생관계

○ 딱총새우류: 딱총새우과(family Alpheidae)에 속하는 새우류를 말하며 집게발 중 한쪽이 크게 발달 되어 있으며 이 집게발을 여닫을 때 생기는 충격파로 사냥을 하기도 함. 어류와 공생하는 종은 큰집게발을 이용해 굴을 파고 집을 짓거나 굴로 흘러들어오는 모래 등을 퍼내어 집을 보수하는데 사용하기도 함. 우리나라에는 26종의 서식이 알려져 있음.

○ 붉은동갈새우붙이망둑(Amblyeleotris japonica): 망둑어과(family Gobiidae)에 속하는 길이 8cm 내외의 아열대성 어류. 타이완, 홍콩, 일본을 포함하는 인도-서태평양에 분포하는 종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서귀포 연안에 분포함.

○ 청황문절(Ptereleotris hanae): 청황문절과(family Microdesmidae)에 속하는 길이 10cm 내외의 어류. 필리핀부터 일본을 비롯해 호주 서북부 등 태평양 연안에 분포하는 종으로 우리나라에서는 남해 및 제주도 연안에 분포하며 위협을 느끼면 모래 구멍 또는 바위 밑으로 빠르게 몸을 숨기는 습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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