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신분증, 우리의 따뜻한 손길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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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신분증, 우리의 따뜻한 손길이 필요합니다!
  • 김형민
  • 승인 2013.08.29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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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민 용담2동주민센터 주무관

김형민 용담2동주민센터 주무관
마른 가뭄을 촉촉하게 적혀준 빗방울이 너무도 고마운 요즘이다. 8월 내내 그 열기를 자랑하던 무더위도 한풀 그 기세가 꺾인 요즘, 무더위에서 벗어나 잠시 시원한 차 한 잔의 여유를 가지다 보면 지난 이맘 때 내 모습이 떠올라 어렴풋이 감상에 젖게 된다.

작년 하반기부터 도와 시청을 거쳐 동 주민센터로 발령을 받아 오기까지 3개월, 공직으로 입문한지 어언 1년이 되어가고 있는 지금 내가 맡은 업무는 주민등록전반에 관련된 내용이다. 세부적으로는 주민등록 등․초본 교부, 주민등록증 발급, 주민등록 거주불명등록 및 재등록 업무 등으로 나뉘는데 오늘은 주민등록증 발급과 관련한 내 생각을 적어볼까 한다.

주민등록증 업무의 하나로서 만 17세가 되는 학생들에게 매달 안내문을 보내어 신규 주민등록증을 만들도록 하고 있다. 공무원증을 달고 바야흐로 공무원으로서 첫 발을 내딛는 내 자신의 모습을 떠올리며, 학생들이 당당히 자신들의 두 발로 설 수 있도록 하는 출발선은 신분증의 발급이라 믿고 큰 사명감을 갖고 증을 발급해주고 있다.

신분증 발급이 곧 성인임을 증명하는 것은 아니지만 더 이상“학생”신분이 아닌 “나”자신으로서 나를 나타내기 때문에 그만큼 본인의 행동에 대한 무거운 책임감과 주체의식을 불어넣을 수 있는 게 신분증의 참의미가 아닐까 생각한다.

그러나 신규 주민등록증 발급 현황을 살펴보면 과태료 부과 직전에야 비로소 부랴부랴 증을 만들러오는 신청자들이 꽤나 많은 편이다. 발급기간은 생일이 있는 날의 익월로부터 1년간으로 주민등록법 제40조에 따라 주민등록증 발급 지연에 의해 최고 또는 공고된 자 중 기간 내 신청을 하지 않을 시 1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게 된다. 맞벌이 가정이 늘고 학생들이 학교에서 늦게까지 공부를 하는 등 학구열이 높다 보니 증을 만들기 위한 시간적 여유가 부족한 것이 그 원인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아이들의 사회생활 첫걸음을 과태료와 함께 시작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판단 하에 한명의 부과대상자도 만들지 않도록 하는 것이 요즘 내 큰 과제이다.

위와 같은 문제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지난 상반기 학교 방문 주민등록증 발급 서비스를 실시하였다. 신청 접수가 많은 학교를 일부 선발하여 증 발급 담당자들이 직접 학교를 방문해 증 발급 신청을 접수받는 민원 행정 서비스로서, 총 8개의 학교 747명의 인원이 신청을 하여 그 기대를 높여주었다. 그러나 예상과는 다르게 사진을 지참하지 않은 학생들을 비롯하여 신청만 해놓고 실제로는 발급현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학생들이 대다수여서 아쉬운 맘을 감춘 채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요즘 들어 사이버 해킹, 보이스피싱 등 날로 개인정보보호에 대한 중요성은 커지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개인정보가 집약돼 있는 주민등록증은 분실 후 재발급률이 그리 높지 않은 편이다. 최근 사진을 찍어 와야 하는 제도적 불편한 점도 있지만 그보다도 ‘무슨 일이 있겠느냐’, ‘운전면허증이 있는데 괜찮겠지’등의 안일한 생각으로 인해 주인 잃은 증들은 오늘도 다른 정체 모를 사람들에 의해 악용 되고 있다. 우리 의식 전반에 걸쳐 주민등록증에 대한 보안의식 및 주인의식이 좀 더 강화 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조금 귀찮더라도 분실 후 재발급을 통해 본인 스스로 증을 보관하는 게 가장 안전한 방법이 될 수 있다. 신규로 주민증을 만드는 경우에도 학부모들이 조금만 더 신경을 써준다면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우리 학생들의 발걸음을 조금 더 가볍게 해 줄 수 있다.

우리 모두 처음 주민등록증을 만들 때의 그 설렘과 떨림을 기억하며 본인의 신분증에 대한 높은 관심과 따뜻한 사랑을 통해 우리 자신을 보호할 때 우리 개인정보를 노리는 더 큰 2차 위험으로부터 우리 자신을 지킬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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