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판에 어지럽게 피어난 보라색 꽃들이 진한 향기를 내뿜습니다.
어제 보았던 산박하 꽃색과 비슷한 보라색 꽃들이 많이 보이는 날입니다.
그중에서 키 작은 꽃향유가 도드라져 보이네요.
'꽃향유'는 꽃이 아름다운 향유를 뜻합니다.
식물이름에서 '향유'는 향기로운 기름을 얻을 수 있는 식물이라는 뜻이지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꽃향유는 정유(精油)를 함유하고 있습니다.
이 꽃의 특징이라면 한쪽으로 빼곡하게 치우쳐서 핀 꽃차례와
끝이 갑자기 바늘처럼 뾰족해지는 신장형의 포입니다.
그리고 네모진 원줄기에는 굽은 털이 줄로 돋아나 있고,
기다란 꽃차례 바로 밑 부분에는 잎이 달려 있습니다.
가을이면 생태숲 이곳저곳에서 흔하게 만날 수 있는 식물입니다.
이렇게 어여쁜 꽃을 곤충들이 그냥 지나칠 수 없겠지요?
당연히 벌도 달라붙고,
나비도 꽃에 이끌려 달라붙습니다.
그리고, 꽃향유 주변에는 나도송이풀도 곱게 피었습니다.
반기생식물인 나도송이풀에서는 얼핏 쑥 향기가 납니다.
그도 그럴 것이 잎의 모양도 쑥을 닮았다고 하여 송호(松蒿)라고도 부른다는군요.
또한 전체적으로 부드러운 분백색 털이 덮여있어 초백지(草柏枝)라고도 불립니다.
참, 바늘엉겅퀴 꽃도 들판에 새록새록 피어납니다.
원줄기 끝에 핀 꽃을 잎 모양의 포가 둘러싸고 있지요.
전체적으로 가시 돋친 듯 날카롭고 무섭게 생겼지만
막 피어나는 꽃차례가 저리 어여쁘니 꽃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무기가 필요할 듯 합니다.
제주도에서는 엉겅퀴를 소왕이 혹은 소왱이 라고 부릅니다.
소들이 엉겅퀴 가까이 갔다가 날카로운 가시 때문에 뒤로 물러서는 모습을 보고
소왕[牛王]이라고 불렀다는군요.
바늘엉겅퀴를 보고 돌아서는데 바닥에 아주 납작하게 엎드려 핀 이질풀이 보입니다.
이질풀에는 타닌이 많이 포함되어 있어 소염, 지혈, 살균 등의 작용을 하지요.
그래서 이질, 설사, 복통, 피부병 등의 치료에 이용합니다.
막 피어난 꽃이 있는가 하면
한쪽에서는 벌써 종자를 날려 보낸 잘 익은 열매도 있습니다.
위를 향해 말려 올라간 모양이 특이합니다.
지금 보라색 꽃들이 지천으로 피어 가을들판을 물들이고 있습니다.
(글 사진 한라생태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