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생태숲』팽나무에서 조용하게 들려오는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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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생태숲』팽나무에서 조용하게 들려오는 소리
  • 한라생태숲
  • 승인 2013.10.20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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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생태숲

 

 

 

수생식물원 가장자리에는 가지를 사방으로 넓게 펼쳐 시원한 나무그늘을 만들어주는 팽나무들이 있습니다.

한여름 뙤약볕을 피해 팽나무 품안으로 들어가면 그렇게 시원할 수가 없지요.

팽나무는 느티나무와 함께 마을주변에서 정자목으로 많이 심어졌던 수종이기도 합니다.

 

팽나무 근처에서 '탁 탁 딱~'하는 자그마한 소리가 들려옵니다.

마치 잘 마른 열매껍질이 벌어지는 소리 같기도 하고

누군가 딱딱한 무엇인가를 두드리거나 부수는 소리 같기도 합니다.

그런 작은 소리가 모아져서 들리면 참 신기합니다.

 

 

그렇게 궁금해 하고 있는데 나무에서 새 몇 마리가 땅바닥으로 내려와 앉는 것입니다.

 

 

회갈색 몸에 검은 머리 그리고 끝이 검은 노란 부리,

야무지게 생긴 자그마한 새들은 밀화부리였습니다.

 

살짝 다가섰더니 땅바닥에 앉았던 새들은 물론 나무에 앉았던 새들조차 한꺼번에 날아가 버리더군요.

 

 

눈치를 살피며 날아가지 않은 새들도 몇 보입니다.

 

 

그러고 보니 팽나무에 동그란 열매들이 매달려있네요.

그 신기했던 소리가 새들이 열매를 따먹느라고 내는 소리였습니다.

 

 

콩알만한 크기의 열매들이 붉은빛이 도는 노란색으로 익어가고 있습니다.

열매가 너무 작고 단단해 먹을 것이 없어 보이지만 과육에서 단맛이 납니다.

이 특징은 학명에도 나타나 있습니다.

팽나무의 학명(Celtis sinensis Pers.)에서 속명 'Celtis'는 '단맛이 있는 열매가 달리는 나무'라는 뜻이지요.

 

 

옛날에는 아이들이 팽나무의 열매를 이용해 총을 만들어 놀았습니다.

팽나무 열매를 대나무 대롱에 넣고 꼬챙이를 꽂아서 공기 압축을 이용하여 탁치면 '팽'하고 날아갑니다.

총에서 열매가 날아갈 때 나는 소리음에서 나무이름이 유래되었다고 합니다.

 

어쨌든 밀화부리가 팽나무 열매를 좋아하는군요.

 

 

 

 

(글 사진 한라생태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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