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에 울긋불긋 단풍이 들고 있는데
그중에서 가장 먼저 붉은 빛으로 타오르는 사람주나무가 돋보입니다.
그 빛깔이 어찌나 강렬한지 나뭇잎에서 붉은 물이 뚝뚝 떨어질 것만 같습니다.
사람주나무는 수피가 흰 편입니다.
그래서 '백목(白木)'이라고도 불리지요.
어쩌면 흰 수피 때문에 단풍색이 더욱 돋보이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붉은 나뭇잎 사이마다 열매들이 대롱대롱 매달려 있네요.
열매는 3개로 갈라지고 3개의 종자가 들어 있습니다.
저 열매가 익으면 과피가 말라서 쪼개집니다.
그러면 그 안에 들어있는 동그란 열매가 밖으로 떨어지게 되지요.
지금 나뭇가지에 매달린 열매들도 많지만 나무 밑으로 떨어진 열매들도 많습니다.
몇 개를 모아서 바위 위에 올려놓고 보니 둥근 종자들도 섞여있더군요.
종자에는 무늬가 있어 마치 메추리알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기름이 귀하던 시절에는
동백나무나 생강나무, 쪽동백나무 등과 더불어
종자의 기름을 짜서 식용유 혹은 등유로 사용하기도 했으며
물건의 겉에 칠을 하여 썩지 않도록 하는 도료용으로도 사용했다고 합니다.
이러저러 해도 사람주나무는 단풍이 아주 고운 나무입니다.
(글 사진 한라생태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