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예술행사에 지급되는 지방보조금을 횡령한 지역 언론사 대표 K씨(44) 등 3명이 업무상횡령 혐의로 검거됐다.

22일 경찰에 따르면 K씨는 지난 3월 초순께 제주시 학생문화원에서 제주문화축제를 개최하며 제주도 문화정책과로부터 보조금 5000만원을 교부받은 후 Y씨(34.여)에게 홍보비 명목 등으로 집행한 것처럼 꾸몄다.

이후 K씨는 지급된 보조금을 부인 L씨(44.여) 명의의 계좌로 되돌려 받는 수법을 이용해 8회에 걸쳐 3490만원을 빼돌린 혐의다.

또 K씨는 3월말께 제주시 문예회관에서 청소년 복지음악캠프를 개최하면서 제주도 복지청소년과로부터 보조금 1억원을 교부받아 이중 9750만원을 같은 방법으로 빼돌린 혐의도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K씨는 허위의 증빙자료를 작성해 보조금을 청구했다. 횡령한 돈은 카드대금 등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K씨는 보조금 신청 전 보조금을 수령하기 위해 같은 회사 직원인 Y씨와 L씨 명의의 법인을 미리 설립해 두는 등 치밀함을 보였다.

경찰은 "K씨는 보조금을 '눈먼 돈'으로 인식해 허위의 증빙서류를 만들어 청구하고 교부받은 보조금을 개인용도로 사용하는 등 보조금사업자의 심각한 도덕적 해이를 드러냈다"고 전했다.

경찰은 Y씨와 L씨를 불구속 입건하고,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어 K씨를 구속했다.